2022년도 기행

2022. 11. 19 시승기 - (영덕읍 장날버스를 타보는 당일치기 기행)

망가진 장거리 2022. 11. 21. 12:38

기차의 잦은 매진현상으로 인해 용문에서부터 표가 나와 사전에 용문~안동으로 기차표를 예매했는데 전철을 타고 용문까지 가려니 중간 역에서 고속열차를 먼저 보내는 문제로 인해 장기정차하는 경우가 잦아 그러한 불안요소로 인하여 별로 거기까지 가서 타고 싶지가 않더군요. 
그래서 어제 저녁 쯤 지난 후부터는 코레일톡 어플을 계속 뒤지고 뒤진 끝에 양평~안동으로 바꿔 끊고, 새벽에 한 번 더 확인하니 청량리 발 표도 생겨서 청량리에서 출발하는 표로 바꿔서 최종 구매한 후에 6시까지 자고 일어나서 집을 출발합니다. 
기차표가 워낙 없다보니 양평에서 끊어서라도 어거지로 연결하여 가는 것이었지만 서울에서 발권할 수 있는 표가 있다면 그렇게 할 필요 없이 집에서 더 자면서 나오는 게 이득이었습니다. 

조조할인을 받으며 시내버스에 승차하고는 06시 40분쯤 청량리에 도착합니다. 

바로 승차홈으로 가보니 열차가 이미 도착해 있었고, 주말이라 손님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기차. 청량리 0650 - 양평 0720 - 용문 0730 - 지평 0735 - 양동 0744 - 서원주 0752 - 남원주 0759 - 봉양 0818 - 제천 0827 - 단양 0845 - 풍기 0858 - 영주 0909~0915 - 안동 0934
※ 15,400원 
※ 부전행 무궁화호 1601호 열차

토요일인데다가 단풍철 끝물이라 그런 지 지방 기차역에서도 손님이 많이 기다리고 타고 내리는데 이 열차의 물갈이가 장난이 아닙니다.

아 그러고보니 그저께 수능도 끝났더군요. 
그 덕분에 조금씩 늦게 도착하는 거 같았지만 요즘에는 코레일이 그런 부분까지 감안해서 시간표를 구성하기 때문에 안동에는 예정된 시간에 도착했습니다.

 

열차가 정시성 하나는 기가 막히다는 생각과 함께 역을 빠져나온 후에 건너편에 소재한 안동터미널로 이동하여 11,000원을 내고 영덕 가는 표를 발권합니다. 

영덕은 제법 많이 가보긴 했는데 정작 여기에서 환승해서 가보는 건 처음이었습니다.

 

 

안동~영덕 시외버스 요금이 좀 비싸긴 했지만 그래도 동서울에서 풀로 끊어서 오는 것보다는 8,000원이나 저렴해지더군요. 
대충 계산해보니 아침에 양평까지 전철 타고 가서 환승하는 수고만 더하면 만 원의 행복도 경험할 수 있겠더군요.
시간이 좀 남아서 터미널 안 상가분식집에서 아침식사를 간단히 하고, 시간에 맞춰 6번 홈에 나가보니 역시나 버스가 아직 안 왔더군요. 
승차홈 벤치에 앉아있으니 10시가 되어 직원이 직접 나와서 영덕. 영해 손님이 있는 지 확인하시더니 (물어볼 때 손 들었음) 10시 버스가 도로정체로 인하여 서안동톨케이트까지 왔다고 구체적으로 말을 해주시며 지연 안내방송을 해 주시더군요.

 

10시 5분 쯤에 저 멀리서 보라색 버스가 우회전을 하는 것을 보고, 영덕 가는 거 저 차겠구나 라는 예상을 했고, 
잠시 후 제가 예상한 버스가 6번 홈으로 들어오더군요.

 

안동터미널에서 촬영한 경기/대원 영덕 행 시외버스

 

짜증나는 중부고속도로의 정체를 생각해보면 이 정도면 늦는 것도 아니었기에 계획대로 일을 진행할 수 있으니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어쨌든 늦은 건 맞으니 들어온 버스는 바로 승차 홈으로 대면서 손님들을 내려줬고, 저와 다른 분 1명 씩 태우고, 10시 10분이 되어서야 안동을 출발했습니다. 

직행. 안동터미널 1010 (출발) - (서안동대교) - 한티IC - 정상교차로 - 이천교차로 - 금소교차로 - 길안IC 1040 (진입) - 청송IC - 진보IC - 영덕IC 1109 (진출) - 영덕터미널 1113
※ 11,000원 (경기고속, 우등) 
※ 동서울0700 출발
※ 동서울(24승) ~ 안동(14하), 영덕(8하), 영해(2하)
※ 안동(2승) ~ 영덕(1하), 영해(1하)

전에도 타본 구간인데다가 별다른 재미도 없으니 그냥 부족한 잠을 자며 앉아있는데 전화가 와서 잠에서 깨서 밖을 보니 어느새 지품졸음쉼터를 지나고 있더군요. 

안동에서는 맑았던 하늘이 고속도로를 이용해서 동해안 근처로 넘어오니 먹구름이 많이 끼어 흐렸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지난 주에 동해바다를 아예 가볼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하여튼 전화 오는 거 받으며 통화하며 그렇게 앉아있으니 1시간 만에 영덕에 도착합니다. 

 

터미널 주변의 썰렁한 풍경
영덕터미널 시내버스 사진. (제가 탈 버스는 룰루랄라 도색이네요)


영덕장날인데도 터미널은 워낙 사람이 없어서 썰렁했습니다. 

장날만 되면 사람냄새가 가득한 북쪽 동네 영해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더군요.. 
그 썰렁한 풍경을 뒤로 한 채 대기실 내에 있는 안마의자에서 안마를 받으며 앉아있으니 강구를 거쳐 축산으로 가는 시내버스가 승차 홈에 들어와 있어서 사진 한 장 남겨놓고 승차했습니다.

 

바닷가로 가기 위해 승차한 영덕~축산 행 11:45 출발 시내버스

 
306. 영덕터미널 1145 - 영덕여중.고교 - [ 영덕역 (U턴) ] - 안동한의원 - 야성초등학교 1150 - 청렴교로터리 - 영덕군민운동장 - 도화맨션 - 남석1리(천전대교) - 영덕임시시장 - 영덕시장 1157 - 영덕파출소 - 안동한의원 1200 - 개나리아파트 - 영덕청년회의소 - 명작하이츠빌라 - 금호골프연습장 - 금호3리 - 금호2리 - 번영길입구 - 금호1리 - 대호수산 - 강구2리 - 강구공영주차장 - (강구대교) - 강구터미널 1212 - [ 강구중학교 - 강구소방파출소 - 강구역 1214 (회차) - 강구소방파출소 - 강구중학교 ] - (강구대교) - 강구공영주차장 - 강구2리 - 대호수산 - 금호1리 - (번영길고갯길 경유) - 금진1리 1227 - 하저삼거리 - 하저리방파제 1230
※ 1,200원 (5015호) 
※ 개나리아파트 진보11:05 발 차 목격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영덕역을 오늘 ㅓ형으로 들어갔다가 나오고 그 이후 시내 안 쪽을 거쳐 가면서 장을 보신 할머니들이 버스에 타기 시작합니다. 

 

새로 지은 영덕역의 풍경

 

영덕은 예전에는 터미널과 시내버스차고지가 따로 있었는데, 영덕버스가 버스들을 터미널로 기점을 이전시키면서도 

시내는 그대로 경유하니 승객들이 대부분 시내 주변에서 이용하더군요. 
같은 영덕군이었지만 교류가 잘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영해와는 분위기가 너무나 달라서 이질적인 느낌이 들더군요.  

 

11:45 차량의 영덕시내 경유구간 표시도


영덕시내를 뱅글뱅글 돌아온 버스는 금호리를 경유하여 강구로 이동하니 여기에서 영덕에서 타신 손님들이 절반 정도 내렸고, 새로 지은 강구역을 들렀다가 다시 나오는데 동광어시장 쪽으로 경유하지 않고, 금호리 쪽으로 갑자기 북행하더군요. 직감적으로 이거 아무래도 고갯길을 경유한 다음에 금진으로 나올 것 같구나 하니 예상대로 번영로 쪽 고갯길을 하나 넘어서 금진으로 빠져 나오더군요.

 

영덕 ~ 강구 ~ 축산 노선 주말 우회경로지도

 

옆에 계신 할머니께 물어보니 주말에는 강구 동광어시장 쪽 도로가 불법주.정차로 인한 극심한 정체로 인해 주말에는 이 길로 우회한다고 합니다. 
생각치도 못한 일에 당혹스러웠지만 나중에 평일에 맞춰 또 와서 타보기로 하고 하저리에 내렸습니다. 

 

영덕 하저삼거리 사진

 

흐린 날의 동해바다를 구경하며 돌아다니니 여러가지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더군요. 

 

 

** 영덕 하저리에서 촬영한 동해바다 사진 **

 

 

시승 다니면서 이렇게 바다 구경을 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흐린 날이라는 점이 다소 아쉬울 법 했지만 동해바다의 절경은 끝내줬습니다.
1시간 정도 텀이 생길 것으로 예상했었지만 읍내 돌고 강구까지 갔다오다보니 의외로 남는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더군요.

 

 

하저삼거리 주변 풍경을 촬영하며..., (옆에 계신 할머니도 버스 타려고 오셨더군요) ..

 

 

바닷가 옆 가게에서 간단히 씹을 거리 좀 먹은 후에 하저삼거리에서 기다렸다가 13시 35분쯤에 도착한 터미널 행 버스에 승차합니다.

 

하저삼거리에서 촬영한 164번 시내버스.

 

164. 하저삼거리 1336 - 영창교 - 장애인체육공원 - 덕곡지 - 영덕터미널 1343
※ 1,200원 (8405호) 
※ 영덕터미널1300 출발

164번은 다음지도가 아니라 네이버지도에 나온 경로가 맞더군요. 
영창교를 건너 고갯길을 하나 넘으니 영덕터미널 근처가 바로 나오더군요. 

버스가 하루에 한 번으로 다니는데 코스표를 봐야 지나다니는 운행횟수를 알 수 있을 듯 하지만 집들이 없으니 굳이 버스가 다녀야할 이유도 없겠더군요. 

 

하저리 → 영덕읍 구간 164번 노선지도


포털 상에는 영덕터미널이 정차한다고 안 되어 있길래 무심코 혼잣말로 이 차 터미널 가나? 하고 중얼거렸더니 

기사님께서 "터미널예? 세워드릴게예" 하시며 편의점 건너편에 정차 해 주시더군요.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드리며 내렸습니다. 
터미널에 들어 왔더니 제가 노렸던 송천 행 연두색으로 떡칠한 버스가 주차장에 세워져 있었습니다. 

 

장날에만 운행하는 영덕 ~ 송천 시내버스 사진


행선판에 "송천" 글자 사이에 눌곡.용덕이 적혀 있더군요. 
터미널 공간도 넓고 시외버스도 드문드문 오니 사고날 위험도 없어 시내버스 사진 찍기는 좋았습니다.
그런데 전부터 궁금한 부분인데 기사님들은 전부 어디로 가 계시는가? 였습니다. 

 

봉산, 송천 노선 말고는 더 사진 남길만한 것도 없을 거 같아서 터미널 안에 있는 안마의자에 앉아 있었더니 2층에서 기사님으로 보이는 분이 내려오시더니 버스가 대어져 있는 주차장 쪽으로 가시더군요. 
왠지 저 분이 기사님인 것 같아서 승차 홈에 나가서 보니 진짜 송천 행 버스에 오르시더니 시동을 걸고 승차 홈에 차를 대시더군요. 

지도에 표시된 정류장 정차리스트를 봤었기 때문에

탈 때 용추라고 하면 무조건 거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만약 기사님께서 물어보신다면 송천1리라고 대답할 생각으로 버스에 접근해서 승차 하는데 예상과는 달리 어디로 가냐고 묻지 않으시더군요. 

131. 영덕터미널 1400 - 야성초등학교 - 영덕파출소 - 영덕시장 - 영덕임시시장 1408 - 남석1리(천전대교) - 물관리사업소 1413 - 영덕지방법원 - 화개2리 - 영덕농업기술센터 - 구미1리 - 신애리입구 - 삼협입구* - 삼화1리 - 오천1리(구기정경로당) - 오천1리(복숭아농장) - 신양삼거리 1421 - 세원골 - 눌곡리입구 - 눌곡1길 -  눌곡리마을회관 1426 - 용덕1리삼거리 - 용덕1리마을회관앞 - 송천6교 - [ 용덕2리마을회관 1434 (회차) ] - 송천6교 - 길아래들 - 송천2리 - 송천표지판 - [ 솔밭재 - 송천3리 1446 (회차) - 솔밭재 ] - 송천표지판 - 송천1리마을회관 1452 - 낙평교 1454 - 낙평리(진버들) - 용추폭포 1456
※ 1,200원 (8403호) 
※ 물관리사업소~눌곡리입구 / 낙평리(진버들)~용추폭포 구간은 실제로는 정차하지 않으나 참고사항으로 적어둠

일단 승차해서 카드를 대고 자리를 잡으니 14시에 영덕터미널을 출발했습니다. 
영덕시내를 돌면서 승객들을 태우는데 남석1리 천전대교 이후로는 진짜로 정류소방송이 눌곡으로 나오더군요. 
그래서 직감적으로 이 차는 태우는 곳만 태우는 노선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도 상에 중간에 정류소가 없는 게 이상한 일이다보니 그래도 손 흔들면 세워주겠지 하고 타고 있었습니다.

눌곡리 들어가기 전까지는 타봤던 구간이라 시간체크만 하고 잠시 눈 붙이고 있다가 눈을 딱 떴더니

버스가 눌곡리 안으로 진짜로 좌회전해서 들어가는 것입니다.

 

눌곡교 앞 사진

 

오우야!! 그냥 산 길을 통째로 올라타는 장면을 눈으로 보니까 그야말로 압박 그 자체였습니다. 
진짜 오랜만에 전율이 오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시승했습니다. 

 

1번 포인트  < 눌곡교 → 눌곡리회관 >

눌곡리 들어가는 길..
눌곡리 들어가는 길 산 중턱에서 ~ 옆은 그냥 낭떠러지입니다.

 

절벽도로의 산등성이 길을 타고 넘어오니 눌곡리마을이 나오더군요. 
산 위에 마침 있는지라 넘어오면서 본 눌곡리 마을풍경이 진짜 멋있더군요. 
사진이 흔들린 게 아쉬웠습니다. 

 

다음지도를 참조하여 기록에 올리는 눌곡리마을 풍경.

 

옛날 기와집들이 보이는 눌곡리에서 승객들을 내려주고 출발하자 여기서부터는 내리막길이었고, 그 길을 내려오니 용덕1리가 나오네요.

 

 

2번 포인트 < 눌곡리 → 용덕1리를 내려오면서 찍은 사진들 >

 

마을 바깥 길을 이용하여 우회전하여 용덕1리를 경유한 후 점점 버스가 깊은 산중으로 가는데 길이 좁은데다가 포장도 제대로 안 되어 진짜 여기가 왜 장날 노선인지를 실감했습니다. 
안내가 부실해서 그렇지 영덕버스도 주민들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용덕1리 마을을 떠나며 찍은 사진

 

 

이런 산골 깊은 곳까지 버스를 운행해주는 건 정말 고마운 일이었던 겁니다.

주민들도 그에 보답하듯 정류소 곳곳에서 두세 분씩 꼬박꼬박 내립니다. 

 

 

용덕2리 마을회관 회차지점 사진

 

용덕2리 1차로 길



송천6교에서 좌회전하여 들어온 용덕2리 마을 안동네는 괴산의 치재마을을 갔다왔을 때랑 분위기가 사뭇 비슷했다는 느낌이었고 이 구간도 깊이 들어가서 자리한 마을회관 앞에서 회차하더군요.
여기서는 한 명의 손님이 내렸고, 그 손님만 내려준 후에 용덕을 빠져나온 버스는 다시 좌회전하여 송천리를 넘어가는데

아까 눌곡에서 용덕으로 내려올 때는 절벽을 내려오는 거였다면 이번에는 아예 그냥 산을 통째로 관통 해 버리더군요. 

 

 

3번 포인트 < 용덕리 → 송천2리를 지나가면서 찍은 사진들 >

송천2리 경로당 앞 사진

 

 

키아!! 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개쩔더군요. 
내리막 길을 타고 내려오면 나오는 마을인 송천2리를 지나자 다시 오르막이 시작되었고,

 

송천2리 오르막길을 지나가며

 

 

개쩌는 산길을 주행하다가 표지판이 세워진 삼거리에서 이번에는 좌회전합니다. 

 

 

하덕, 상덕 (송천3리입구에서) 좌회전하는 모습

 

이번에는 송천3리 상덕마을을 들어가는 건데 마을을 진입하는 도로가 절벽 산 위인데다가 꽉 끼는 씨멘트포장 1차로 길로 되어있어서 진짜 장난이 아니더군요. 

진짜 맨 뒤에서 혼잣말로 "이야 진짜 개쩐다." 이러면서 탔습니다. 
"쩔어!!" 라고 외칠 걸 그랬나 싶기도 하더군요. ㅎㅎ

진짜 미친 노선이더군요. 

 

 

4번 포인트 < 송천3리 상덕마을 구간을 들어갔다 나오면서 찍은 사진들 >

송천3리 마을 풍경을 바라보며 ~

 

 

이러니 내가 영덕을 오는 건가봅니다. 오지와 바다(동해바다도 급이 다른 것도 크고)의 조화를 제대로 뿜어주시니까요. 
이 노선도 마음 놓고 탈 수 있는 게 중앙선 사기캐 이음의 도움이 있었던 것도 제 입장에서는 정말 감사할 따름이더군요. 
개쩌는 산골짜기의 길을 달려와 송천3리 정류소 표지가 있는 공터에서 회차합니다.

 

 

송천3리 정류소표지
송천3리 회차지점 사진
송천3리 마을을 빠져나오면서 찍은 사진

 

다시 표지판이 세워진 삼거리로 나온 버스는 좌회전을 하며 산길을 타고 가다가 송천1리에 도착했는데

진짜 시간표에 써진 시간대로 14시 50분 쯤에 도착하더군요. 

 

송천3리 → 송천1리를 거쳐가며

 

왜 저렇게 오래 걸리나?가 의문이었는데 워낙 길이 안 좋은 곳을 그냥 뚫고 다니니 그랬던 거였습니다.

이런 산동네까지 도로를 낸 것도 그렇고, 고속도로까지 만드는 우리나라의 기술력을 보니 아직 우리나라가 저주받은 그런 나라만은 아닌 듯 합니다. 

송천1리에 도착하기 직전에 안내방송이 나오는데 얼라리? 송천1리 이후에는 바로 영덕터미널로 방송이 나오더군요. 

 

 

초대박의 장날노선 (송천리 행 노선지도) / 눌곡교부터 낙평까지 전부 1차로 길로 되어 있습니다.

 

 

일단 송천1리에 도착했고, 남아있던 승객 두 분이 여기서 전부 내리더군요.

누가봐도 그냥 앉아있으면 기사님께서 어디 가냐고 물어볼 타이밍인데 제가 일어나니 기사님께서 뒤를 갑자기 보셔서 앞에 가서 기사님께 용추에 간다고 말씀드리니 기사님께서 세워 드리겠다고 하는데

이 차가 장날에만 이 동네 주민을 위해서 다니는 노선이기 때문에 용추에는 원래는 서지 않는다고 하시더군요. 

안내방송 부분부터 짐작은 한 부분이긴 하지만 진짜로 안 설 줄이야... ~
지나보니 영덕에서 기사님께서 어디 가냐고 안 물어본 것도 운이 좋았던 일이었습니다. 
대화를 해 보니까 영덕에서 기사님이 안 물어보신 이유는 장날이라 시내 가는 줄 알고 신경쓰지 않았던 겁니다.

그런데 시내에서 사람이 많이 타서 그거 신경 쓰시느라고 잊어버리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ㅡㅡ;;

중간 정류장을 안 서는 부분은 사실 납득은 되지 않았지만 그 이야기는 빼고 시간 텀이 긴 문제 때문에 다른 노선을 찾아보다가 이 차의 시간표를 보니까 노선이 순환해서 다시 용추로 오겠거니 하고 탔다고 얘기하니

그럴 수도 있다고 이해를 하시면서 이 노선의 구조를 잘 설명 해 주시더군요. (국도 쪽에선 손 흔들어도 안 태워준다는 얘기까지 해주시네요)는 앞으로는 황장 쪽 가는 차를 타야한다고 얘기하셔서 이런 구조로 다니는 걸 몰라서 탔으니 다음부터는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하니 기사님께서도 더 말씀은 안하시고 용추폭포에 세워주셨습니다. 

버스가 떠나는 걸 보며 옛날의 저 같으면 여기서도 싸움이 날 상황이었을텐데 싶더군요.

 

전에 댓글로 지인 분께서 얘기하신 것처럼 그냥 그렇게만 말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걸 이렇게 체험하게 되네요. 

더구나 기사님께서도 다음에 타도 굳이 기억할 상황까지 만들지 않았다는 것도 큰 수확이었습니다. 
굳이 이렇게 한 이유가 송천1리~국도 구간의 남는 찌꺼기 때문이었던 겁니다. 
기사님의 배려 덕분에 용추폭포의 경치로 관광 한 번 제대로 하네요. 

 

용추휴게소 (이제는 짬뽕집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은 물에 폭포가 내리는 게 옛날에 철원에서 봤던 직탕폭포와 흡사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바다 구경하고 오늘은 산에서 폭포 구경하고.., 모처럼만의 관광이 만족스럽더군요. 

 

 

< 영덕 용추폭포를 구경하며 >

 

 

폭포를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정류장에 나와 있으니 15시 33분에 영덕 행 버스가 왔고, 그 버스에 승차합니다. 

예상보다 늦게 도착했지만 버스가 생각보다 잘 달리더군요. 
금세 신안을 지나 신양삼거리에서 긴장을 꽤나 하며 벨을 눌러 내렸습니다. 

106. 용추폭포 1533 - 지품면사무소 - 지품우체국 - 눌곡교 - 눌곡리입구 - 세원골 - 신양삼거리 1539
※ 1,200원 (8401호) 
※ 황장1520 출발

 

신양삼거리 주변 풍경.



처음 내린 신양삼거리에서 과연? 과연? 이러며 서둘러서 달산 쪽 가는 방향으로 가서 기다렸더니 제가 타고 온 버스가 사라지자마자 버스 하나가 달려오더군요.

버스 번호도 장날에만 쓰는 번호인 114번을 달고 있었습니다.

 

신양삼거리에서 칼아다리로 타게 된 원담 행 버스

 

오!! 진짜 칼아다리로 원담 행 차량을 신양에서 환승에 성공하여 사전에 계획한 환승성공코스로 이동합니다. 
손 흔들어서 차에 탔더니 기사님께서도 아무 얘기도 안 하시길래 왜 그런 지 생각해보니 물어보지 않은 이유는 내가 정류장이 아닌 달산 쪽 방향 회관 앞에서 서 있었기 때문에 주민이겠거니 하고 굳이 어디 가냐고 대거리하며 물어볼 필요가 없었던 거였습니다.

114. 신양삼거리 1540 - 신양리(식율) - 식율승강장 - 소모기 - 대서1교 - 대지2리 - 대지보건지소 - 달산면사무소 1546 - 대지1리(음지마을) - 용평리 - 흥기1리(흥기1리) - 모고개? - 매일2리축사? - 매일2리(안길) - 매일2리마을회관 1555
※ 1,200원 (8420호) 
※ 영덕터미널1520 출발

아예 올 때부터 114번으로 달고 와서 매일2리를 들어가지 않을 걱정은 안 해도 될 거 같았는데 역시나 묻지도 않고 매일2리 무지개숲에서 우회전을 합니다. 오우 혁님!@!
만약 매일2리에 가는 분이 있냐고 물어보면 내가 매일2리 내린다고 얘기해야 되는 상황이었지만 여차하면 이 구간을 꽁으로 먹은 후에 중간에 내렸다가 나오는 차를 타서 영덕으로 나가도 되는 상황이었지요.

 

하지만 그렇게 타게되면 나중에 봉산리가 남아버리기 때문에 이번에는 무조건 매일2리에 내려야 했습니다. 
1차로의 오르막형태로 된 구간을 달려 매일2리 종점에 도착했더니 여기에 마을회관이 있더군요.

회차지 도착하기 직전 쯤에 벨을 눌러 버스에서 내립니디.

 

매일2리에서 촬영한 영덕버스 사진

 


기사님께서 먼저 내려주신 덕분에 버스가 회차하는 장면을 그대로 카메라에 담고 떠나는 모습도 고스란히 남겼습니다. 
버스가 떠나는 모습을 보니 이제 안동 루트의 귀갓길은 오늘 못 간다는 생각이 들어 괜히 눈물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회관 주변풍경을 사진으로 남기고 나니 위에 CCTV가 설치되어 있더군요. 

 

 

매일2리마을회관

 

 

너무나 험한 산이다보니 멧돼지도 만날 수도 있어서 갈까? 말까? 괜히 고민이 되긴 했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물러설 곳은 없었습니다. 
시작부터 오르막길이 시작되는 지라 낑낑거리며 걸어서 올라가는데 산불조심 깃발을 단 포터가 뒤에서 오더군요. 
길이 워낙 좁았기 때문에 비켜줄 요량으로 옆에 서 있는데 갑자기 제 앞에 서더니 어디 쪽으로 가냐고 물어보시더군요. 

그래서 봉산리로 간다고 대답했더니 그 아저씨가 꽤 먼 거리일텐데 어디서 오셨냐며 꼬치꼬치 물어보시더군요. 
귀찮고 성가셔서 저 산길을 타고 봉산리로 가면 1시간 정도 예상하고 있다고 대답하자 입산금지 시키고 있다고 하더군요
도로 같지만 저거 사실 임도라고 하시면서요. 

아예 봉산리로 데려다달라고 그럴려고 하다가 난처해하는 척하며 그냥 아예 제가 누구이고 왜 저 쪽으로 가는 지에 대해 설명 해 드리고 아저씨에게 피해 가는 일이 없게 조심해서 지나가겠다고 하자 처음부터 봉산이라고 명확한 행선지를 댄 사람이다보니 그 아저씨도 길이 험하다고 그러시며 조심해서 가시라고 안내하시고는 행여 무슨 일이 생기면 연락하라고 연락처도 남겨주시더군요.

그래도 친절하게 얘기해주셔서 잠깐 대화를 해보니 이 동네 주변이 워낙 산이 깊어서 울진에서 산불이 크게 난 일도 있고 간간히 산에서 실종사고 등이 나는 경우가 종종 생기니 매일2리 앞에 달린 CCTV를 보고 외부인이 오거나 주민들이 평소에 가는 동선을 벗어나는 게 체크되면 쫓아와서 확인하는 구조로 되어있었던 겁니다. 

기사리나 장육사 등에서 산불방지 차들이 온 것도 봤는데 생각 해 보니 울진에 큰 산불이 난 것 때문이겠더군요. 
기사리의 경우에는 내가 정자에 있으니(내기사 갈 사람이 아니었던 거지요) 그냥 묻지 않고 그냥 버스 타고 나갈 놈이란 확신이 들어서 세워두고 있었던 거였겠더라구요.
나원참;; 가끔 오는 외부인들이 사고를 하도 쳐대니 이렇게 다니는 것도 더욱 조심하거나 아예 못 가거나 하게 되어버릴 것 같아 숨이 막히더군요. 

 

도보. 매일2리마을회관 1557 - 덕갈산입구 1607 - 고개정상 1620 - 건너들교 1700 - 봉산리회관 1718

 

봉산리로 걸어가며


그 아저씨가 얘기한대로 길은 험하긴 했는데 고개 정상을 지나니 그래도 걸어다닐 만은 해서 맑은 공기에 오랜만에 정화가 되는 기분을 만끽하며 고개를 넘는데 꼬부랑길이 거리는 짧아보여도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서 1시간이 넘어서야 봉산리 근처로 넘어올 수 있었습니다.

 

 

매일2리 마을풍경.. 저기서부터 여기까지 걸어서 올라왔더군요.
고갯길 정상

 


봉산리종점 가는 중에 CCTV가 있는데 아예 당당하게 나 여기 지나감 하고 두 팔 벌려 인증해버고는 (아까 아저씨가 걱정하시는 일이 없게하고자) 

 

 

1시간 걸려서 도로 다운 도로를 걷습니다.
여름에 차가 결행되면 여기서 자고 첫차 타고 나갈까 고민하게 만들던 곳. (봉산리회관 못 온 지점에 있읍니다)
새로 지은 듯한 봉산리마을회관

 

17시 18분에 봉산리종점에 도착합니다.

차로 왔던 적이 있던 이 곳을 직접 걸어서 오니 감회가 새롭더군요. 

 

 

버스가 어떻게 돌릴 지 궁금했습니다.

 

매일2리(장날만 옴)~봉산리를 걸어온 기록

 

도착했을 때의 봉산리..
1시간 지나고 나니 이렇게 어두워져 있었습니다.


봉산리정류장이 문 여닫이로 되어있어서 옷을 벗어 땀을 말리고 낮잠 자는데 어두워지니 점점 추워지더군요. 
그래서 옷 상태를 보니 땀이 말라있어서 페브리즈로 옷을 뿌린 후에 다시 입고 앉아서 차를 기다렸습니다. 
그나마 가로등이 주변에 있어서 기다릴만은 하더군요. 
그렇게 18시 30분 지나자 완전히 어두워진 봉산리에 버스 등이 보입니다. 

 

 

 

설마 안 올까봐 하고 걱정했는데 다행히 와 주더군요. 
역시니 18시 25분에 오는 건 무리였던 겁니다. 
예상대로 25분만에 도착할리는 없어서 30분까지 생각했었으나 33분에 도착하는 버스였습니다. 



124. 봉산리회관 1833 - 봉산리 - 덕산2리 - 덕산1리(양지마을) - 덕산1리(음지마을) - 하덕교 - 용전리사무소 1837 - 용전1교 - 인곡리(새마을) - 인곡교회(양지마을) - 인곡리(음지마을) - 용덕리입구 - 소모기 1843 - 식율승강장 - 신양리(식율) - 신양삼거리 1845 - 오천1리(복숭아농장) - 오천1리(구기정경로당) - 삼화1리 - 삼협입구* - 신애리입구 - 구미1리 - 영덕농업기술센터 - 화개2리 - 영덕지방법원 - 물관리사업소 - 영덕터미널 1855
※ 1,200원 (8407호) 


사실 시간표에 그렇게 못 도착할 정도로 적어준 이유는 나갈 사람들이 미리 와서 기다리라는 얘기였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삼읍에서 그렇게 도착한 것도 나름 이유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버스에 타니 역시나 빨리 달린 덕분에 19시에 출발하는 포항 행 무정차 버스를 타는 것도 가능할 것 같더군요.

 

어차피 그 차를 못 타면 동대구 행 무정차로 빠져나갈 생각하고 있었던 지라 가만히 있는데 18시 55분쯤에 영덕에 도착합니다. 
버스에 내려 표를 끊고 승차홈에 나가보니 여기서 임동 갈 때 탔었던 아성고속 시외버스가 서 있더군요. 

 

 

직행. 영덕터미널 1900 (출발) - 강구시장 1906 - 장사삼거리 1915 - 청하사거리 1925 - 달산오거리 1937 - 이동고가교차로 1948 - 포항터미널 1952
※ 6,700원 (아성고속 직행) 
※ 경북도청1650 출발

그래서 포항 무정차가 있던 거구나를 깨닫고 버스에 승차합니다. 
이렇게해서 아래와 같은 루트를 이용하여 서울로 가며 오늘의 시승을 모두 마칩니다. 

 

포항에서 찍은 동대구 행 무정차

 


직행. 포항터미널 2000 - 시청삼거리 2005 - 포항IC 2008 (진입) - 기계IC 2010 - 영천휴게소 2024 - 임고요금소 - 화남IC 2031 - 화산분기점 - 정통와촌IC 2037 - 도동분기점 2047 - 동대구분기점 - 동대구IC (진출) - 용계역 2052 - 동대구터미널 2102
※ 8,200원 (아성고속, 일반)
※ 용계(2하차), 동대구(15)

기차. 동대구 2127 - 대전 2206 - 오송 2224 - 지제 2243 - 동탄 2254
※ 32,700원 (SRT-370 열차)
※ 부산2030 출발

덕분에 타볼 일도 안 생기겠던 SRT도 다 타보네요. ㅎㅎ

M4130. 동탄롯데백화점 2311 - 상록테크노밸리 - 현대트랜시스 - 기흥IC 2321 (진입) - 수원IC - 신갈분기점 2328 - 서울요금소 - 판교분기점 - 양재IC - 서초IC - 반포IC - 한남대교 2351 - (남산1호터널) - 서울백병원 2359
※ 2,800+300원
※ 호수자이아이원2300 출발

140. 서울백병원 0003 - 종로3가 - 종로4가 - 종로5가 0009 - 기독교회관 - 효제초등학교 - 방송통신대 - 혜화역 0015 - 동성중.고교 - 삼선교 - 돈암사거리 - 미아리고개 - 길음뉴타운 - 월곡뉴타운 - 미아사거리역 - 도봉세무서 - 미아역 0033
※ 0+200원

귀가하는 길이 매우 힘들었지만 영덕 장날 노선을 모두 해결한 큰 성과를 낸 하루가 이렇게 마감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