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경북 지방으로 시승하기 위해 중앙선 KTX이음 6시 출발 열차를 사전에 예매하였으나 집에서 늦잠을 자는 바람에 (어제 알람시계를 맞춰놓지 않고 자버렸던 겁니다)
눈을 떴더니 5시 35분.. 부랴부랴 옷만 입고 나오다시피하여 집 앞에서 택시를 세워 청량리까지 갔습니다.
거스름 돈도 받지 않고 청량리역에 내리자마자 미친듯이 달려서 (하필이면 에스칼레이터가 고장;;;)
간신히 안동 행 KTX이음 열차에 타는 데 성공.
진짜 시작도 못해보고 끝나는 아찔한 상황을 무사히 넘기며 기차 안에서 숨고르기를 합니다.
기차. 청량리 0600 - 양평 0626 - 남원주 0646 - 제천 0705 - 단양 0720 - 영주 0739
※ 21,800원 (KTX이음 안동행 열차)
사기캐인 이음열차를 타고 영주역에 내리니 7시 40분입니다.
이 고속열차가 생기기 전에는 숙박을 하지 않는 이상 이 시간에 여기에 있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영주역은 새롭게 시설단장을 하기 위함인지 여기저기 공사 중이었고, 저는 그러거나 말거나 춘양으로 가기 위해 자동발매기에서 기차표를 하나 샀습니다.
맨날 휴대폰 어플리케이션으로 예매 전쟁을 치루다가 코레일 승차권을 이런 형태로 구입해 보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더군요.
표를 발권하고나니 시간이 남아서 영주역 건너편에 있던 CU편의점에서 속초홍게라면컵 하나 먹었고,
봉화랑 영양 버스가 현금승차만 되기 때문에 계산하면서 천 원짜리 잔돈 교환을 했습니다.
이렇게 식사를 대충 때우고, 천 원짜리로 두둑하게 지갑에 넣어두고 나니 어느새 기차가 올 시간이 다 됐더군요.
그래서 다시 승차홈으로 가서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춘양역까지 갔습니다.
기차. 영주 0814 - 봉화 0829 - 춘양 0851
※ 2,600원
영동선 기차는 몇 번 타보긴 했지만 춘양역에는 처음 내려봤습니다..
처음 내려본 소감은 역 주변 치고 사람은 별로 없고 썰렁하기만 합니다.
예전에 갔던 증평역과 분위기가 비슷하더군요.
그러거나 말거나 춘양역을 빠져나온 후에 지도로 위치를 확인하고는 터미널로 걸어서 갔습니다.
언뜻 인터넷 지도로 보면 가까워보이던 춘양터미널이 생각보다 멀더군요.
몇 분 안 남는 상황이 오는 코스를 만들 때에는 이런 상황은 좀 고려해야 될 문제였습니다.
터미널에 도착하니 버스가 두 대 서 있었는데, 오른쪽 구석에 초록색 줄무늬로 도색한 영주여객 버스가 우련전 행이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이 버스는 작년에 제가 죽령에서 탔던 그 버스였습니다.
영주시내를 돌던 버스가 여기에서 행선판 걸고 운행하는 거 보니 돌아가면서 영주와 봉화를 운행하는 거 같더군요.
63. 춘양터미널 0910 - 사랑의원 - 춘양삼거리 - 소천1리(오미) - 창랑정사 - 어지2리(어르말) - 어지1리 - 눌산2리 - 봉우재 0920 - 갓개골 - 임기2리(숲터) - 임기분교(선당) - 임기1리회관 - 임기교* - 공이재삼거리 0926 - 미잠 - 서천리(갯마을) - 재인골* - 범우골* - 장군봉입구* - 갈산2리(대곡교회) - 갈산2리(대곡) 0933 - 봉화터널앞 - ((봉화터널)) - 우련전종점 0942
※ 1,500원 (6054호, 12코스) 현금
봉화군내버스도 요금이 인상되어서 이제는 1,500원이 기본요금이더군요.
단말기는 설치되어 있었지만 교통카드가 안 되는 곳이라서 단말기는 꺼놓은 상태였습니다.
현금으로 내고 요금정산한 후에 자리에 앉아 있으니 9시 10분에 춘양을 출발했는데 주변에 워낙 손님이 없어서 저 혼자 전세내고 우련전까지 그 긴 구간을 저 혼자서 이용했습니다.
우련전 회차시간은 09:50. 용화리에서는 10:30에 영양 가는 버스가 들어오기 때문에 진짜 아슬아슬하겠다 싶은데
그래도 감행할 생각을 했던 이유는 우련전에는 그래도 10분 정도는 남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저의 예상이 딱 들어 맞더군요.
한참 고갯길을 올라타더니 봉화터널을 지나자 우련전이 나오는데 터널 들어가기 직전에 나온 정류소에서 9시 40분쯤에 바로 돌렸습니다.
버스에 내렸더니 민족의 명산 일월산이라는 이정표와 영양군이라는 이정표가 제 눈 앞에 들어오는데
이야!@! 드디어 이 동네를 다니는 버스를 본격적으로 시승 해 보는구나 싶어 설레이더군요.
도보. 우련전종점 0942 - ((영양터널)) - 모정 1011 - 다리라인 1019 - 대티골종점 1021
영양터널을 지나면서부터 도로는 내리막길이었습니다.
하기사 아까부터 오르막만 계속 타고 올라왔으니 그럴만도 했습니다.
우련전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너무 힘들 것 같아 걱정했었는데 시작이 좋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먼 길에 시간이 부족할 것만 같아서 영양터널을 지난 후부터는 적당한 곳을 찾아서 산길을 쌩으로 내려왔습니다.
위성지도로 보니 산길을 뚫는 게 워낙 거리가 가깝다고 생각했으나 그 생각은 오산이었습니다.
우거진 나무 숲에 완전히 깎아진 급경사를 억지로 뚫고 가는 게 훨씬 더 힘들었고,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하~~ 진짜 차 놓치는 게 문제가 아니라 빠져나가는 걸 걱정해야 될 지경이었습니다.
이럴거면 차라리 그냥 걸어서 다시 대티골 안으로 들어가는 게 더 빠를 거 같더군요.
그래도 전에 겪었던 경험들이 약이 된 덕분인지 능선을 계속 타고 올라간 덕분에 그래도 제법 길 다운 길을 찾아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여기 모종까지 넘어오는데만 해도 28분이나 잡아먹더군요. ㅠㅠ
도로길 아래 산길과 합류 후에 대티골종점과 연결되는 지점을 찾아 그 길로 내려오니 제가 그토록 연계해보고 싶었던 용화리에 도착합니다.
마음이 한결 여유로워지니 드디어 산촌마을의 아름다운 절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야!! 대티골 종점 내려오기 직전에 본 산하와 마을의 가을풍경은 진짜 장관이었습니다.
바다가 안 부러울 정도로 멋있을 수가 있나 싶더군요.
회차지 주변의 공터가 넓어 정류소 표시는 없었지만 정말 여기서 돌릴만하게 구성되어 있더군요.
여기에 도착한 시간을 보니 10시 20분.
걸어넘어서 40분만에 도착은 했네요. 후~~
예상외로 시간이 좀 남았던 덕분에 용화리종점 주변 풍경을 구경하며 남은 시간을 보냅니다.
공터 바로 옆은 개울가인데 옛날 시골에서 놀았던 그 계곡이랑 비슷해서 갑자기 아무 구김살 없이 놀던 어린 시절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더군요.
이렇게 마음을 둘 곳 없던 저에게 한 줄기 힘이 되어주네요.
그런데 10시 30분에 와야할 차가 시간이 지나도 안 오는 겁니다. ㅡㅡ
뭐지?? 싶어 이상해할 때쯤.. 10시 35분에 영양여객 카운티 한 대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어라? 영양여객 농어촌버스의 회사명이 "영양동행버스"로 바뀌어 있더군요.
주차장을 돌리는 버스에 다가가니 문을 열어주셔서 탔습니다.
142. 대티골종점 1036 - 용화숲길입구 - 대티골입구 - 용화2리(삼층석탑) - 향골입구 - 용화1리보건지소 1043 - 용화1리(별매교) - 홈거리(문암교회) - 문암리마을회관 - 문암삼거리 1050 - 해달별팬션 - 윗칠성 - 칠성리마을회관 - 오리리입구 - 덕봉 - 칠보석재* - 재인구 - 섬촌리입구 - 도계2리입구 - 일월농협 - 일월삼거리 1102 - 장천 - 새봄편의점(인삼공사) - 곡강리마을회관 - 척금대 - 영양사랑요양원 - 영양정미소 - 영양읍사무소 - 영양홈마트 - 영양터미널 1111
※ 1,300원 (8237호, 12코스) 현금
이 동네 버스가 카드 단말기가 없으니 맨날 카드 찍으면서 다녔던 저에게는 다소 적응이 안 되긴 하더군요.
동전을 모으려고 2,000원을 냈는데 700원을 거슬러주시길래 1,500원인 줄 알고 당황해서 벙져 있는데
기사님께서 "1,300원입니더" 그러셔서 아.. 여긴 봉화 아니지 하고 거스름 돈을 챙긴 후에 자리에 앉았습니다.
같은 경상북도였지만 아까 지나서 온 봉화군이랑은 분위기가 전혀 딴 판이었습니다.
봉화는 버스도 그렇지만 사람 조차 보기도 힘든 판국이었지만
영양에서는 적어도 손님들이 버스에 간간히 올라타더니 문암삼거리 쯤 와서는 저를 포함해서 여섯 명 정도가 이용해서 빠져 나오더군요.
제가 탄 봉화군 노선이 아침시간대라 그럴 수도 있다고는 하겠지만 차량배정시간대 구조 때문에라도 봉화가 손님이 없을만 하다 라는 건 느껴졌습니다.
적어도 영양군은 차량배정구성이나 시간대 배분이 경북오지 치고는 굉장히 좋아서 승객들이 타기에도 부담을 안 주는 형태였죠.
또한 고령자들이 주로 이용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버스가 천천히 운행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천천히 달리더군요. (왜 용화리에 늦게 들어왔는 지 알겠더군요)
문암까지 나가는데 10분이면 될 줄 알았으나 15분이나 걸릴 정도로 느리니 편도 30분이라는 시간은 어림도 없었던 겁니다.
손님은 대부분 노인분들이었는데 이 손님들이 타면 자리에 앉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출발해서 더욱 그런 걸지도 모릅니다.
원래는 11시에 출발하는 석보. 다위. 홍계리 행 버스를 타보려고 했으나
11시까지 영양에 도착하는 건 턱도 없겠더군요. (11시에 도착한 곳이 고작 일월면이었으니 그럴만도 했습니다)
예상대로 11시 넘어 11시 10분에 영양에 도착합니다.
오랜만에 영양터미널에 오니 버스정류장을 새로 리모델링해서 건물이 깨끗했습니다.
안에 들어가보니 시간표도 전자식으로 바뀌었는데 장날이 아닌데도 할머니들이 많이 앉아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아까 산을 넘다가 웅덩이에 신발이 젖어서 터미널 옆에 있는 가게에서 빵. 음료수 사면서 얻은 신문지로 젖은 신발 말리고 있으니 어느새 다음 코스를 탈 시간이 되어 일단 11시 40분에 출발하는 영덕버스에 승차합니다.
202. 영양터미널 1140 - 영양홈마트 - 보건약국 - 영양군보건소 - 동부LH아파트 - 영양여중.고교 - 대천교 - 대천2리(옥산교) - 대천1리(황골) - 문양길 - 대천1리경로당 - 대천교회 - 대천1리(선당) - 화천1리마을회관 - 영양군립요양원 - 화천2리다리 - 지무실입구 1154
※ 1,200원 (8408호, 영덕버스)
이전과는 달리 영해까지 나가면 군계외를 받기 때문에 탑승할 때 아예 무창이라고 얘기하고 카드를 찍었습니다. (기본요금입니다)
버스 안에는 세 명정도 탔고 지무실입구에는 15분 만에 도착합니다.
시간이 많이 남아서 지무실까지 걸어들어갔고, 20분 정도 걸어간 후에야 무창2리마을회관 앞에 있는 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도보. 지무실입구 1155 - 지무실종점 1215
영양이 접근성이 안 좋은 곳임을 반영하듯 정류소에 앉아있으니 가끔씩 차가 지나다니면 제가 있는 쪽을 흘끔 보는 시선이 느껴졌습니다.
제가 못 보던 얼굴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그러든가 말든가 아무도 없는 정류장에 누워 있었는데 버스가 생각보다 안 옵니다.
설마 그냥 여기 안 들르고 간 건가...? 하는 불안감이 엄습해 오더군요.
그래도 낮 시간대라서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빠져나갈 수는 있겠지만 어쩌면 하루가 다 망가질 수도 있을지도 모르는 수단을 쓴 상황이라서 신경이 굉장히 쓰이더군요.
다행히 12시 50분이 다 되어서야 버스가 나타납니다.
안도하며 버스에 타려는데 ...
으악!@! 용화에서 타고 나올 때 탄 버스랑 같은 버스가 오더군요.
아이 참... 짜증났지만 할 수 없이 버스에 타긴 했는데 아까 용화리에서 타고 온 사람인 걸 뻔히 알텐데도 기사님께서 아무 말씀도 안 하십니다.
하여튼 영양버스를 직접 이렇게 타보니까 여기도 여행 드립치며 왕복하는 그런 것만 안 하면
기사님들이 승객들에게 별로 신경도 안 쓰는 분위기더군요.
그래서 예상대로 봉화와 울진을 다닐 때보다 한결 편안했습니다.
발품만 잘 팔아도 오히려 안동과 B를 뺀 YC가 더 난이도가 쉽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113. 무창2리회관(지무실) 1248 - 지무실입구 - 장모님손맛 - 무창삼거리 - 구석마을 - 무창3리(금지) - 양구3교 - 진밭입구* - 양구리종점 1301 (회차) - 진밭입구* - 양구3교 - 무창3리(금지) - 구석마을 - 무창삼거리 1310 - 장모님손맛 - 지무실입구 - 화천2리다리 - 영양군립요양원 - 화천1리마을회관 - 대천1리(선당) - 대천교회 - 대천1리경로당 - 문양길 - 대천1리(황골) - 대천2리(옥산교) - 대천교 - 영양여중.고교 - 동부LH아파트 - 영양군보건소 - 보건약국 - 영양홈마트 - 영양터미널 1325
※ 1,300원 (8237호, 12코스) 현금
※ 영양터미널1230 출발
무창으로 다시 나온 버스는 영해 가는 길을 버리고 우측으로 틀어서 양구리로 들어갔습니다.
양구리도 꼭 이렇게 타지 않아도 방법은 많았으나 화매리 쪽으로 가봐야 화매리 노선이 순환이라서 반쪼가리가 남아 애매해지다보니 지무실에서 타고 양구리는 꽁으로 먹게 처리하기로 한 거였는데 그게 잘 먹힌 것 같았습니다. ㅎ
13시에 양구리에서 회차하는데 딱 시간에 맞게 도착해서 바로 돌려나왔습니다.
양구리도 회차공간이 에누리가 없더군요. 양구교로 후진 해서 들어간 후에 정류소로 좌회전해서 빠져나오는 데 양구교가 워낙 좁아 그 작은 버스가 꽉 끼었습니다.
무창리로 되돌아 나오면서 두 명의 승객을 태운 후 영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까 용화리에서 타고 나올 때와 마찬가지로 거북이가 가듯이 버스가 달렸지만 다음에 계획한 버스시간까지는 넉넉하니 영양에서 심장 쫄릴 일은 생기지 않았고, 13시 40분에 출발하는 산해 경유 진보 행 시내버스에 여유롭게 탔습니다.
버스에 타기 전에 매표소에 앉아있어 봤더니 카드단말기가 없으니 승객들이 종종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해서 타더군요.
저도 표를 사서 탔더니 어디 가냐고 묻지도 않으시더군요.
273. 영양터미널 1340 - 한전영양지사* - 현2리입구 - 진막골 - 가재뜰 - 감천1리 - 감천교회 - 감천2리(지평) - 산촌박물관 - 선바위관광지 - 신구2리(점촌) - 입암초등학교 - 입암정류소 1353~1355 - 산해1리 - 산해2리 - 봉감입구 - [ 봉감 1400 (회차) ] - 봉감입구 - 산해교* - [ 서치 1403 (회차) ] - 남경대 - 황금농장 - 산해3교 - 산해3리 - 산해4리마을회관 - 우정농원 - 산해4리(역골) - 산해4리(명산골) 1411~1415 (회차) - 산해4리(역골) - 우정농원 - 산해4리마을회관 - 산해3리 - 산해3교 - 황금농장 - 문해마을 - 산해교* - 봉감입구 - 산해2리 - 산해1리 - 입암정류소 1425
※ 1,300원 (8226호, 10코스) 승차권
영양버스를 타고 다녀보니 이 동네는 확실히 승객에 대한 스트레스가 거의 없다는 걸 느꼈습니다.
타고 다니시는 승객분들도 착한 심성을 가진 분들이 많아서 벨을 누르고 도착하면 일어나고 그러셔서 참 좋더군요.
도시에서도 알아서 이렇게 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입암까지는 13분 정도 걸렸고, 여기서 진보로 가실 손님들이 승차였습니다.
그 후에는 산해교차로에서 직진하더니 직행버스로도 가본 적이 있는 산해리를 먼저 들어갑니다.
ㅓ형 들어가는 구석이 많아 손님 없으면 안 가는 구석도 있을까봐 걱정했으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고, 봉감. 서치 ㅓ형 구간도 다 들어가주더군요.
오지라고 불리우는 영양군도 도로 포장은 제법 잘 되어 있어서 봉감동 구간도 교행이 가능한 중앙선 없는 도로인데다가
서치도 차들이 지나다닐만한 길 안쪽 집들이 옹기종기 모인 곳까지 와서 차를 돌려주더군요..
영양에서 동서울 탈 때 지나갔던 적이 있던 산해4리까지 와서 회차합니다.
여기서 따로 시간을 맞추는 지 잠시 서 있더군요.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명의 승객이 나오면서 타셨습니다.
왜 이 시간에 손님이 타나 싶어서 시간표를 살펴보니 저녁에도 여기를 들어오는 버스가 있더군요.
앞에 앉아계시던 할아버지 한 분이 전화를 받으시며, "어~ 엄마" 하고서는 사이두고 "집에 가고 있어. 버스 안이야" 그러는데 의료산업의 발달로 평균 수명이 증가했다는 걸 증명하듯 (이미 한국은 초고령화사회의 문턱에 밟은 상태이니)
백 발의 할아버지가 할머니에게 "엄마"라고 그러는 일은 매우 흔하더군요.
분명히 갓난아기 때문에 직접 수유도 하시면서 키웠을 그 할머니가 나이가 들어 늙어 있는 자식의 모습을 보면 어떤 생각을 할까 문득 궁금 해 지더군요.
산해리에서 나올 때에는 문해마을 안 쪽을 거쳤고, 서치. 봉감 구간은 경유하지 않았습니다.
산해교차로에서 진보방향으로 우회전할 줄 알았으나 갑자기 직진하더니 입암시내를 또 가더군요.
산해리에서 타고 나오신 승객이 여기서 내리더군요.
그런데 기사님이 차에서 내리시더니 건너편에 있는 화장실로 가시더군요.
그래서 저도 내리는 승객을 따라서 내렸습니다.
제가 타고 왔던 버스는 14:28에 진보 쪽으로 떠났습니다.
입암정류소 옆 선바위마트에서 먹을 거랑 음료수를 샀는데 카드가 안 됩니다. ㅡㅡ 이런;;
아 그래요? 하고 현금 내고 결재했지만 신용카드가 안 되는 가게 있다니...
수도권에 살 때 당연했던 게 당연하지 않게 되면서 겪게 되는 괴리의 격차가 너무나도 크다는 걸 피부로 확 느낍니다.
정류소 건너편 선바위마트에서 산 씹을거리로 늦은 점심을 하며, 앉아있는데
입암면 여기는 확실히 아까 왔었던 영양읍내와는 가까우면서도 또 달랐습니다.
영양읍과는 버스로 대략 10분 거리로 가까운 곳임레도 독립생활권의 역할을 하더군요.
비슷한 거리인 북쪽 동네인 일월은 여기보다 못하는데 반해서 말입니다.
버스들이 드나들더니 15시 조금 지나자 제가 탈 진보 행 버스가 또 왔습니다.
판때기에 아예 삼산, 병옥이 꽂혀있더군요.
사람이 서 있으니 손을 흔들지 않았는데 비상등 켜며 정차하더군요.
이번에도 어디로 가냐고 묻지도 않는데다가 아까 전 버스들의 전적도 있어서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가겠구나 싶어 병옥에는 내린다는 얘기는 하지 않고 현금 내고 탔습니다.
274. 입암정류소 1504 - 산해1리 - 산해교차로 - 고구름 - 삼산교 - [ 삼산리마을회관 1511 (회차) ] - 노달리마을회관 - 노달리 - 동아레미콘 - 병옥리입구 - 병옥교 - 병옥마을회관 1518 (회차)
※ 1,300원 (8225호, 13코스) 현금
※ 영양터미널1450 출발
얼마 지나지 않아 삼산교에서 우회전하더니 진짜로 마을 안을 들어갔다 나오더군요.
중형버스로도 꽉 끼는 1차로 길을 달려 삼산리마을회관에서 회차합니다.
회차지 주변에는 주렁주렁 열려있는 사과들을 수확하느라 정신없더군요.
창문을 열어보니 사과냄새가 향긋하게 났습니다.
그 풍경을 뒤로 한 채 다시 31번 꾹도를 나온 버스는 이번에는 병옥을 가야했지만
어라? 그냥 묻지도 않고 입구를 지나치더군요.
아무래도 기사님이 잊어버리신 것 같아 "병옥 안 들어가요?" 하고 외치자
기사님께서 "아 맞다" 그러시고는 U턴을 하시고는 병옥으로 들어가시더군요.
다리를 건너면 나오는 삼거리를 지나 회관이 있는 넓은 공터에서 회차하였고 거기에서 하차하였습니다.
마침 이 근처에 진보에서 오는 청송버스가 여기까지 오길래 영양여객 차량을 타고 병옥에 내린 후에 교리까지 걸어들어가서 탈 생각을 했던 거지요.
생각보다 꾸물거리기에는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기에 영양여객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교리 쪽으로 걸어들어갔습니다.
거리가 가까워보이긴 했지만 막상 걸어가보니 언덕도 있어서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더군요.
도보. 병옥마을회관 1518 - 교리(다리골) 1547
낮이다보니 걸어서 오는데 땀이 나서 교리종점에 도착하자마자 땀을 식히며 앉아있으니 16시 직전에 빨간색 버스가 나타났습니다.
교리가 영양군이라서 시계외를 받을 것 같아서 얼마를 내면 되냐고 물어보니 1,300원이라고 하시더군요.
기본요금이었던 겁니다.
사실 이 동네는 거의 진보로 나가니 사실상 청송군이라고 생각을 해도 되겠더군요.
290. 교리(다리골) 1600 - 단아농원* - 병옥교 - 병옥리입구 - 방전(천문사) - 흥구리입구 - 월전삼거리 1609 - 월전2리(참막) - 각산리 - 경북농산물품질관리소 - 진보문화체육센터 - 진보시장 - 진보터미널 1613
※ 1,300원 (8016호) 현금
그러고보니 청송버스도 현금만 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BYC라고 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걸어온 길을 그대로 달려 16시 13분에 진보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매표소로 가서 안동초등학교를 달라고 했더니 16:23 차는 바로 안동직통이라 시내를 경유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ㅠㅠ
게다가 우등이더군요.
아.. 진보에서도 안동초등학교를 안 서는 시간대가 있다는 것까지는 생각치도 못했던 일이라 황당하더군요.
원래 저거 타고 안동초교 가서 17시 10분에 용상에서 출발하는 가송 낀 청량산 행을 타고 북곡에서 청량산 행 버스를 잡아서 봉화, 영주로 빠져 나올 계산이었던건데 보기 좋게 물 건너가버렸네요. ㅠㅠ
시간이 좀 남았기에 혹시라도 탈 만한 차가 없나 살펴보니 17시 5분에 옥계원담을 가는 차가 있어 그거 타볼까도 고민을 했으나 귀가하는 길에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데다가 (선택의 여지가 없이 포항이나 대구로 가야했던 겁니다)
귀가시간이 너무 늦어지는 문제점도 있었지요. 더구나 마침 해도 짧아지니까 고심끝에 여기서 집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터미널 옆에 중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안동터미널로 표를 끊은 후 안동터미널로 간 후에 18:18에 부전에서 올라온 무궁화호를 타고 귀가하였습니다.
직행. 진보터미널 1710 - 임동정류소 1725 - 안동대학교 (통과) - 용상초등학교 1747 (2하차) - 안동초등학교 1752 (2하차) - 태화오거리 (통과) - 안동터미널 1806
※ 5,800원 (경북고속)
※ 영양1640 출발
기차. 안동 1818 - 영주 1838~1846 - 풍기 - 단양 1910 - 제천 1926~1928 - 남원주 1951 - 서원주 2000 - 양동 2008 - 용문 - 양평 2030 - 청량리 2058
※ 15,400원 (무궁화호 1604호)
※ 부전1454 출발
청량리에서는 121번을 타고 집으로 귀가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도 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2. 11. 19 시승기 - (영덕읍 장날버스를 타보는 당일치기 기행) (0) | 2022.11.21 |
---|---|
2022. 11. 12 시승기 - (안동, 진보, 영양, 영덕 버스 기행) 처음 가본 경북 오지에서 어천지동,화매,기사를 승차한 기행 (0) | 2022.11.21 |
2022. 11. 5 시승기 - (옹조동, 삼읍을 연결한 영해+영덕 시내버스 기행) 부제 : 아름다운 동해바다를 보며 시승다녔던 이야기 (0) | 2022.11.21 |
2022. 9. 11 시승기 - (태안 공공형버스 시승과 원산도를 다녀온 기행) (0) | 2022.1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