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13 시승기 - (속초를 가보다!!)
오랜만에 바다를 보고 싶어 속초를 가기로 하고, 21시쯤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합니다.
동서울 가기는 사실 정말 싫었지만, 밤 시간이라 대체할 코스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동서울로 왔습니다.(동서울 가기 참 더렵죠..;; 제일 가기 싫은 곳 동서울..)
동서울에 미리 와 있었던 사장님,선샤인을 만나고 차표를 끊는데 22시 05분 임시차였습니다. 요금은 17700원이었고, 터미널에서 꽤 오랜 시간을 버텨서 22시에 출발하는 유니버스를 보내고, 22시 05분에 있는 속초 행 구형크루져 임시차에 승차하였습니다.
<동서울→속초> 크루져, 요금: 17700원 ※무정차
동서울2205 - 잠실대교2208,천호대교2211,강일I.C2218,미사I.C2222,덕소삼패2224,남양주T.G2227,화도I.C2232,서종I.C2235,설악I.C2242,가평휴게소2245,강촌I.C2251,남춘천I.C2255,조양I.C2257,동홍천I.C2303,화양강휴게소2305-2315(출발),철정검문소2317,가리산입구2319,자은교차로2321,장남교차로2323,거니고개2324,다물2327,신남휴게소2330,38선휴게소2332,38대교2334,인제대교2335,인제입구2339,합강교차로2340,북면교차로2343,원통교차로2344,한계삼거리2349,남교2355,백담사입구2359,용대삼거리0001,미시령터널0005-0008,미시령요금소0013,한화리조트입구0017,현대아파트0021,속초터미널0027 (도착)
금강고속 직행이 꽤 잘 밟아서 화양강휴게소를 들렀다가 2시간 30분 가량 걸려서 속초에 도착합니다.
속초시내에 진입하면서 워터피아와 현대아파트에서 승객을 내려주더군요.
속초에 도착한 후에 기사님께 동서울로 돌아갈 때에도 내려준 곳에서 탈 수 있냐고 여쭤보니 동서울로 돌아갈 때는 그 정류소를 세워주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대답을 듣고 시간을 보니 거의 1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침에 6시부터 시승을 시작해야 하는데 찜질방이나 여관을 가기에는 애매하더군요.
겸사겸사 시간표도 확인하기 위해 편의점에서 먼저 잔돈을 바꿔놓은 후 (이 당시 속초는 카드단말기가 없었습니다)
속초터미널 바로 앞에 PC방에서 하루 묵으며, 시간표와 지도를 비교하여 자료와 코스를 대충 만든 후 6시에 PC방을 나와서 수복탑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니 대명콘도 행 3-1번 버스가 나타나서 승차하였습니다.
현금 1,000원을 내니 기사님께서 어디 가냐고 물어보셔서 대명콘도로 올라간다고 말씀드렸더니, 120원을 더 내라고 하십니다.
디른 승객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서야 알게된 사실은 미시령 인근 그 지역이 고성군이었던 겁니다..
치사하게 고성군 땅 얼마 가지도 않는 거리에 구간요금을 받는 게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주머니를 뒤져 잔돈을 꺼내 남은 구간요금을 지불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속초시내를 벗어나면서 손님들이 하나, 둘 타기 시작하는데 알고 보니 승객들이 오래 된 고정승객들이라서 얼굴을 보면 다 아는 사람이었던 겁니다.
거의 시골버스를 방불케 하더군요. 아남프라자를 지난 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한 후에 동우대 쪽으로 들어갑니다.
속초는 자주 왔지만 이 동우대 쪽 길은 처음 가보다보니 모든 게 신기하더군요.ㅋㅋ
노선은 미시령터널 입구 쪽으로 가는 거였지만 직행버스는 곧바로 가는 것이고 시내버스는 빙 돌아서 가는 구조였던 겁니다.
속초시 종합경기장을 지난 후에 한화콘도사거리에서 직진하여 ㅓ형으로 들어가서 주차장에서 차를 회차하는데 여기서
손님이 전부 내리고, 순두부로 유명한 학사촌을 지나서 대명콘도로 올라와 주차장 앞에서 차를 돌립니다.
버스에 내려 미시령 근처 대명콘도 주변을 구경하다가,
대명리조트의 풍경을 보니 옛날 속초 지역에 콘도, 휴양지가 유명했던 그 기억이 떠오르더군요.
버스정류장에 다시 찾아가니 속초시청 홈페이지에서는 보지 못했던 이 노선의 버스시간표가 붙어있더군요.
그 자료를 사진을 찍고, 타고 온 버스 기사님께 자활촌 가는 시간을 물어보니 다음 차를 타면 된다고 알려주시더군요.
정류장 앞에 붙은 시간표를 사진으로 박고(정확하지는 않아 다음 차 오면 코스표를 찍어야 겠습니다),
시간을 남아서 주변을 돌아보니 미시령 옛길이랑 연결이 되는 것도 보이고, 아랫쪽에는 미시령요금소도 보입니다.
미시령 가는 직행이라도 예전에 타둔 게 그나마 잘했다 싶지만 미시령 구간이 구불구불했던 것 말고는 기억이 별로나지 않았습니다.
때 마침 동해바다 쪽에서 일출이 환히 보이기 시작합니다.
콘도를 지은 자리가 참 좋은 자리더군요.
설악산 보이지, 동해안 일출 보이지.
다음 버스를 타보니 코스표가 있어 그 코스표를 찍으니 자활촌, 장??, 원암리 경유가 다 써져 있었습니다.
척산온천까지 간다고 말하니 요금은 1,120원이었습니다.
척산온천까지만 나가는 건데도 구간요금을 내야 되냐고 물어봤더니 속초를 나가기만 하면 무조건 1,120원이라고 합니다.
제가 탄 7시 30분 차는 원암리,자활촌을 다 들어가니 어쨋든 제가 예상했던 시간이 대충 맞았다는 게 다행이었습니다.
사진으로 박아둔 시간표를 비교하면서 앉아있으니 버스가 곧 출발하고는 원암리로 먼저 들어가더군요.
길은 그리 쩔지는 않았지만 희소성에 무게를 두고, 재미있게 승차합니다.
원암리 마을회관에서 돌릴 줄 알았는데 마을 주변 도로를 이용해 한 바퀴 돌아서 학사평으로 진입하더군요.
아까 전에 들러갔던 한화콘도 워터피아를 또 들어갔다 나오는데 이번에는 직진을 하여 자활촌으로 바로 들어갑니다.
짧은 시간을 빌어 미시령 쪽 인근을 다 타보게 되었습니다.
척산온천에 내린 후 그 자리에서 워터피아에서 8시에 출발한 3번 버스에 승차합니다.
# 생각보다 규모가 작아 보이던 척산온천 (유명한 듯 차들이 많이 들락날락 하더군요.)
속초는 카드단말기가 없다보니 무조건 현금이었습니다.
1,000원을 내고, 앉아있으니 버스가 직진을 하여 척산마을회관을 U턴하더군요.
다시 동우대로 오는 길로 진입한 버스는 8시 20분 좀 넘어서 아남프라자에서 저를 내려주었고,
버스에 내려 곧바로 횡단보도에 서 있다가 길 건너서 설악산으로 가는 7-1번 버스에 승차합니다.
번호가 7번과 7-1번이지만 영랑동,의료원을 경유한다는 차이 뿐 별다른 건 없습니다.
아침 해가 떠서 오전으로 치닫으니 푸른 속초의 바다가 그대로 보여서 여행할 맛이 나더군요.
대포항을 지나서 동해상사 차고지도 눈여겨 보고, 설악산입구에서 버스는 우회전을 하여 산 귀퉁이 안쪽으로 계속 들어가 보고서야 속초에서 설악산을 운행하는 7, 7-1번 버스가 자주 다닐 수 있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마을이 많이 형성되어 있고, 상권도 띄엄띄엄 발달 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만보면 민박집,여관,식당 등등이 많아서 등산객이나 관광객을 위주로 한 장사를 하면서 먹고 살거나 배를 타면서 고기 잡는 걸로 경제생활을 하는 것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7번 왕복 소요시간> 속초(장사동)-설악산입구
아남프라자0823 - 엑스포0830,고속터미널0831,대포항0836,설악산입구0838,벼락바위0841,대포동사무소0842,설악초교0845,설악산유스호스텔0847,관리사무소0849,설악산소공원0851 (회차)
대포항입구에서 설악산소공원까지는 생각보다 거리가 길어서 거의 20분 가까이 걸려서야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 설악산까지 타고온 7번 버스.
하차 한 후 손님을 싵는데 주변에 차량이 많아서 회차하는 데 어려움을 겪더군요.
손님을 태우고 내리고, 9시가 되서야 그 버스는 떠나고, 저는 설악산케이블카라도 타보고 싶었지만 돈도 비싸고, 코스를 계속 연결하기에는 문제가 자꾸 생겨서 더 올라갈 수가 없었습니다.
<설악산 매표소 앞 설악산 풍경>
# 설악산이 괜히 유명한 산이 아닙니다.정말
# 명성 답게 아름다운 모습을 갖추고 손님들을 맞이하는 설악산
# 설악산소공원에 자리잡고 있는 식당가에서
# 그러고보니 설악산은 바위가 참 많습니다.
# 등산로 초입. (케이블카도 있고, 등산로도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왕 여기까지 온 거 설악산이라도 제대로 등산 해보고 싶었지만 다음으로 미룰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기왕 속초 왔으니 기념품이라도 하나 사려는데 물건들이 전부 기본 10,000원이 넘더군요.ㅠㅜㅠ
결국 제대로 된 건 사지 못하고, 설악산 지도가 그려진 손수건하나랑 아버지께서 좋아하실 만한 효자손 하나를 8,000원 정도의 돈을 들여서 구입하고, 할머니들이 파는 옥수수를 3개 먹는데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강원도 옥수수와 감자떡 맛에 홀려서 옥수수 3개랑 감자떡 5개에 2000원 정도 하길래 5000원을 내고
감자떡과 옥수수로 아침 겸 점심을 해결하고 (물이라도 있었으니 참 다행입니다)
그 후 10분 더 기다려서 다시 버스를 탔습니다.
이번에는 대포동 동해상사 차고지에서 하차합니다.
차고지에 들어가서 외옹치 행 시간을 물어보니 평일,학생이 나오는 토요일에만 가고, 7시 25분 차 한 대만 운행한다고 합니다.
대포항의 아름다운 바다경치를 보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대포항구 주변 바다의 풍경은 정말 멋있었습니다.
바다를 구경하며 대포항 옆에 있는 봉고차로 만든 가판대에서 칡즙을 마시는데 처음에는 굉장히 쓰지만 추위와 갈증이 사라지는 게 느껴집니다.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가판대 주인께서 서울 사람인 거 아시고, 여기까지 혼자서 뭐 하러 왔냐고 물어보십니다.
그냥 바다 보러 왔다고 하니 가판대 주인아저씨께서는 오히려 바다가 지겹다고 합니다.
맨날 자고 일어나면 바다에 또 바다.., 니까 그렇다고는 하시는데 1년 365일 변함없이 보다보니 바다 쪽은 신경도 안 쓴다고 그러시더군요.
맨날 바다만 보고 있으면 좋은 경치에 대한 감사함이 없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칡즙을 파시던 아저씨께서는 아야진 근처에서 뱃일을 하시다가 사고가 나셔서 겨우 치료를 하신 후에 모었던 돈을 모두 털어서 지금은 이렇게 가판대에서 장사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서울 사람들 중 나이 있는 사람들만 칡즙 찾고, 젊은 사람은 쓰다고 잘 안 먹는다고 하는데,
젊은사람 중에 이걸 먹는 사람은 거의 처음 봤다고 하더군요.
대화를 해 보니까 이 분도 원래는 서울 사람이더군요.
제 기준에서 그때 일 했던 이야기를 말씀드리니 그 분은 어린 나이에 그런 일 하는 건 정말 아까운 거니까 서울로 돌려보낸 거라고 하시더군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후에 10시 15분에 출발하는 성대리 행 16번 버스에 승차합니다.
그런데 13번과 16번이 차량에 같이 달려서 오더군요.
번호가 두 개로 달려서 오는 버스는 처음 봤습니다.ㅋㅋ
일단 버스에 승차하여 성대리까지 간다고 하니 요금은 1,670원이더군요.;;
그대로 요금을 꼻아??박고는 속초를 떠납니다.
<16번 소요시간> 속초→성대리
설악산입구1017 - 고속터미널1023,엑스포1025,아남프라자1028,관광수산시장1032,속초시청1034,영금정입구1037,영랑초교1039,장사동종점1041,봉포리1046,천진1048,용암1리1054,성대1리1100,신평리1102,신평2리1103
기사님께서 승객들이랑 다 아는 사이여서 일일히 인사를 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게다가 승객들도 승차하면 요금을 알아서 10원 단위까지 꼼꼼하게 잘 냅니다.
잘 관찰해보니 주민들이 거스름돈 받는 경우는 거의 없더군요.;;
조양동 소재 고속터미널 쯤 지나니 기사님께서 성대리까지 왜 가냐고 저에게 물어보십니다.
그래서 속초 여행 왔는데 버스여행을 좋아해서 타봤다고 대답하니..,
기사님께서 속초를 오면 거의 관광객들 태반이 바다를 보러 가는데 성대리,신평리,인흥리 다 볼 것도 없다면서..,
왜 산기슭이 있는 동네로 버스를 타러 가냐고 합니다.
번짓수를 잘못 찾아왔다는 말까지 덧붙이시더군요.
그나마 핑계거리로 댈 수 있었던 잼버리장 조차도 누가 버스를 타고 가냐면서 잼버리장 쪽으로 갈 거면 신평리까지 가라고 하십니다.
알고보니 이 차가 하루 한 번 성대리에서 신평리까지 연장하는 노선이더군요.
그래서 번호가 13번,16번으로 달린 거였습니다.
제가 새롭게 안 사실은 정작 속초 사람들은 관광객들과 바다는 지겨움의 대상이었습니다.
사계절 365일 내내 맨날 보는 게 관광객과 바다니.. 그럴만도 했지만 오히려 이 사람들은 서울사람들 상대로 장사를 하면서도 서울촌놈이라는 비아냥 거리기 일쑤겠더군요.
도시에서 살다온 촌놈들이 바다에 대해 뭘 아냐는 식이었죠..;; 바다가 뭐가 좋다고 오냐는 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생각보다 제가 모르고 있던 게 많았다는 점도 느낄 수 있었던 데다가..,;; 홍천과 인제에서 만났던 분들이 정말 친절한 곳이었다는 걸 다시금 절감합니다.
용암2리로 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지만 용암2리로 들어가야 되는 곳은 가지 않고, 엉뚱한 곳으로 들어갔다 나오는 게 자꾸 보였습니다. 용암1리,성대2리 그리고 성대1리 쪽은 그래도 짧게나마 1차로 길이 있더군요.
성대리에서 승객들이 다 내리고, 저 혼자 신평리로 내려옵니다.
기사님께서 차 시동을 끈 곳은 신평리 종점이었습니다.
102기갑부대 안 쪽에 살짝 정류소가 있는 게 보였지만 이 노선은 기갑부대를 들어가지 않더군요.
잼버리장을 가보려니 여기서 거리는 많이 멀지는 않았지만 인흥-성천을 타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습니다.
버스 사진 하나 찍고, 보니 생각보다 속초가 버스노선이 정말 많이 부실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관광객 아니면 지역주민 위주로 장사를 하다보니 시간표도 제대로 걸린 곳이 없었고, 그리고 여기 와서 추가로 알게 된 사실은 말브로맨이라고 써진 곳이 바로 신평리종점에 있는 찻집 이름이더군요.
이렇게 해서 성대리 행 시간표에 붙은 잼버리장, 말보로맨의 비밀을 밝혀내는데 성공합니다.
사실 16번을 탄 목적은 성대리도 있지만 가장 큰 건 이 잼버리,말보로맨,용암2리 경유 여부였기 때문이었죠.
표지판을 보고 어이가 없어서 마냥 웃기만 했습니다.
정보 상에는 버스는 13번 루트대로 떠나야 했지만 실제로는 다시 16번 노선대로 11시 15분에 그냥 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버스를 다시 타지 않았지만 용암2리가 어떻게 경유하는 지는 궁금하더군요.ㅠㅠ
거길 진짜로 가기는 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덕분에 네이버 노선정보도 무작정 신뢰 하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이제 지도를 보고, 인흥리로 넘어와야 하는데 15번이 인흥리-성천리 순환으로 돌기 때문에 속초에서 타고 들어가면 내리기가 정말 별로였기 때문입니다.
지도가 부실해서 찾아가는 데 생각보다 애를 먹었지만 최근에 핸드폰을 스마트폰으로 교체를 한 덕분에
이제는 네이버지도를 길 바닥에서도 이용할 수 았었습니다.
그래서 어렵지 않게 인흥리로 연결되는 길목을 찾아내서 그 길로 그대로 내려오니
인흥리 15번이 지나가는 길목을 찾아낼 수 있었고, 그 찾아낸 길목 삼거리에서 좌측을 꺾으니
신평리 말브로맨에서 40분 정도 걸어서 인흥초등학교 인근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버스가 오려면 아직 30분 이상 남아서 가게에서 과자 하나 사 먹고는
버스정류소에 앉아서 경치좋은 설악산 산기슭동네 구경을 합니다.,
순환이 시작되는 지점에 서서 기다리니 12시 35분 쯤에 15번 버스가 나타납니다.
이 번에도 13번과 15번을 같이 달고 오는데 앗!!! 아까 16번 타고 왔던 거랑 같은 차량입니다.ㅠㅠ
저 멀리서 보니 기사님께서 환하게 웃고 계십니다.ㅋㅋ
승차하니 기사님께서 어이가 없는 건지 웃긴 건지 신기한 건지 분간할 수 없는 큰 웃음으로 절 맞이하셨고,
저는 1,250원을 지불합니다.
고성에서 속초로 들어오는 초입 동네인 장사동까지만 간다해도 구간요금은 봐주는게 없었습니다.ㅡㅅㅡ;;ㅅㅂ;;
기사님께서 어떻게 여기로 넘어왔는 지 신기하다면서, 대순진리회 쪽으로 연결된 길로 넘어왔냐고 물어보시고는 넘어온 경로를 잘 설명 드리고 나니 서울에서 온 사람이 이런 동네를 어떻게 알고 왔는지 정말 신기하다고 하시며 여기까지 오는 사람은 연고가 없는 한 없다고 합니다.
그 덕분에 속초시내버스에 대해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다 듣고보니 속초시내버스는 거의 대부분의 노선이 설악산인근 기슭에 있는 시골동네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신평리,성대리,인흥리,성천리,학야리,도원리,구성리 전부 다 설악산 바로 아래 시골동네였는데 눈이 오면 바닷가의 2배 이상은 폭발적으로 내리는 데다가 겨울에는 정말 춥다보니, 눈만 왔다하면 그게 다 순식간에 얼어버려서 몇 달동안은 운전하기 정말 힘든 곳이라고 하더군요.
이 주변도로는 땜질도 제대로 하지 않았던 탓에 2차로임에도 쿵쿵 거림은 정말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툭하면 움푹파인 곳에 바퀴가 끼어 덜컹거리는 충격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죠.
고성군청이 재정이 부실하다보니 속초시청에서 신경 좀 써줘야 되는데 고성군이라고 전혀 지원해 주는 게 없다고 합니다.
버스만 같이 놀지 행정은 따로 논다는 이야기였습니다.ㅡㅅㅡ;; 피해자는 결국 기사님과 승객들이었죠.ㅠㅠ
15번 버스 코스대로 성천리를 그대로 한 바퀴 순환하면서 승객을 태우고는 인흥삼거리 반환점이 나오는 곳에서 인흥초등학교 1차로 길로 넘어서 올라옵니다.
이렇게 올라가는 코스가 하루에 딱 두 번입니다.
짧지만 굵은 1차로였습니다. 1차로가 드문 속초에서 이런 노선을 타보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었기에 제가 먼저 결론을 내리자면 하루 2번 밖에 안 들어오는 이 경로를 타기 위해서 그동안 삽질로 보이는 짓을 한 겁니다.
그러고는 13번 경로대로 아까 16번 탈때 회차했던 말브로맨을 지나 신평1리 화전민촌(성대리로 올라가는 길)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회차합니다.;;
12시 55분까지 5분 정도 쉬는 동안 정류장하고 버스 사진도 찍어두고는 다시 버스에 탔습니다..
12시 55분에 속초로 출발하는데 나오면서 아까 16번 버스를 타고 오면서 봤었던 102기갑부대 방향으로 우회전하며 들어갑니다.
입구에서부터 정류장이 훤히 보인다는 특징이 있더군요.
군부대가 정말 꽤 크더군요.
그 부대 안을 회차하면서 외박 나온 군인들을 태우고 (팔에 붙은 사단마크 보니 22사단 소속 군인들입니다)
다시 13번 노선이 운행하는 경로를 따라가는데 정말 금방 속초로 들어옵니다. 장사동까지는 불과 15분 소요됩니다.ㅡㅅㅡ;;
버스가 빨리 온 것도 빨리 온 것이었지만 골치아픈 노선 위주로 코스를 짜서 전부 다 성공시켰다는 기쁨을 만끽한 채 장사동에서 하차합니다.
장사동에 내리니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동해바다가 파도를 일렁이며 춤추고 있더군요.
그동안 겪은 스트레스를 한방에 보내버립니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모자라서 그렇게 깊게 보지는 못했습니다.ㅠㅠ
장사동에서는 곧 도착한 19-1번 버스에 승차합니다. 아야진까지 1,120원 받더군요..;;
그런데 이 버스는 기존 1번 버스와는 좀 다르게 운행 하더군요.
봉포리에서 7번국도로 쏘다가 경동대학교로 ㅓ형 들어가고,
청간에서 아야진 안으로 들어옵니다.
아야진항은 정말 규모가 크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나름 1차로였지만 이건 좀 지저분한 느낌을 가지고 있었죠.
버스에 내리니 슈퍼 문 앞에 시간표가 붙어있었습니다.
경동대학교에서 중간에 회차하는 808번, 가게에 들어가서 시간표를 보는데 시간표가 두 개더군요.
이게 뭐지?하고 보고 있는데 노쇠하신 주인할아버지께서 나오시더거니 느린 손가락으로 친절하게 휴일 구분이라고 잘 설명 해 주셔서 사진으로 잘 찍을 수 있었습니다.
시간표를 확인 해 보니 제가 성호아파트에서 13시 10분에 출발한 차량을 탔더군요.;;
아야진 등대까지 걸어가서 바다를 계속 구경합니다. 거칠은 속초바다가 나의 가슴을 탁 트이게 하네요.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아야진리 등대에서 찍은 해변가 풍경>
하지만 엄청나게 불어대는 바람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지독한 소금냄새를 코에 가득 머금고, 그렇게 푸르디 푸르고 망망한 동해바다 감상을 멍하니 하다가.., 서둘러서 14시 25분에 출발하는 19-1번 속초 행에 다시 몸을 실었습니다.
이제 장천 노선을 타봐야 했는데 시간표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장사동영업소는 전화가 불통이고.ㅠㅠ;;
할 수 없이 그냥 15번의 나머지구간을 해결하고자 다시 장사동에서 하차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성대리 행 16번과 인흥-성천 15번 행 잔여구간의 시간이 중복되더군요.
성대리 행 16번은 대포동에서 14시 35분, 인흥성천 행 15번은 14시 50분;; 머리를 써 보았지만 연결해서 탈 수가 없었습니다.ㅠㅠ
둘 다 다음 차 시간을 보니 붕 떠버립니다.
해가 짧아져서 18시만 되어도 해가 기우니 이 시간에 탄다고 해도 별 의미는 없었습니다.
길 건너에서 한참 갈등하다가 용암2리로 결정하고, 14시 35분에 출발한 16번 버스에 승차합니다.
혹시 몰라서 용암2리 가냐고 물어보니 간다고 합니다. 요금은 1,100원이더군요. (의외로 싸군..)
그런데 용암2리를 안 들어갑니다.
결국 빠른 행동으로 15번을 다시 타러 가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아놔!!ㅠㅠ 나갈때 용암2리를 들리는 것이었습니다.ㅠㅠ;;
결국 성대1리까지 간 버스는 15시 10분에 성대1리 마을회관에서 멈춰섭니다.
용암2리 언제 가냐고 여쭤보니 역시나 나갈때 들릴 거라고 합니다.
어쨎든 나갈때 용암2리를 간다는 걸 알아낸 것으로 수확을 하고, 용암2리 마을회관을 지난 회차지에서 15시 30분 쯤에 하차합니다. 여기는 1.5차로라 그나마 타볼 만 했습니다.
버스는 곧바로 떠나고 저는 결국 속초 지역에서 토성면 인근으로 돌아다니는 건 거의 전 노선 성공시켰지만 도원3리와 장사동에서 인흥초교입구 구간은 어쩔 수 없이 남겨야만 했습니다.
다시 되돌아 걸어나오니 1번을 탈 수 있는 천진리까지는 금방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성대리는 본전을 뽑았으나 성대-신평이 엮이는 길을 생각하다가..ㅠㅠ 좋은 코스를 만들 수가 없는 구조가 아쉬웠습니다.
관광객에게 속초시내버스는 버려진 땅 같은 것이었습니다.
거의 전 노선이 산동네로 들어가다시피하니 관광객으로 버스를 타고 다닌다는 건 ㅠㅠ
곧 도착한 1번 버스를 타고, 속초시외버스터미널로 갑니다. (하필 이건 코스표가 제대로 안 붙어 있네요.ㅠㅠ 이럴 줄 알았으면 잘 관리를 해 둘걸 하는 후회가 막심했습니다.)
수복탑에서 하차하여, 속초시외터미널로 걸어가니 16시 35분입니다.
이제 해가 저물어 가니 오늘도 밖에서 자는 건 좀 애매해서 집에 가기로 결정합니다.
동서울은 죽어도 가기가 싫었고, 시간을 보니 16시 50분에 안산 행 차가 있었습니다. (고속으로 양평 가는 건 이게 막차나 다름 없었습니다)
매표구에서 양평으로 표를 달라고 하니 자리 그냥 아무데나 앉으라고 합니다. 요금은 동서울보다 더 비싼 19700원..이었고, 차량은 금강고속 구형럭셔리입니다.ㅡㅅㅡ;;
동서울이 싫어서 이 차 탑니다. (집에 가기에는 동서울 참 더럽죠.. 그놈의 2호선 드립 제발 좀 안 쳤으면 좋겠습니다. 줄 서서 타야 하는 1007과 7770은 정말 죽어도 싫었고, 복잡한 서울을 거쳐 집에 가는 건 정말 싫었습니다..;;)
승객은 저를 포함해 5명이었습니다. 나머지 4명은 전부 안산 가는 사람입니다.
기사님께서 양평 사람인가봐요?? 그러시며 이걸 타고 양평으로 가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합니다.(*사실 제가 양평 표를 끊은 이유는 서울을 들리기 싫었던 데다가 겸사겸사 매점아저씨를 보기 위해서입니다.ㅋㅋ)
<속초→양평> 금강고속 구형럭셔리, 요금 19700원
속초시외터미널1650 - 현대아파트(속초고교)1655,학사평사거리1659,미시령요금소1702,미시령터널1705-1708,용대삼거리1716,백담사입구(정차)1719,남교리1724,한계삼거리1731,원통터미널1737(정차),서호다리1739,합강교차로1743,인제터미널1745(정차),인제대교1748,인제38대교1750,38선휴게소1752,신남휴게소1755,신남터미널(정차)1801,다물1804,과학훈련장입구1805,장남입구1809,자은입구1812,가리산입구1816,철정검문소1819,말고개1820,구성포교차로1823,홍천터미널(정차및휴식)1831-1850,홍천I.C1854,오안초교1856,월천리1859,홍천정보과학고교1901,차차차휴게소1904,용두휴게소1906,비룡휴게소1908,삼가삼거리1911,
금곡교차로1915,마룡교차로1917,용문교차로1920,양평월드휴게소1925,양평터미널1931(하차)
☆풀버젼으로 국도 이용, 백담사,원통,인제,신남,홍천만 정차함.
속초-동서울이 빠르긴 했지만 속초에서 국도로 쭉 쏘는 것도 장난 아니게 빠르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44번 국도에서는 그냥 100킬로를 넘게 달리기도 하죠)
이 버스는 홍천에서 쉽니다. (중간에 화양강이나 두촌은 쌩까죠)
그래서 2시간 40분에 양평터미널에 도착합니다.(홍천에서 쉬는 것 때면 2시간 20분 정도면 됩니다. 즉, 서울에서 국도로 속초 가면 3시간이면 된다는 이야기이죠.)
양평터미널에 도착하니 매점아저씨께서 변함없이 저를 반겨주셨습니다.^^
오늘은 어디 갔다왔냐고 물어보셔서 속초 갔다가 지금 왔다고 하니.. 기사님께서 허,허 그러시며, 그 먼데를 갔냐고 하시며, 음료수도 그냥 주시길래 얻어먹고,ㅋㅋ
그 분과 재미있게 담소를 나누다가, (다른 분들은 다 자러 갔다고 합니다)
20시에 출발하는 항금리 가는 버스를 타는 것으로 오늘의 시승을 모두 마칩니다.(항금리문화마을 매점에 갔더니 아주머니께선 오늘 딸 결혼식 갔다 왔다고, 이것저것 결혼식에서 받은 음식을 제공해 주어.ㅋㅋ 하여튼 양평에서 저녁을 먹고 오다 시피한 하루입니다.)
<양평→성덕리,항금리> : 2000-2032
<항금리→광주> : 2040-2105(2110퇴촌출발)-광주2122 도착
<광주→수원> : 2135-2302 ※660번 버스
20시 차를 타도 집에 갈 수 있다는 걸 결론 내립니다.ㅋㅋ
긴 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