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4. 24 시승기 - 철원군 시내버스 기행
그동안 내리 경기도만 돌다가 오랜만에 주말을 이용해 머나먼 철원으로 당일치기 시승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첫번째 목표는 일동에서 7시 50분에 있는 포천교통 3번 안약사 노선을 타는 것이었는데...,
이 버스를 타려면 의정부역에서 6시 30분에 출발하는 138-5번이나 광릉내에서 6시 50분에는 7번을 타는
두가지 경로가 있는데 의정부로 해서 올라가는 경로는 어차피 다음에도 갈 일이 있을 거 같아서
광릉내로 코스를 결정하고 시간을 확인해보니 광릉내에 무조건 6시 50분까지 도착 해야만 연결해서 갈 수 있는 코스더군요.
그래서 광릉내로 진입하는 노선(1번,11번,88번,707번,7007번)들의 되돌아 올라가는 첫차시간을 하나하나 살펴보니 도와줄 만한 노선은 707번 하나뿐이었습니다.
707번 첫차시간은 광릉내에서 4시 40분.. 청량리에서는 최소 5시 30분-40분 사이를 왔다갔다할테지만
707번의 느린 속도로 봐서는 첫차를 타도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불안했지만
그렇다고 동서울에서 일동 가는 강원고속 직행을 타려니 5200원이라는 거금이 부담스러웠습니다..
새벽부터 집을 나서는데 늦잠에다가 꾸물거리다가 사당역으로 가는 7770번 3시 40분 차를 놓치는 바람에 (다음차는 4시 30분)
역전으로 나가 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갑니다.
꽤나 귀찮은 환승(용산역-501번-종로1가-270번)을 이용하여 5시 40분에 목적지인 청량리에 도착합니다.
707번이 언제 오려는지 불안한 가운데 버스가 다행히 금방 나타납니다.
버스에 오르자마자 기사님께 첫차냐고 여쭤보니 세번째 차라고 하십니다.
707번 청량리 첫차는 5시 30분이었네요.ㅡㅅㅡ;; 두번째차가 5시 36분이었단 이야기고,
<707번 소요시간>
청량리0542 - 삼육병원0546,동부시장0551,상봉역0554,망우역0557,신내동(망향국수)0602,
신내검문소0604,갈매동0607,퇴계원사거리0612,임송삼거리0619,내곡리0622,밤섬랜드0624,
내각한신아파트0629,장현0639,정광아파트0642,신광마을입구0644,광릉내0647
청량리를 출발하는데 버스가 영 진전이 없었습니다. 이러다 정말 늦을 거 같아서
기사님께 6시 50분까지 광릉내로 가달라는 부탁을 드렸더니 처음에는 갈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하시더니 제가 간곡히 이야기 하자 도와주겠다면서 속도를 내시면서 달리기 시작하지만 별다른 속도감이 붙지 않아 끙~~~ 끙~~~ 거리는데 기사님께서 이 707번이 배차간격이 짧은 탓에 조금만 빨리 가려해도 앞차랑 붙어서 그리되면 골치가 아파지니 느리게 갈 수 밖에 없는 건 이해해 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서울에서 가까운 곳의 시골의 냄새가 느껴졌던 구리시 갈매동도 아파트로 도배를 하고 있었고,
담터 뿐만이 아니라 707번 가는 길 내내 신호대기 시간이 긴 곳이 많아 똥줄은 정말 극에 달합니다.
쌩쌩 달리며 앞질러 가는 일동 행 강원고속이 정말 부러울 정도였습니다..ㅡㅅㅡ;;
내각리 2개 신호의 악몽은 기사님의 신호위반 스킬로 간단히 처리 되었다는 거에 위안을 삼고, (돌이켜보니 이게 제일 컸죠)
꽤나 혼잡한 장현을 겨우 벗어나 3분을 남기고 광릉내에 도착합니다.
터미널시간표를 확인할 틈도 없이 버스에 내리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일동 행 7번에 곧바로 환승합니다.
그리고 6시 50분 부릉부릉 시동을 걸며 남양주시를 탈출합니다..(코스연결에 도움을 주신 707번 기사님 정말 감사합니다^^)
<7번 소요시간>
광릉내0650 - 내촌0658(0700출발),베어스타운0703,소학1리종점0705,소학2리0707,
신팔리0711,서파검문소0712,봉수리0715,운악산입구0718,화현교차로0720,일동병원0722,
유동리0724,괸돌0726,일동0729
7번을 타니 정말 달리는 속도 자체가 다르더군요. 아까 탔던 707번 기사님은 기어를 5단까지 미리 다 넣은 다음 계속 밟으면서 속도를 쫘악 올리는 스타일이었지만
이번에 탄 버스는 적절한 기어변속 타이밍을 맞추어 넣으니 속도감 자체가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 달려 봉수리 쯤 오니 선샤인이 늦잠을 잔 듯 지금 연락이 옵니다.
이 녀석이 올 거라고는 생각치도 못했지만 온다고 하길래 강남에서 10시 30분에 있는 철원 직행 타고 오라고 일러주었습니다.
그 이후 안정적인 속도로 화현을 지나 7시 반에 일동에 도착합니다. 이로서 1차 목표는 성공..,
시간이 의외로 많이 남아서 일동터미널에 들어가 시간표 바뀐 것이 있는 지 확인한 다음 (애석하게도 오락실은 역사속으로 들어가버렸지만) 7시 50분에 출발하는 안약사 행 3번 노선이 도착하여 승차합니다. (예전에는 타운으로 다니더니 그새 차가 바뀌었더군요)
<3번 소요시간>
일동터미널0750 - 제일온천0752,사직리0754,연곡리0755,심재0758,이동터미널0801,도평리0805,안약사0811
기사님 바로 뒷좌석에 앉아 있던 손님이 누군가 했더니 교통조사알바하는 분이더군요.
기사님께서 참 친절하시더군요.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차 가려면 3분도 더 남았으니 여유있게 타라고 하시면서도 알바하시는 분 음료수 하나 건네주며 일일히 챙겨주기도 하면서
승객들 하나하나 다 아는 사람이라 일일히 친절히 인사하는 것도 잊지 않으시는 분위기가 참 좋습니다.ㅎㅎ
예전에 이 노선을 시승할때는 안약사를 들어가지 않았었는데
언제부터 노선연장을 했는지 안약사까지 들어가더군요.
# 경치는 참 좋고, 길도 참 좋고..., 둘 중에 하나는 반드시 안 좋아야 하는데..ㅠㅠ
# 3번 버스의 종점은 바로 여기..^^
#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매점
길이 참 좋은 덕분에 입구에서 2분도 걸리지 않아서 8시 10분쯤 됐나 싶을 때 지도상 삼거리 진 매점이 있는 곳까지 도착하여 거기서 회차합니다. 다시 되돌아 나가는 시간은 8시 30분 입니다..
차가 상당히 오래 쉬더군요. 이렇게되면 다시 타고 되돌아나가도 상관 없었지만.., 내 목적은 그게 아니니.. 패스하고 매점으로 들어가려는데 폐업을 했는지 문은 잠겨있습니다.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안은 쥐 죽은 듯이 고요하더군요. 제가 매점앞을 계속 서성거리니
기사님께서 매점 주인이 자느라 가게 문을 열지 않았으니 문 두들기면 열거라고 일러주셔서
문을 두들겨 봤더니 노쇠한 주인할머니께서 방문을 열고 나오십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갔더니 간편하게 먹을만한 빵이나 라면은 없고, 때마침 담배가 다 떨어져서 담배랑 간단한 음료수 하나를 산 다음 용화동 들어가는 길을 물어봤더니 친절하게 뒷길로 들어가라고 설명 해 주십니다. 걸어가면 2시간은 걸릴거라고 하는데..ㅡㅅㅡ;;
그런데 주인할머니께서 알려주신 길은 찻길로 쭉 가는 것이 아닌 가게 뒤로 눈이 녹아버려서 생긴 진흙탕 길로 가라는 것이더군요.
빼곡히 나무로 뒤덮힌 울창한 숲과 높이 솟은 산은 문제가 아니었지만 진흙탕으로 뒤덮인 길이 신경 쓰여 쉽게 발걸음을 뗄 수가 없더군요.
바로 옆에 닭장에는 닭과 오리(녹색머리인 청둥오리도 있고)들이 한때 뒤섞여 즐겁게 놀고?? 있더군요.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쉽지 않은 칠면조와 거위도 있었고,ㅎㅎ
때마침 봄이라 그런지 새끼들까지 부화되어 있어서 보기가 좋더군요.
결혼식을 나간다는 동네아저씨와 기사님의 대화하는 모습을 뒤로 한채 용화동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합니다.
# 흐미..., 걸을 때 최악인 진흙탕 비포장..ㅡㅅㅡ;;
민가를 벗어나자 첩첩산중이 계속 되고, 길은 비포장의 연속이었습니다.
길 상태를 보니 땅이 젖어 있을땐 차로 가기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포천시 약사에서 철원군 용화동으로 넘어가는 약사령은 생각보다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고갯길이 의외로 많이 험하더군요.
# 끊임없는 비포장 길을 계속 올라가는 중간에
# 깨끗한 계곡물이 날 반기고
# 시경계를 나타내는 듯한 돌맹이 부대를 만나
지도를 펴고보니 각흘봉이 해발 800미터가 넘어갔으니 차로 올라갈때 조심해야 하는 구부러지는 클라이막스 형태 길목이 대략 두군데 정도였고, 정상까지 올라오니 대략 45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비포장길이었지만 비포장의 형태가 경기도와 강원도를 구분하는게 눈에 보이더군요.
# 여기가 도 경계인 듯합니다.
# 이제는 내려 가는 길
포천 쪽은 자갈,흙이 많았고, 철원 쪽은 모래,흙(젖어있더군요)이 뒤섞인 형태였습니다.
철원 쪽으로 넘어오니 오히려 걷기가 더 편하더군요.
쭉 내려오는데 시원하게 더위를 막아줄 수 있는 솔나무를 베어 놨더군요.
# 내려오는 중간에 계곡물에서 잠시 휴식도 취하고..ㅋㅋ
# 여기에 뭔 공사하는지...???
무슨 공사라도 하려나?? 싶어 나이테를 보니 수령이 무려 30년이나 되더군요.
여기에 공사할게 있으면 군사적 관련이 있을텐데?? 싶어서 나무를 베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니 군인이 아닌 민간인들이더군요.
민간인들이 왜 나무를 베는 거지?? 하는 의문에 사로잡히지만 해소할 방법은 없고, 마음을 비운채 계속 걸어가서 용화동 공용화기훈련장을 지나니 마을들이 하나하나 보이고 꽤 큼직하고 멋있는 용화동저수지가 나를 반깁니다.
사장님께서 예전에 용화동 노선이 마을 안까지 들어왔다 나갔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지금 현장을 보니 여기 저수지 삼거리까지 왔다가기에는 노선이 너무 싱거웠죠.
# 이정표를 지나고
# 용화동 저수지 전경.1
# 용화동 저수지 전경 2
# 우와 멋진 경치닷!! ㅋㅋ
그래서 마을 안으로 걸어들어가니 낚시하기에는 금상첨화일 거 같은 저수지를 낀 슈퍼가 하나 있더군요.
슈퍼 안에 들어가 버스 회차지도 확인하고, 나무를 왜 베어버리는 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30년이 되면 그 나무들을 베어놓고, 새로운 묘목을 심어 30년까지 크게 둔다고 하더군요.
납득이 가진 않지만 뭐 어떻습니까..?? 다시 심어준다는데..,
슈퍼에서 초코파이와 물을 사서 아침을 간단히 해결한 후 길을 걷다가보니 갈림길이 나옵니다.
# 용화동 마을회관.., 여기가 신철원 3리더군요.
# 페교인 걸로 추정되는 용화동 분교
이럴땐 어디로 갈지 몰라서 참 난감한데 오른쪽으로 난 길은 완전 산속이라 버스가 들어갈 리가 없어서 호수를 낀 좌측으로 계속 걸어들어간다음 우측 커브를 틀었더니
정류장이 세워진 공터가 날 반깁니다.
물어보니마나 여기가 종점이라는 확신이 선 채 안도를 합니다.
# 용화동 버스 종점 드디어 도착.ㅋㅋ
# 종점 앞 용화동 교회
# 아름다운 용화동 저수지
도보 소요시간은 1시간 40분.., 약사에서 걸어서 오면 2시간 정도 걸릴 거리가 충분하였습니다.
그래도 버스 타려면 시간이 꽤 많이 남아서 저수지 경치를 즐기면서 정류장에 몸을 뉘여 푹 쉬었습니다.
날씨가 봄이라 그런지 나른나른하고, 저수지경치도 좋고.ㅎㅎ
버스시간이 지나니 저수지 건너편에서 저 멀리 버스가 오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건너편이 훤히 보이니 버스엔진소리까지 들립니다.
그런데 버스가 어디론가 갔다 오는지 금새 마을 안으로 들어오지는 않더군요.
어느새 와 계시는 할아버지에게 여쭤보니 용화동 방향은 약사 쪽으로 약간 더 갔다가 이 곳으로 온다고 하더군요.
헐..ㅡㅅㅡ;; 어쨎든 제가 지나왔던 곳이기도 해서 나중에 확인을 다시 하기로 하고(회차지로 감이 잡히는 곳은 두군데인데 어디까지 갈지 종잡기가 힘들더군요)
# 큰 보람이 되는 버스 들어오는 모습
곧 도착한 제일여객 시내버스에 승차합니다.
거리가 가깝다보니 신철원까지는 1000원이었습니다. 요금 부담은 전혀 없었습니다.
운전석 쪽에 코스표가 있어 사진으로 정확하게 박아넣고, 신철원으로 되돌아갑니다.
철원에는 유래없는 동굴터널을 지나니 등장하는 삼부연폭포의 경치도 정말 인상적이었지만
늦게 발견을 한 덕분에 사진 찍는 타이밍을 놓쳐 매우 아쉬웠습니다.ㅡㅅㅡ;;
# 철원 삼부연 폭포 앞에 이런 동굴이 잇을 줄이야.ㅋㅋ
그렇게 11시 좀 안 되어서 신철원에 도착합니다.
아까 사진으로 박아넣었던 코스표를 보니 11시에 출발하는 텃골,신수리 경유 와수리 행이 아까 타고 왔던 용화동 노선이랑 같은 코스였습니다.ㅡㅅㅡ;;
# 신철원 - 텃골, 신수리 경유 - 와수리 행, 그런데 아까 타고온 차와 같은 차입니다.ㅡㅅㅡ;;
버스는 쳐다보기도 싫었지만 어쩔 수없이 버스에 다시 타서 기사님께 와수리까지 간다고 말씀드렸더니 돌아간다고 알려주실 뿐 별다른 말씀은 하지 않으시고, 43번 국도로 올라가는 코스가 아닌 신수리로 돌아가는 코스이다보니 그냥 43번 국도로 쭉 올라가는 와수리보다 더 비싼 2900원(잠곡리 경유 차량도 동일함)의 요금을 내고 타고 갑니다.
신수리 쪽으로 가는 손님이 아니면 전부 걸러내면서 문혜리까지 올라가던 버스는 신수리 쪽 지방도로로 기수를 틉니다.
슬슬 백골부대 소속 군부대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어느덧 텃골 근처에 접근하는데 지도 상에 텃골은 얼핏 봐서는 마을 안의 길을 한바퀴 뱅 돌아갈 거 같지만 ㅓ형으로 왕복하는 구조더군요. 그것도 1차로 길이 아닌 2차로 길을 이용하여서 (내 그럴 줄 알았다;;;)
성소기도원입구를 지나 백골부대 앞에서 차를 돌립니다.
# 성소기도원 전경.
부대 앞에 설치된 백골부대의 그림이 너는 이제 지옥에 왔다는 듯이 ㅡㅅㅡ;; 환영을 하는 거 같은 느낌이 납니다. 원래 신철원-신수리가 대략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인데 텃골을 들어갔다 와서 그런지 5분 남짓 더 걸리더군요.
신수리에서 손님을 태워 올라가는데 와수리 손님은 없고, 47번 국도 직행이 안 서는 구간에서 물갈이를 하는 형태였습니다.
신수리와 가까운 쪽과 와수리와 가까운 쪽 생활권이 다르더군요.
직행은 무정차 간선 축인 셈이었습니다.
직행과 시내가 나눠먹기 장사를 하는 형태더군요.
강원고속 직행이 정해진 곳 외에 야박하게 안 서는 것도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 사실까지 알고나니 신수리를 제외한 구간에서 손님이 손 흔들어도 쌩간다고 욕 할 수가 없는 것이었죠.
버스 타고 오면서 기사님께 간단히 제 소개를 하고, 민통선으로 민간인이 타고 들어갈 수 없는 무언지 여쭈어봤더니 생창리와 유곡리(통일촌), 마현리(52초소) 노선이라고 그러시더군요.
그나마 마현리 노선은 38연대 연장하는 시간대에 끼어서 탄다음 화천 간다고 하면 통행증이라도 끊어주기 때문에 사정이 좀 낫다고 말씀 해 주셨고, 가만보니 도창리도 민통선이 아닌가 싶었지만 다행히 도창리는 검문소 직전에서 회차하는 차라고 합니다.
즉, 유곡리 노선의 단축판이더군요. (통일촌은 휴전선과 2키로 거리라고 하니..)
나름 각오하고 물어본 거지만 통일촌 노선이 하루 두번 이길리까지 정말 오는 건지를 물어보기가 정말 너무나도 어려웠습니다.;;
정연리를 타보고 나서는 더더욱 그렇네요.ㅠㅠ
결국 그 질문은 나중에 해답을 찾아보기로 하고 마음을 비웁니다.
어쩌면 이 철원의 민통선 노선을 타본다는 게 신성교통 93번을 타는 것보다 몇배는 더 어렵다는 생각이 드네요.
# 와수리 전경.
# 와수베가스에서 풍기는 군인냄새.
와수베가스라는 명언답게 주말이라 군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주말에만 볼 수 있는 이 동네에 풍경으로는 간혹 군인들과 여자친구들이 서로 껴안거나 같이 팔짱끼고 다니기도 하고, 가족들이 여기저기 밥 먹으로 들어가는 모습도 간간히 보이고 그 틈을 빠져나와 와수리 터미널에 붙은 시간표를 사진을 박아넣고보니 경기고속에서 간이시간표를 만들어놓은 게 있어서 하나씩 챙기고 강원고속 사무실에도 시간표를 얻었습니다.
KD가 철원에 진출하니 BH116만 당기던 강원고속 동서울-일동 라인 노선들도 장비가 무지막지 하게 좋아지더군요.
이제는 철원-부천까지 뚫리는 마당이니..,
죄다 그랜버드 신형.., 요즘엔 대우차가 뜸해졌다는 것이 좀 의아합니다.
사무실 관계자는 예상과는 달리 별다른 걱정은 안하시더군요.
일단 소요시간 면에서 차이가 나니 와수리에서는 우리 장사를 빼앗기진 않을 것이다 라고 생각을 하는 거 같았습니다. 게다가 신수리와 자등리에서도 많이 타니깐...,
그래도 차량을 좋은 것으로 들여오니 약간의 노파심은 있다고 말씀하시더군요.
버스에 대해 잘 아는 젊은 사람은 드물다는 말씀도 하시면서 혹시 생각 있으면 이력서 쓰고 한번 와보라며 명함도 하나 건네주셨습니다. ㅋ
떨떠름한 마음으로 (제발 강원고속이 KD 좀 발라버렸으면 하는 마음이 있죠) 강원고속 사무실을 나오니
선샤인에게 이제서야 신철원에 도착했다는 연락이 들어옵니다.
에구구,, 선샤인이 좀 더 빨리 왔음 어떻게든 와수리에서부터 시작을 해 보겠는데..ㅠㅠ
곧 다른 노선 하나 잡아야 하는 상황인데다가 신철원에서 도무지 선샤인을 여기로 부를 수 없어서
내가 신철원으로 갈때까지 기다리도록 양해를 구한다음 다시 군인백화점 앞 버스 타는 곳으로 되돌아와 12시 05분에 출발하는 병참부 노선에 승차합니다.
# 다 낡아버린 차의 위엄..??
요금은 1300원.., 노선경로는 중간중간 선다는 것만 차이가 있을 뿐. 직행과 똑같고,
예상대로 자등6리 원아사(신수리에서 도평리 방향으로 대략 2-3키로 거리) 앞까지 와서 차를 회차하는데 사각지대에 큰 군부대가 하나 있더군요.
기사님께서 여기가 병참부 본부라고 내리라고 하십니다. 헐..
저를 면회 온 사람으로 생각하더군요.
처음에는 황당했지만 버스에 내려 주변을 돌아보니 그럴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유는 회차지가 바로 군부대 앞인데다가 주변에 구경거리가 거의 없고, 등산하는 행색도 아니고,
주말이기도 하여 여기에 올 이유가 있는 사람은 면회객 뿐이었던 것이죠.
# 자등리 원아사입구 종점. 여기서 각흘계곡을 넘어 약사입구까지는 생각보다 먼거리입니다.
# 진흥여객 매표소, 강원 자등영업소 라고 써진 현판만 보더라도 여기가 직행이 서는 곳임을 알수 있습니다.
# 상해계곡을 한번 들어가보고 싶었지만 차도 없는 상황에서 그러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한 시간이었습니다.
전에 이 정류장에 직행이 선다는 것을 알아놓은 게 오늘 시승의 큰 도움이 됩니다.
매표소와 가겟집을 겸하는 곳으로 들어가 표를 끊으니 요금은 1400원입니다.
시간표를 보니 곧 직행 한대가 들어올 시간이더군요.
표를 끊고, 정류장에서 곧 도착한 시외버스에 승차합니다.
직행을 타고 자리에 앉으니 몸은 정말 편하였지만 국도만 오가는 쓰레기 노선 하나를 왕복한 셈이라 별로 기분은 좋지가 않았습니다.
13시 좀 안 되서 와수리로 되돌아오자마자 곧바로 시내버스 타는 정류장으로 이동하여
13시에 출발하는 청양1리 경유 신철원 행 시내버스에 2100원을 내고 승차합니다.
선샤인과 접선하고자 탄 것인데 용케 청양1리 경유하는 시간이기도 해서 딱 좋은 타이밍이었죠.
버스를 타고 쭉 내려옵니다. 직행이었으면 학사리를 정차한 후 곧바로 신작로로 내 쏠 테지만 우리의 시내버스는 구길을 이용하여 신철원으로 내려가다가 청양1리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지도상 1차로 길로 들어가는 청양동 이라는 곳으로 들어가는 것인데..,
생각보다 길이는 짧았고, 선만 안 그었지 교행하는 걸 보니 2차로더군요.
젠장 기대할 걸 기대해야지..쩝
회차지는 청양1리 마을회관이었습니다.
거기서 회차하고, 직행과 똑같은 경로로 신철원에 도착합니다.
선샤인이 저를 맞아줍니다. 시간도 시간이라 근처 식당에서 같이 점심을 해결합니다.
꽤 오래 저를 기다려준 선샤인이 고맙더군요..ㅋㅋ 그렇게 점심을 해결하고보니 노선이 그다지 탈게 없었습니다.
토성리도 15시는 되어야 있으니.., 암담한데 그러고보니 선샤인이 아무구경도 못하고 가는게 마음에 걸려 용화동을 한번 더 타기로 결정하고 철원우체국으로 이동하여 대기 중인 용화동 시내버스에 승차합니다.
기사님은 아까 뵈었던 그 분이더군요.
아까와는 달리 그다지 우리를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왕복으로 타겠다고 양해를 드리니 별다른 말씀은 하지 않으셔서
선샤인꺼 까지 합쳐 4000원이라는 돈을 지불하고 용화동으로 들어갑니다.
용화동을 들어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분 남짓이었고, 용화동 방향으로 들어갈때는 저수지 삼거리에서 한정거장 정도 약사쪽으로 들어갔다 나오더군요. 들어가도 그만, 안들어가도 그만이니.. 용화동도 ㅓ형이 있다는 것과 회차해서 나올때 찍은 1차로 동영상 그리고 아름다운 삼부연폭포까지 그림같이 찍어내는데 성공하니
아까 투자했던 돈들이 전혀 아깝지가 않게 되었습니다.ㅋㅋ
# 멋있는 삼부연폭포
# 이번에는 구도를 잘 잡고
왕복으로 타고 용화동에서 신철원으로 다시 되돌아옵니다.
시간이 그래도 많이 남더군요. 시간 때우는 게 왜 이렇게 어렵던지 시간표를 확인하며 선샤인과 장난치며 놀다가 15시에 출발하는 신철원-와수리 노선에 승차합니다.
판대기에는 아무것도 없는게 좀 아쉽지만 시간대만 봐도 이제는 어디 들어가는 지는 알 수 있었으니 타는 것에는 문제는 없었습니다.
버스에 타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새벽부터 나온 덕분인지 계속되는 피로가 날 괴롭힙니다.
지경리에서 좌회전을 틀어 도창리 가는 길로 들어가다가 다시 좌회전을 틀어 저 멀리 토성리 마을회관이 있는 지점까지 버스가 옵니다.
졸음으로 인해 비몽사몽인 상태여서 ㅠㅠ 이정도면 절반은 실패를 한 셈이지만 절반의 기억이라도 남은 걸로 위안을 삼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버스 시간 관계로 와수리까지 안 가고 학포리에 하차한 후 다시 15시 50분 버스를 이용해 문혜리까지 내려갑니다.
요금은 1500원으로 다운이 되었습니다. 철원이 은근히 요금이 비싸다는 게..ㅠㅠ네요.
그다지 별다른 문제 없이 지경리를 다시 지나 20분 남짓 걸려 문혜리에 내릴 수 있었습니다.
곧바로 길을 건너 기다리니 신철원에서 16시 10분에 출발한 상사리 경유 동송 행이 나타납니다.
차를 잡아 승차하여 요금을 내려니
기사님 - "어디 가는 거야??"
본인 - "동송이요"
기사님 - "내려,, 이거 동송 곧바로 안 가"
본인 - "알아요.., 상사리로 거쳐서 가는 차 잖아요"
기사님 - "1400원씩.."
요금을 내고 자리에 착석합니다. 저는 동영상 때문에 앞자리에 착석하였고,
버스는 고석정 쪽이 아닌 내대리로 직진하여 올라갑니다.
역시 신철원-동송은 상사리 경유하는 차를 타야 제맛입니다.ㅋㅋ
두번째로 타고서야 노선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를 비로소 이해할 수가 있었습니다.
상사리 군부대는 ㅓ형이었고, 그 군부대 위병소를 한바퀴 돈다음 (거기 말고는 회차할 공간이 없더군요)
돌아나가면서 상사리 구간을 동영상으로 촬영합니다.
그러고 버스는 철원에서 보기 드문 직탕폭포 쪽으로 연결되는 1차로를 선사합니다.
낀 노선 타는 것 치고는 정말 재미있게 동송을 가는 거지만..,
장흥리를 거쳐 가는 동송이나 상사리를 거쳐 가는 동송이나 그리 많이 차이 나는 거 같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16시 45분에 동송터미널에 도착하여 시간표를 확인한 후 곧바로 17시에 출발하는 화지리 경유 신철원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18시에 출발하는 동막리를 억지로 맞추려니 원치않는 뻘코스도 생기더군요.ㅠㅠ
화지리를 경유해서 가는 덕분에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군요. 그냥 신철원보다야 낫기는 한데.., 소요시간을 감안한다면 그리 좋은 코스는 아니었고,
이제는 지겹기만 한 고석정을 지나 17시 35분에 신철원으로 되돌아옵니다.
신철원에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용화동 막차가 모습을 드러내고 (이건 아까 탓던 찬데..)
그리고 설마했지만 18시 동막리 차가 아까 상사리 경유 동송을 탈때 갔던 차와 같은 차량이었습니다. ㅅㅂ
# 동막리 판대기는 어디로 팔아먹었니..?? 응!!!!
상사리,동송을 탔던 차 기사님이 저와 선샤인을 보시더니 "언제 또 여기까지 왔어????" 하시며 신기해 하십니다.
그리고는 용화동 가는 기사님과 이야기를 나누더군요. (그런데 우리 놓고 뭔 이야기를 하시는 거지??)
어쨎든 18시에 있는 동막리 노선에 승차합니다.
기사님께 왕복으로 타겠다는 양해를 드리고 (그래도 철원이 인심이 좋아 흔쾌히 허락을 받았다는 거에 위안을 삼습니다) 요금을 내려하니 기사님께서 3200원만 받으셨습니다.
어쨎든 출발.., 문혜리까지는 동송 가는 차와 노선이 동일했지만 동막리 차라 그런지 내대리에서 곧바로 직진으로 올라가더군요.
예전에는 직행으로 1차로를 들어갔다는 동막리지만 길이 왕복2차선입니다.ㅡㅅㅡ;;
이것도 워낙 늦게 탄 덕분이라지만 동시에 전방지역으로 일컫는 철원도 시대는 변하는 것 같더군요.
노을지는 철원평야를 쭉 내달립니다. 버스가 하리동, 중리동쪽으로 먼저 우회전을 틀어 가더군요.
# 아름다운 철원평야를 가로지르는 동막리 노선
지도를 펴보면서 가니 왠지 순환으로 갈 거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동막리 마을회관,외동마을에서 좌회전을 틀어 손님들은 전부 다 내린 것을 보고서야
# 먼지로 인하여 동막리 정류장이 제대로 찍히지 않은 게 너무나도 아쉬울 따름입니다.
아.., 노선이 순환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순환인 덕분에 쉬지도 않고, 바로 나갑니다. 그렇게 큰 기대를 하고 탄 노선은 아니었지만 횟수도 적고, 희귀성에 무게를 두고 타야 하는 것임에는 틀림 없고,
그리고 동막리가 그동안 민통선이라고 생각하기가 쉬웠는데 민통선은 아니어서 시간만 잘 맞춘다면 정연리 차랑 엮어서 잡을 수 있으면 훌륭한 환승코스가 하나 탄생되는 셈이니 그것만 알아도 배부른 느낌이 듭니다.ㅎㅎ
그리고는 상사리를 또 들어가더군요.ㅡㅅㅡ;; 도데체 상사리만 몇번째인지.., 평소에는 좀처럼 가기 힘들더니만ㅡㅅㅡ;;
군부대를 한바퀴 돌고나서 기사님께서 드디어 속에 감춘 말씀을 하십니다.
용화동 아저씨가 저를 이상하게 봤다고 주민들까지도,,
철원이라는 동네가 전방이다보니 이런 식으로 버스 여행 오면 오해받기 십상이라며 간첩이라고 신고하려는 걸 말렸다고 하시더군요.
그러고보니 이 기사님은 저를 알고 계시더군요.
제일여객 팀장님이셨고, 제가 무슨 노선을 타고 돌아다녔는지 까지 알고 계셨습니다.
기사님께서 직접 말씀은 안하셨지만 정연리 아저씨 덕분에 제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게 되었던 것 같더군요.(사실 이분 예전부터 철원 시승할때 자주 뵈었던 분이기도 해서)
간첩이 아니라는 거는 예전부터 이미 알고 계셨지만 정말 신고할 것처럼 은근슬쩍 장난을 치시더군요.
그 틈에 버스는 상사리부대를 찍고 다시 직탕 쪽 1차로로 내려가다가 좌회전을 틀어 2차선 길로 합류하여 내대리로 나갑니다.
정류장 적고, 지도 들고 다니는 것만 봐도 오해 받기 십상이라며 이런 동네로 버스 타러 놀러올때는 정말 조심해야 한다고 일러주시고, 내대리에서 잠시 차를 정차하시고는 젊었을때 돌아다니면서 겪었던 비슷한 에피소드를 들려주셨는데 예전에는 하도 감시가 심하다보니 돌아다니면 무조건 잡혀갈 정도였다고 하시더군요.
더구나 서울에서도 통금이 있던 시절이기도 해서 직접 말씀은 하지 않으셨지만 그런 오해를 받아 고초를 겪었던 적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전방지역이라는 세월이 너무나도 긴 탓에 외부사람들만 보면 신고하는 습관이 이 지역 주민들에게는 이미 몸에 배어있던 것이었습니다.
어쩌면 그동안 이런 문제에 직접적으로 직면하지 않은 것도 기사님의 넉넉한 인심이 있었던 건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들었고,
앞으로 연천, 화천, 양구 쪽을 가게 될때도 참고를 해야 한다는 걸 다시금 각인합니다..
버스이야기를 하니 기사님께서 서울에서 운전하고 장사하시다가 망하셔서 고향인 신철원으로 되돌아온 케이스더군요.
장사한 것만 뺀다면 포천 60-1번 그 기사님과 배경이 똑같았습니다.
갑자기 그 기사님이 뵙고 싶어집니다. "상추동 가야지. 상추동" 이 목소리를 빨리 다시 들어야 할텐데.ㅋㅋ
다시 신철원으로 되돌아옵니다. 이제 슬슬 해가 뉘엿뉘엿 져서 껌껌해지기 시작했고,
선샤인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19시에 상사리, 동송을 다시 타기로 하고 버스에 승차합니다.
기사님께서 이번에는 1명의 요금인 1600원만 받으십니다.
그동안 이 기사님은 그동안 무뚝뚝하고 불친절했다는 생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이었는데 (연천교통 공영버스 그 기사님도 싸가지 없다고 생각한 거랑 똑같은 거죠)
마음을 터놓게 되니 정말 친절하고 배려가 깊으신 분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단지 감정표현을 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여 그걸 몰랐을 뿐이었던 거죠.
제가 학교 다닐때부터 철원에 온 것까지 알고 계셨던 덕분에 용화동 아저씨의 오해도 풀었고, 기사님께 어떻게 들어와서 용화동에서 탄 건지도 설명 드리니 꽤나 고생하셨다면서 그렇게 들어오니 그 양반이 의심했던 거라고 내가 잘 말해 줄테니 걱정말고, 다음에는 이런 식으로 여행 다니지 말라는 뜻으로 말씀하십니다.
상사리,동송도 가끔 손님이 타면 오래 걸린다고 투덜 거려서 인지 상사리까지만 써서 꽂아넣고 다닌다고 하시더군요.
가만히 있으면 괜찮은데 오래걸려도 탄다고 해놓고, 나중에 가서는 딴 소리하는 사람들 때문에 동송을 지워버린 것이더군요. 물론 동막리 꽂지 않은 차는 상사리만 가는 것만 봐도 이 시간에는 동막리 가는 거 사람들이 다 알기 때문이었던 것이고요, (판대기라도 하나 찍고 싶었지만 상황이 허락되지는 않고,)
점점 어두워집니다. 상사리 군부대만 벌써 3번째 지나가네요. 여기가 성민이가 군생활 하는 곳이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치도 못했지만 어두워지는만큼 이제는 손님도 없더군요. 이 시간에 상사리, 동송 가는 건 신철원에서 휴가복귀하는 군인 수송용이었고, 기사님도 이제 자러 들어가고자 낀 시간인 셈이었죠.
19시 35분에 무사히 동송터미널에 도착합니다.
다음에 만난다는 약속은 없었지만 그래도 이 기사님과 저는 알고있습니다.
다음에 제가 철원에 온다면 또 만나게 될거라는 사실을...,ㅋㅋ
어쨎든 이 자리를 빌어 시승에 도움을 주신 기사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이로써 철원도 드디어 졸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느새 강원도에서는 3개의 지역을 마스터하게 되었네요. 홍천까지 마무리 지으면 4개의 지역
경기도, 강원도에서만 4군데를 하게 되는 셈이었으니
철원도 이제 더이상 올 일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못내 아쉽기만 합니다.
이제는 조용히 통일만을 기다릴 뿐..,
신탄리를 가기 위해 시간을 보니 20시 20분 제일여객 차량이 오더군요.
기왕이면 카드가 되는 연천교통 차량을 원했지만 그래도 강원도에서 경기도 통합 환승제는 별로 쓰고 싶지는 않으니 시간도 많이 남아 선샤인과 저녁을 해결하고, 정한약국에서 20시 20분에 출발하는 신탄리 노선에 승차하는데
옷!!!! 작년 9월에 정연리를 탈때 코스 연결에 도움을 주신 기사님과 재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무쟈게 반가워하는 정연리 기사님을 보고 다시금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코스를 설명 드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기사님께서 요즘에 정연리는 더 감시가 심해졌다고 합니다.
이제 정연리도 들어갈 확률이 줄었네요.
통일이 되지 않는 한 탈 수 없는 93번 노선처럼 우리나라에서 타고 싶어도 탈 수 없는 버스노선이 참 많다는 걸 피부로 느낍니다.
씁쓸한 분단의 현실... 이러한 현실을 만든 원인은 미국도 아니고 러시아도 아니고, 일본도 아닌
다른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러는 노력도 하지 않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유교적인 마인드가 만든 참극이 아닐까 저는 생각합니다.
단일민족, 백의민족이라는 게 오히려 소에 씌우는 멍에와 같은 느낌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밤이라 그런지 기사님께서 말을 거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로 상당히 빠른 속도로 움직이십니다.
<제일여객 무번호> 1200원
동송(정한약국)2020,관전리2026,노동당사2028,대마리2031,신탄리역2039
덕분에 25분만에 신탄리역에 도착합니다.
# 유래없는 만차를 싵고 버스는 다시 철원으로 떠납니다.
오랜만에 만났지만 짧게 헤어져야 하는 게 못내 아쉬운데
다음에는 언제 만날지 기약도 없이 그렇게 손님을 가득태운 버스는 다시 신탄리를 떠났고,
선샤인과 저는 39-2번을 이용합니다.
<연천교통 39-2번> 900원+500원
신탄리역2047,대광리역2052,도신리2054,와초리2058,신망리역2100,옥산리2101,연천역2104,
통현1리2110,전곡터미널2118,한탄강2125,초성리역2131,소요산2137,동두천역2143
학창시절 서울에서 신탄리까지 버스로만 가고 싶은 막연한 욕심에 탔던 39-2번.
어느새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전곡-대광리만 움직이던 버스는 동두천까지 연장되고, 신탄리까지 연장되어
동두천-신탄리 라는 장거리 노선으로 운행합니다.
서울에서 신탄리 버스로 갈 수 있다는 작은 설레임을 이제는 추억으로 안고 오늘의 철원군 시승 대장정을 모두 마칩니다.
선샤인은 도봉산에서 710번으로 귀가하고 저는 아래와 같이 142-4212-7770 조합으로 귀가합니다.
<평안운수 39-4번> 0원+500원
동두천역2153,미사단정문2154,동두천전화국2158,지행역2202,사귀2207,덕정사거리2210,덕계동2219,
샘내2220,양주시청2223,양주역2224,가능역2229,의정부역2232,회룡역2236,망월사역2239,도봉산역2244
<아진교통 142번> 0원+500원 (막차)
도봉회관2246,성황당2250,방학사거리2253,쌍문역2258,수유역2302,신일고교2306,미아삼거리역2309,
길음동2313,돈암사거리2315,성북구청2319,보문사거리2320,동묘앞2334,청구역2339,약수동2341,
버티고개2343,한남동(구.단국대)2347,신사역2352,영동사거리2354,반포역2356(하차)
<우신운수 4212번> 0원+100원
반포역0002,고속터미널0004,신반포역0007,구반포역0009,이수교차로0012,이수역0015,사당역0019
<경진여객 7770번> 0원+1100원
사당역0030,관문사거리0033,의왕톨케이트0043,행정연수원0047,한일타운0050,종합운동장0052,장안문0055,
병무청입구0059,고등동사거리0101
긴 시내버스 대장정 답게 오늘도 경진에 1100원을 헌납하네요.ㅋㅋㅋㅋ
기사님께서 하시는 한 마디 "어디서부터 타고 왔는데 1100원이나 찍히는 거야..." 의 압박도 이제는 즐겁습니다.
경기도 이북 끝인 신탄리에서부터 5번 찍고 집에까지 왔다고 하면 믿을려나요??ㅎㅎㅎ
꽤나 많은 것을 느끼고 온 탓인지 집에 가서는 그대로 쓰러져 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