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3. 11 시승기 - 의왕시 부곡 마을버스 시동
궁금한 것도 많은데 생각보다 정보가 부실한 의왕으로 시승을 나갑니다.
먼저 부곡에 있는 노선들을 찾아내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10분 남짓 걸려 부곡에 도착합니다.
# 의왕역 앞
그런데 예전에는 있을 법 했던 정보가 아무것도 없어서 정말 난감하더군요.ㅜㅠㅜ
새로 신설된 3-1번은 부지런히 왔다갔다 거리고 아무정보도 없어 코스를 어떻게 짤 것인가 고민하던 찰나에 의왕역 건너편에서 01번 보라색 타운이 서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일단 저거라도 잡자 싶어 무작정 버스로 다가가 승차합니다.
왕곡동 행은 아니고 삼동미주아파트까지만 가는 버스였는데 시간을 보아하니 삼동 미주에서 오래 쉴 거 같지 않아 금방 되돌아 왕곡동으로 갈 거란 판단에서 느긋하게 앉아있었습니다.
부곡 시내 안 쪽은 의외로 골목길이 존재합니다. 타운이 지나가기에도 빡빡해 보이기만 한데 그 골목을 지나 삼동미주아파트에서 손님을 전부 내려줍니다.
제가 내리지 않자 기사님께서 어디 가냐고 물어보시더군요.
왕곡동이라고 대답하니 기사님께서 차를 잘못 타고 왔다면서 이따 30분에 출발할 거니 좀 기다려 달라고 하십니다.
# 삼동 미주 아파트 앞
# 왕곡동 행 01번 출발 대기 중이요
시간이 남길래 버스에 내려 가게에 들어가 껌도 사오고, 버스에 오르려는데
옷!! 시간표가 붙어 있습니다. 그리고 오메기 들어가는 02번 시간표도 확보를 했구요.
시간표가 다소 헥깔리게 쓰여 있었긴 했지만 정확한 정보를 얻어낸 거에 만족을 하고, 일단 이 버스를 타고 왕곡동 갔다가 선병원에서 02번으로 환승하기로 합니다.
13시 30분이 되자 드디어 미주아파트를 출발합니다. 삼동미주아파트 여기도 P형 턴이더군요. 길 구조상 어쩔 수 없는 형태이긴 한데 어쨎든 의왕역에 도착하여 고천 손님을 태우고 1-2번 경로를 따라 고천으로 들어갑니다.
고천 경수로에 지하차도 공사로 인하여 우신버스가 출발할 때 차를 돌리는 곳까지 가서 유턴 한다음 고천으로 오는데 어랍쇼..!!
고천 의왕시청입구 정류장을 살짝 빗겨쳐서 손님들을 전부 내려주더군요. ㅋㅋ 참 신기하네.
그러고 쭉 달리니 선병원이 나오고 버스는 왕곡동으로 들어갑니다. 우성고교를 경유하여 왕곡동도 헐 의왕톨케이트를 경유하더군요.
경유지만 정확하게 안 다면 의왕톨케이트에서 환승해도 전혀 문제될게 없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의왕톨케이트 정말 잘 만들었네요.ㅎㅎ
처음에는 1차로여서 식겁했지만 마을회관에서 종점인 백운사까지는 깨끗하게 왕복 2차선입니다.ㅠㅠ 생각보다 버스가 많이 가더군요.
햇살을 받아 전에 내려 나무에 쌓였던 눈들이 하나, 둘 녹아서 나무에서 떨어지는 모습도 보고, 기사님게서 백운계곡입구라고 그러시더군요.
시간이 8분 정도 남길래 (지난달 청계사 갔다 오던 날 이 버스를 타서 정보를 들은게 정말 큽니다)
# 왕곡동 백운계곡 입구 종점 전경.
# 버스와 자연의 조화
# 기사님까지 실수로.. 죄송죄송.ㅋㅋ
경치 구경하다가 기사님께서 "왠만하면 백운계곡 좀 갔다와보시죠? 계곡이 좋은데"하시면서 권하였지만 여기는 오기가 그리 어려운데가 아니란 것을 알아버린 이상 다음에 또 오기로 하고 왕복으로 01번을 탑니다. 요금을 내려하고 하니 기사님께서 친절하게 귀로 요금은 받지 않으시더군요. (어쨎든 감사합니다)
# 선병원 앞
# 선병원 - 인덕원역 05번
선병원에 되돌아와서 14시 15분에 도착한 오메기 들어가는 02번 버스에 승차합니다. 초록색 카운티
과연 05번 오메기와 무슨 차이가 있을 것인가?? 그런데 선병원에 버스를 대 놓더니 20분까지 출발을 하지 않습니다.
한참 차를 놀리다가 오메기를 들어가더군요. 이렇게 되면 이 차는 왕복으로 탈수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오메기삼거리에서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노선이 정말 짧습니다. 입구에서 한정거장 정도 들어가더니 고속도로 고가 밑에서 차를 대놓고 회차지라고 알려주시네요.
# 종점인 걸 보고 단념합니다.
# 고가도로 밑
# 떠나려고 대기하는 02번
헐.. 너무나도 짧은 오메기 노선에 기가막힐 따름입니다 길이 그리 넓지도 않고 (대형끼리 지나가면 좀 교행하기 어려운 그런 1.8차로더군요)
어쨎든 버스는 2분 조발을 하여 떠나고 정류장을 보니 오메기종점 맞더군요. 너무 허무하여 조금 위로 올라가봅니다. 삼거리 진 곳은 나오고 여기서부터 꽉 끼는 1차로가 시작되더군요. 냐잉..
# 조금 더 들어가니 이렇게 길이 좋습니다.ㅠㅠ
너무 쩔면 안 들어가는 구나.ㅠㅠ 어쨎든 오메기를 탄거에 의의를 두고 입구까지 되돌아옵니다.
걸어서 10분도 걸리지 않아 오메기 입구로 오긴 왔는데 정류장이 마땅치가 않습니다.
# 오메기 입구
건너편 식당에서 정류장을 물어보니 그냥 서 있다가 타라고.하여튼 가게에서 알려준 정보대로 버스를 기다려 05번 버스에 승차합니다.
시간표를 확인해보니 의왕시청까지 가는 시간대더군요. 고천 정류장에서 하차한다음 곧바로 1-1번 버스에 환승하여 의왕역에 내립니다.
초평동 가는 마을버스랑 월암동 가는 마을버스를 잡아내기로 했는데 초평동은 09번, 월암동은 07번이었습니다.
시간표도 없고 물어보자니 어디다 물어봐야될지 헥깔려 전전긍긍하고 있을때쯤 슈퍼가 하나 있는 것을 보고 거기로 들어가 버스시간을 물어보니 초평동은 매시 10분이고, 월암동은 정확한 시간이 없다고 알려주시네요.ㅠㅠ(초평동은 노란카운티, 월암동은 파란카운티로 구분하는데 마을주민들은 파란카운티는 잘 보지 못했다고 그러시면서)
초평동이야 기다려서 타면 되는 거지만 월암동은 어케 잡아야 할 지 난감하기만 합니다.(회차는 의왕역이라고 그러고 초평동 가려면 건너편에서 타라고 일러주시더군요)
옷!! 09번 마을버스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옷 그런데 장안마을이 기점이더군요. 장안마을이 어디인가 궁금해서 언능 뛰어가서 승차하려는데 문 앞에 시간표가 붙어 있었습니다.
옷!! 이럴 수가 손님이 타는 틈을 이용하여 사진기를 이용하여 그 시간표를 박아내고 버스에 승차합니다.
손님이 많이 이용하더군요. 부곡초등학교, 까치아파트 구간 골목길도 나름 쏠쏠하고,
장안마을 주공아파트에서 차가 드디어 멈춰섭니다.
# 장안마을-의왕역-초평동을 운행하는 09번
# 장안마을 주공아파트 전경.
제가 안 내리자 기사님께서 어디 가냐고 물어보십니다.
초평동이라고 대답을 했더니 차를 잘못 타셨는데?? 그러시면서 차내를 청소하시면서 "어디서 많이 본 사람 같은데" 그러시며 저를 자세히 보시다가 전에 왕송호수 쪽에서 자전거 타고 왔던 사람 맞냐고 물어보시고는 그렇다고 대답하니 기사님께서 전에 초평동 입구에서 저 열나게 쫓아오시던 그분이 버스를 타신 걸 보고 희안해 하며 웃으십니다.
그때 왜 저를 쫓아왔는지 궁금했었다고 또 만나게 되면 어떤 사람인지 물어보려고 했었다면서 그때 어떻게 된거냐고 물어보십니다.
제가 그때 동네구경삼아 자전거 타고 거기까지 오다가 버스를 보고 노선이 궁금해서 쫓아오다 버스 놓쳤다고 대답해 드리니 기사님께서 여행을 좋아하는 젊은이는 처음 봤다고, 그러시면서 번짓수 잘못 찾았다는 이야기도 덧붙여주십니다.
왕송호수에 관련하여 여러가지 정보를 얻고, 기사님과 대화하며 다시 출발 장안마을과 초평동은 시간마다 있는데 기사님 혼자서 개인사업 형태로 시에서 위탁을 받아 운행하는 거라고 합니다.
한종운수 07번도 그러한 상황이라며, 어쨎든 기사님과 쿵짝이 맞아 초평동도 왕복으로 탈 수 있게 되었습니다.ㅋㅋㅋ
# 기사님께서 알려주신 장안마을 앞
의왕역에서 시간에 맞춰 16시 10분에 손님을 태워 초평동으로 갑니다.
지하철고가를 넘어 전에 자전거로 지나갔던 초평동비석에서 우회전을 하고, 그런데 초평동 노선이 정말 쩔더군요. ㅋㅋ
강진마을(그때 자전거로 지나간 초평1통 1차로가 강진마을)과 장안마을 안쪽 정보도 얻어내고 강진마을은 최근에 새로 생긴 부곡지구 바로 밑이라고 하시더군요.
공사로 생긴 비포장도 재미를 한층 업을 시켜주고,ㅋㅋ 어쨎든 초평동 종점에 도착합니다.
제가 추정했던 지역이 다 아닌 것을 확인하고, (그때 비포장 때문에 우측으로 간 건데.. 아무런 답도 안 나오고 고생만 했다죠.ㅋㅋ)
# 초평동 종점
# 초평동 종점 (여길 왜 못 갔을까??)
돌아오는 길목은 동영상으로 찍어놓습니다.
# 초평동 주행 영상
인공비포장이 곧 없어질 것이다라는 확인과 함께
지도를 보니 종점은 새우개 쯤이라는 것도 확인하고, 다시 의왕역으로 돌아와서 내립니다.
이미 친해져버린 기사님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이제 한종운수 07번을 타야 될 시간.
사장님이 의왕역 바로 앞에서 타면 된다고 이야기는 해줘서 거기서 기다리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그 버스가 등장하지 않습니다.ㅠㅠ
아무리 기다리고 기다려도 버스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아까 타고 온 09번이 건너편에서 초평동 방향으로 가고 있고, 뭐야?? 벌써 40분이 지났는데
당황스러웠지만 일단 사장님에게 부탁을 드려서 노선정보를 듣고 1-2번을 바로 타서 월암동 굴다리 건너기 전까지만 탑니다.
# 제일 먼저 이 길을 걸어갑니다.
일단 걸어서 들어가는데 길은 쩌는데 정작 나온 곳은 부곡초교.., 느티나무는 커녕 월암2동 회관도 코빼기도 안 보입니다.
지도를 보니 잘못 들어간 거더군요.ㅜㅠㅜ. 사장님이 거기가 아니고 그런데 성대 쪽으로 가다가 왼쪽으로 꺾어 들어가라고 그러시는 겁니다.
거기로 가면 고속도로 밖에 안 나오는데.. 아 사거리에 진 좌측으로 들어가라는 뜻인 걸로 알고 들어갔더니
월암2동 마을회관이 보입니다. 이제 버스만 오면 된다. 하고 기쁜데 갑자기 예감이 정말 좋지가 않습니다.
# 월암2동 마을회관
일단 시간표를 얻기 위해 회관을 들쑤시며 찾아봤지만 버스시간표 정보가 없습니다ㅠㅠ
마을회관을 나오는 할머니 두분에게 물어보니 종점은 저 쪽 느티나무 쪽에서 더 온다고는 하는데
시간표 자체를 붙이고 다니지 않는다고 합니다.ㅡㅅㅡ;; 이럴수가
버스가 안 오는 게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할머니들을 보니까 결행이 습관이 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월암동입구를 걸어나가 1-1번, 1-2번 타라고 종용하더군요. 1-1번과 1-2번이 너무 자주 오고,
오히려 그 버스를 탈 수 있는 지점에서 07번 종점이 가깝다는 것이 악재로 작용합니다.
차라리 이럴때는 1-1번, 1-2번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으니깐요..,ㅠㅠ
# 이 길을 따라 우측으로 걸어들어갔더니
우측으로 들어가보니 회화나무라고 써진 (사장님이 이야기 한 곳이 여기가 맞는 모양이었습니다) 식당이 나오고,
# 의왕 회화나무
드디어 종점으로 보이는 곳을 확인합니다.
# 여기가 종점으로 추정됩니다.
기다리려니 시간표도 모르는 상태에서 하려니 막막해서 다시 회화나무 식당으로 들어가 물어보니
저녁에는 차가 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놔.;;;; 몇시까지 오는지 모르겠다고 그러시네요.
얼굴을 손을 감싸고 절망에 휩싸입니다. 결국 이 버스를 탈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시간표도 못 구하고, 버스도 못 타고.., 이건 완전 최악이었습니다.
저 멀리 유유히 고속도로에서 달리는 3003번 광역은 평소에는 쳐다보는 노선도 아니지만 그 노선이 부러워질 정도였습니다.
다시 입구로 걸어나와 (10분 걸립니다) 1-2번을 타고 다시 의왕역으로 되돌아옵니다.
일단 07번 차 박은 곳을 찾아내야 하는데 또 막막합니다. 한종운수는 사무실도 없습니다.
어떻게 그 차가 박혀 있는 곳을 찾아가야 할 지 생각하고 있을때쯤 09번이 다시 모습을 드러냅니다.
일단 승차를 합니다. 손님이 많이 타고 있더군요. 기사님께서 잘 돌아봤냐고 물어보시고,
한종운수를 못탔다는 이야기를 하니 기사님께서 별 말씀 없으시다가 손님이 다 내리자 그제서야 이야기를 하십니다.
그런데 이야기가 충격적입니다. 오늘 안 나왔다고 하네요..,
원래 6시 45분 부터 의왕역에 와 있으면 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시는데 오늘 마주친적이 한번도 없었다면서
까치아파트-의왕역 구간이 이 곳 마을버스 중에서는 삼동미주아파트-의왕역과 더불어 황금라인인데 삼동미주-의왕역은 아무 문제가 없는데
한종운수 7번이 운행을 하지 않기 시작하면서부터 자연스레 까치아파트-의왕역 라인이 피해가 가기 시작했다고 그러시더군요.
왜 그런가 했더니 승객들이 노란색카운티와 파란색카운티가 같은 회사로 생각을 하고 승객들이 버스를 타면 파란차는 왜 안 오냐고 기사님에게 따지기 시작했다는 군요.
이번 3월달만 벌써 3번째 그런다고, 대신 한번 안 나오면 다음날에는 100% 나온다는 건데 오후 3시만 지나면 차는 바로 ㅂㅇㅂㅇ
전에도 이런 문제로 다퉜지만 이제는 지쳤다며 뭘하든 신경을 쓰지도 않는다고 하시더군요. 하도 저렇게 막장으로 다니니 기사님도 지쳐버렸더군요.
그런데 혼자서 운영해서 손님을 유치하는데 쉬운 일은 아닌만큼 자연스럽게 손님들이 줄어들어버린다고 그러시면서 어려움을 호소하였습습니다.
덕분에 일요일은 휴무를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하십니다. 도무지 감당할 수 없는 힘든 스케쥴도 문제였구요.
아침6시부터 일어나서 밤23시 넘어 집에 들어가면 집에 처자식들은 다 잠을 자고 있고, 인간적인 문제를 놓고
초평동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해 결국 일요일에는 운행을 하지 않는 걸로 합의를 봤다고 하시더군요.
생각하니 기사님이 정말 가여웠습니다.
초평동은 쩔었지만 기사님과 이야기 듣느라 쩌는 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습니다.
초평동을 돌아 의왕역 오기 직전 기름을 넣고 다시 의왕역에 와서 손님이 타는 동안 기사님께 여쭤보았습니다.
한종운수 대 놓은 곳을 조심스럽게 여쭤보니 기사님께서 별다른 말씀없이 동사무소로 가면 있을 거라고 대답을 해 주셨습니다.
기사님께 부탁을 드려 동사무소 인근에서 하차합니다. 동사무소로 가보니 정말 그 파란색 카운티가 멈춰서 있었습니다.
# 운행의 의지가 전혀 없어보이는 한종운수 07번
불은 다 꺼졌다.., 이 버스는 운행의지가 전혀 없어보였습니다.
노선은 존재하지만 적자라고 운행하지 않는 무의미한 노선.. 차라리 인가상에 없어졌으면 싶습니다.
씁쓸하게 그 노선을 사진으로 박고, 박카스를 하나 산다음 다시 장안마을로 가서 09번을 타고 의왕역을 나왔습니다.
기사님과 대화를 하면서 정말 친해져서 웃고 떠들며 초평동을 다시 돌고 의왕역에 돌아옵니다.
타기 어려운 초평동을 세번이나 갑니다.ㅋㅋㅋ 그거에 위안을 삼고 기사님께 박카스를 건네드리고 의왕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복귀합니다.
오늘은 정말 지독하게 많이 힘든 하루였습니다. 그러면서도 가슴이 따뜻해지고, 눈물이 자꾸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