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23 시승기] - 양동 매월 잡아내고 여주 대신.오학을 잡다.
정말 어이없게 실패했었던 매월을 잡기 위해 전날 청량리에서 강릉 행 막차로 원주로 내려간 저는 PC방에서 짧게 시간을 보내고 다시 시간에 맞춰 원주역으로 온 저는 다시 양동 행 기차표를 끊어 6시에 출발하는 청량리행 기차에 승차했습니다.
여주에서 실패하지만 않았어도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는데 하는 먹먹함이 교차합니다.
열차는 30분정도 달려 양동역에서 저를 내려줍니다.
30분을 달려왔는데 요금은 2500원..이게 기본이라니..ㅠㅠ 쳇..
최소한 양동에 숙박시설만 있었어도.. 하는 아쉬움..,
매월이 언제 도착할지를 몰라 양동역을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비가 내립니다. ㅠㅠ 우산도 안 챙겨왔는데..ㅡㅅㅡ;; 이걸 어쩌나..
비가 점점 더 많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신협 건너편에 있는 약국에 비를 피할 곳이 있어 그곳에서 가만히 있었습니다.
비가 많이 내립니다. 휴 날씨도 안도와주는 군.
7시가 다 되어가자.., 할머니 한분이 오셨습니다. 그분은 양평으로 간다고 합니다.
매월은 아직 차가 올때가 아니라고 합니다. 양동역에는 꼭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서야 안심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7시가 넘어도 버스가 전혀 나타나질 않았습니다.
오늘따라 차가 늦는다고 그러더군요.ㅠㅠ 허허..정말 안 오는건가하는 불안감이 엄습하는데
7시 20분에 여주가는 시내버스와 양평 가는 버스가 동시에 들어옵니다. 헐.. 이때 삼산을 잡았었다면
아님 바로 앞에 매월이 이런식으로 가고 있었다면..;; 이런 짓을 하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으휴..,미치겠군.
타려고 하니 기사님께서 망설이십니다. 강하게 타겠다고 어필을 하니 그제서야 문을 여시는 기사님.
기사님 - "어디 가세요?"
본인 - "매월이요.."
기사님 - "매곡역 가시는거죠?"
본인 - "(망설임) 네."(이건 왜 묻지?? 매곡역은 확실하군)
기사님 - "타세요"
정말 어렵게 어렵게 이 노선을 결국 탑니다. 그것도 방학 하루 전에
기사님 - "이야.. 오늘 여기서 매월 손님이 다 타는 구만"
본인 - "네?? 제가 처음이라구요.....??"
기사님 - "네..그럼요 여기서 매월 가는 손님이 없죠.. 정 가려면 다들 기차 타시지..누가 이걸 타요..?? 이것도 거기 사는 학생들 때문에 들어가는건데"
본인 - "아.. 학생들이요??"
기사님 - "네. 마을 안쪽에서 양동중.고 다니는 학생이 한 두어명 있거든요. 그것 때문에 가요.."
기사님께서 학생방학은 내일이라고 하셨습니다.(우와 운 좋았다...!!)
예상대로 방학,공휴일에는 매월 안간다고 합니다.
그런데 노선은 순환이라고 하는데 순환 구간은 비가 온 탓에 길이 얼어버려 안쪽 동네는 못 들어간다고 알려주십니다. 안쪽 동네 들어가게 되면 중간에 산을 넘어야 한다고 하네요.ㅡㅅㅡ;; 산을 넘어야 한다니..;;; 도데체 어디로??
아..!! 그래도 희망은 버리지 않았습니다. 곧 매곡역 입구에서 버스가 잠시 정차를 합니다..
# 매월입구 삼거리에 다다릅니다.
우측으로 틀어야만 쩌는 길로 해서 매곡역으로 갈 텐데..ㅡㅅㅡ;;
기사님께서 전화를 하십니다.(분명히 학생인듯 합니다) 길이 얼어버려서 차가 못 들어가니까 나와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결국 안쪽 동네는 들어가지 않습니다.
으읔.. 내가 원하는 건.., 가 원하는 건..!!! 저 매월의 안길인데.. 기사님께서는
기사님 - "에이 들어가봐야 골치만 아프지."
본인 - "...(아쉬움..)"
정말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내가 운전을 해도 그러할테니..,
곧 매곡역에 도착합니다. 학생 두명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회관을 끼고 차를 돌려 나갑니다.
# 마을회관에서 버스가 회차하고.
# 중앙선 매곡역.., 사람이 있을 거 같지만 텅 비어 있고 역무원도 없습니다.
# 추위에 길이 얼어버렸습니다.
# 종점은 매월2리회관,매곡역.. 여기는 확실히 운행합니다.
# 매월리의 냐잉한 현실.. 길이 좁네요.
기사님께서 저 쪽 뒷길로 나온다는 것만 알려주시고 학생 2명을 태워 바로 떠나십니다.
매곡역전 안을 들어가니 매표소도 없이 휑합니다. 엄청난 한기가 뿜어져 나옵니다.
기차 시간표가 있었는데 양 방향으로 5번씩.. 다닙니다. 화장실도 없는 무인 간이역이었습니다.
경북 내륙으로 들어가면 이런 역 수두룩 할 텐데...흠..
양동 쪽으로는 8시 30분쯤에 지나가는데.., 이 기차를 타야만 했습니다. (그래야 단석리 8시 50분차를 이용할수가 있으니)
할 수 없이 매곡역 안쪽 동네 마을을 도보로 걸어서 가보기로 합니다.
마을 안쪽이 비가 내렸는데 이 지역이 워낙 추운 날씨이다보니 비가 내린 바닥은 그대로 얼어붙어 버려 살얼음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아마 버스가 갔다면 잘못해서 길이 미끄러져 작살이 날 일이었습니다.
# 매곡의 산하..
# 마을이 꽤 많은 데 도로폭으로 인하여 대중교통으로는 버림을 받은 그런 동네입니다.
버스가 왜 안 들어가는지 이유를 그제서야 알 것 같았습니다.
길은 좁고, 사람은 많이 살고..,
후.., 마을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어렵사리 길을 찾아내어 고갯길 인근까지 올라왔습니다.
# 버스가 이 고갯길을 정녕 넘어간단 말인가..ㅡㅅㅡ;;
길이 장난아니게 쩝니다. 이게 버스가 들어올 길이란 말인가.?? 충격에 말이 나오질 않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이게 버스가 정말 오려나 싶은 의심이 들었습니다.;;
더 가보고 싶었지만 기차 시간이 촉박하여 더이상 갈 수가 없었습니다.ㅠㅠ
서둘러 다시 기차역으로 되돌아갑니다.
할머니 두분이 마당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본인 - "할머니..여기 버스는 들어와요??"
할머니 - "에?? 여기?? 안 들어와..아까 7시에 갔어"
본인 - "아...그거 말고는 안 오나봐요??"
할머니 - "어.. 그것도 학생 때문에 가는 거잖아. 동네에 우리 학생이 3명정도 있는데 걔네들 때문에 버스 오는 거야.. 내일은 학생 방학해서 그것도 안와. 우린 그거 포기한지 오래야."
ㅠㅠ 할말을 잃어 그냥 서 있는데
곧 프렛폼에서 양평 가는 기차가 온다는 안내방송이 뜹니다.
급히 가보니 사람들도 어느새 이미 나와 있더군요.
기차가 들어오자 곧 손님들이 하나 둘 승차하고 (오늘이 양평 장날이라 사람들이 나가는 거였습니다. 양동도 오늘 장날인데 갈 거면 차라리 양평으로 가는거지 양동으로 안간다고 하고)
기차의 요금현실화 정책으로 인한 통일호 폐지로 생활권 자체가 확 바뀌어 버린 느낌입니다.
그와 동시에 철도생활권에 속하는 양동의 상권도 다 죽어버린 셈이었죠.
# 매곡역 표지판
[양평 행 기차가 나타나고]
그 바람에 숙박업도 장사가 안 되 폐지가 된 셈이었구요.;;;;
갑갑한 마음에 담배를 피워 물며, 연기를 내 뱉습니다.
후하고 불어지는 담배연기가 그대로 차디차고 어두운 양평의 끝자락에 한없이 퍼집니다.
금세 적막해져버린 역전에서 그냥 멍하니 담배만 피웁니다. 후.......~~~~;;
이 동네의 현실은 그야말로 안습이라고 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다라고 자인하면서
벨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고 담배를 끈채 그 광경을 헨드폰 동영상으로 촬영합니다.
[제가 탈 양동행 기차의 등장]
기차가 모습을 드러내고 기차에 승차합니다.
여기는 무인역이었기 때문에 표도 안 사고 그냥 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기차에 승차하면서 아쉽게 멀어지는 마을회관을 바라봅니다.
5분만에 양동역에 도착을 했지만 무인역에서 기차를 탄사람은 표를 사라는 안내방송 조차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냥 내려서 역전을 나갑니다. 무임승차를 하게 되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5분 거리에 2500원은 말도 안 되는 그야말로 날강도 같은 요금징수였습니다.
윗선들의 어마어마한 정책의 오류가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 양동의 시내버스 노선들..
# 엿을 만드는 정겨운 풍경.
양동신협에서 여주로 가는 8시 50분 버스에 승차합니다.
그런데 기사님이 아까 매월에서 갔던 그분입니다.ㅡㅅㅡ;; 기사님께서 아니 어떻게 매월에서 내린 사람이 여기에 다시 있을 수가 있는가..하고.., 어이없어하시더군요.
자초지종을 설명해 드리니 기사님께서 정말 희한해 하시면서도 한편으로는
기사님 - "이 버스노선이(매월) 일반인들이 타기에는 정말 보통 어려운게 아니죠. 거의 외부인이 와도 택시를 타요.. 생각을 해 보세요. 아침 그시간에 한번 가는거 누가 타겠어요?? 안 그래요?"
본인 - "네 그렇죠."
기사님 - "원래는 아침,점심,저녁 이렇게 다녔었어요.. 그러다가 양동에 손님이 자꾸 줄어들어 가지고 그게 아침하고 저녁만 갔었는데.. 그 시골길이 워낙 위험해서.., 밤에 있는 거는 손님 없으면 차가 가질 않은 거죠."
본인 - "그렇군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본 결과 매월이 두번 다니던 시절. 즉 지인형이 밤에 타려고 했었을땐..,
기사님들이 길이 위험해 가려고 들지않았던 겁니다.
탔었다면 분명히 어디에 까지 가서 내릴 건지..;; 거기에는 왜 가는 건지..
말을 기사님께 자세히 이야기 안 하면 개갈굼이 들어오는 셈이었으니..,
곧 여주군 시계가 코앞입니다. 거기서 버스가 좌회전을 하여 단석리 거단으로 들어갑니다. 나이스..!!
이렇게해서 양평군도 전노선이 마스터가 됩니다. (양평이 제일 빨리 됩니다ㅠㅠ)
예상대로 8시 50분 차가 단석리 경유였습니다.ㅋㅋㅋ
거단마을회관까지 들어가는데 1차로입니다. 예상보다 노선이 정말 굉장히 오래 들어가고 많이 갑니다.ㅋㅋㅋ
단석 이놈도 나름 대박이었군.ㅋㅋㅋㅋ 마을회관에서 4명의 노인분들을 태우고 다시 여주로 나갑니다.
# 단석리도 의외의 1차로입니다. 워워..ㅋㅋ
# 버스 회차지..
# 꽤 이쁘네요. 정류장이..
여주-양동을 가면서도 단석 낀 거를 못타봤다면 정말... ㅠㅠ
한편으로는 저에게 양동 가보셨냐고 물어봤던 그분이 더 어이가 없었습니다.
이런 것까지는 타보고 나한테 그딴 소리는 한 건지.. 정말 궁금해 지더군요...
손님이 점점 많아질 거 같아.. 단석리에서 나오자마자 뒤에 들어가 앉았는데
그동안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것과 양동 지역에서
비와 추위에 시달린 체력이 극심하게 바닥이 나서 결국 긴장이 풀리자 몸이 제대로 견디지를 못하고 터져버린 겁니다.
누군가가 깨우더군요.
일어나보니 기사님입니다.
기사님께서 웃으십니다.
기사님 - "손님, 다 왔어요. 어디 가시려구요?"
본인 - "아, 여주에요??"
기사님 - "네..다 왔어요. 저 이제 태평리 가요. 어서 내리세요."
본인 - "아, 죄송합니다"
내려보니 하리임협입니다. 이럴수가... 시간을 보니 벌써 10시를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근처 편의점에 들어가 박카스 대용으로 쓰는 생생톤을 마십니다.
고민 끝에 대신면 쪽을 잡아내기로 계획을 세웁니다.
시간표를 살펴보니 10시 20분에 평장 노선이 있었습니다.
이차 다음차는 19시.. 이번 차를 꼭 잡아야만 했습니다.
장호원님이 노선구조를 알려주신 거라 내릴 곳은 이미 점을 찍어놓은 상태였죠.
평장 판대기를 꽃은 공영버스가 모습을 드러내고 승차합니다.
오학 쪽으로 들어가는 버스라서 하리임협-읍사무소-여주대교 이런 순으로 나갑니다.
신륵사 쪽으로 가다가 갑자기 좌회전을 틀어 들어갑니다.
길이 의외로 정말 많이 좁습니다.
장호원님을 통해 알게 된 거지만 대수리가 지명은 아니고 천송3리에 소속된 마을의 이름이었죠.
쭉 올라가니 오학1리 삼거리가 나옵니다.
여기는 노인병원 길인데 거기서 좌회전을 하니 오학사거리가 나옵니다.
갑자기 기사님께서 어디 가냐고 물어봅니다. (역시 장호원님의 지적이 정확했습니다. 반드시 기사님이 물어볼 것이다 라고 일러준 적이 있었는데.ㅎㅎㅎㅎ)
그래서 축협마트라고 대답했더니 기사님께서 차 잘못 탔다고 왜 이걸 탔냐고 물어보십니다.
그냥.. 오학 간다길래 탔어요 하고 대답해 드리니 다음부터는 이런거 타지 말라고 핀잔을 주십니다.
순환이래서 그냥 탄건데 졸지에 잘못 탄 사람으로 오해를 받네요.ㅋㅋㅋㅋ
오학2리 정류장에서 좁은 길로 들어갑니다. 우워워워!!! 지대로 쩝니다. 1차로길..
야산으로 그냥 넘어가버리는 ㅋㅋㅋ 대박.. 형님입니다.ㅎㅎㅎㅎ 이거 안 타고 지나갔음 후회할 뻔했다. ㅎㅎㅎ
게다가 1차로가 꽤 깁니다. 도자기 공장가 안쪽으로 꽤 많이 들어가는 1차로 길.. 양평도 쩌는게 있는데 여주도 있습니다.ㅋㅋㅋ
현암2리와 3리도 지나갑니다. 대충 어디 쯤인지 예상은 되지만 아직 종잡기가 힘듭니다. 오학을 한바퀴 돌고 축협마트에서 내립니다.
평장 안 쪽 길이 의외로 굉장해서 시간이 오래 걸린 탓에 내려서 길을 건너자마자 상구리 경유 대신 행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손을 흔들어 승차합니다. 대신 발 10시 40분 차..ㅋㅋ
버스는 오학을 한바퀴 돌아 대신 쪽 37번 국도로 진입합니다.
지인형의 말로는 이거는 2차로만 있어 별로 쩔진 않는다고 했습니다.
길이 좀 다르니.. 그거에 위안을 삼고.., 상구리와 장풍리를 돌고 대신에서 내립니다.ㅋㅋㅋ
# 대신을 떠나 장풍,상구리 경유 여주 행.
정류장 간판과 지도를 병행하니 조사가 그리 어렵지 않게 완벽하게 되었습니다.ㅎ.
대신터미널에서 내린 다음 시간표도 한번 구경하고..,
다시 나오니 여주 가는 직행버스가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시내버스가 오는게 좀 애매해서 곧바로 승차합니다.
요금은 1500원입니다.(후아 비싼편이군..)
여쭤보니 여주 방면으로는 아무데도 안 선다고 합니다.
37번 국도 신도로가 뚫려서 그 길로 가니 곧바로 여주터미널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터미널에 하차하여 시간표도 한번 살펴보고는 지평 경유 양평 가는 시내버스에 곧바로 승차하였습니다.
기사님께서 오시는데 헉.. 아는 기사님입니다.
기사님 - "어?? 너 여기 왠 일이야?? 어디 가려고??"
본인 - "아.. 오금리 가려구요"
기사님 - "거긴 왜??"
본인 - "그냥 여행하려구요"
기사님 - "여기 뭐 여행할데가 어디있다고. 하긴 그래도 도시보단 낫지."
기사님께서 오금리 어디에서 내리냐고 물어봐주셔서 딱 정확히 입구에서 내릴 수 있었습니다. (기사님 감사합니다. ㅎㅎㅎㅎ)
# 오금리 입구에서
슬슬 걸어들어갑니다. 걸어들어가보니 실개천을 끼고 길이 두개입니다.
좌측으로 나온 길을 가니 곧 오금리 마을회관..이 모습을 드러냈는데..
# 오금리 마을회관
회차하기가 별로 좋지가 않은데다가 입구에서 거리도 가까워 이상하여 더 걸어들어갔습니다.
넓직한 삼거리 공터가 하나 나옵니다. 딱 공장 하나 있던 그곳..
# 여기는 오금리 회차지..
여기가 맞나 망설이고 있는데 저 멀리서 손자와 함께 산책하는 할머니 한분이 제가 있는 쪽으로 다가오시고 계셨습니다.
물어보니 할머니께서 여기서 돌리는 게 맞다고 알려주십니다.
이제 버스 올 시간이니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된다고 알려주시고 제가 온 쪽으로 사라지십니다.
느긋하게 버스를 기다리니 곧 시내버스가 나타납니다.
# 저 멀리 오금리행 시내버스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런데 으악!! 아까 상구,대신 같은 차입니다.
버스에 승차하니 기사님께서 "어?? 언제 여기까지 오셨어요??? 아까 대신에서 내리신분이..ㅎㅎ"하시며 의아해 하십니다.
버스는 회관 바로 앞이 아닌 바깥쪽 길을 왕복하여 나갑니다. 오금리 회관에서 2명의 손님이 승차합니다.
저 멀리 아까 뵈었던 손자 데리고 온 할머니 한분이 손을 들어주십니다. (감사합니다.^^ 할머니) 저도 손을 들어줍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런게 진정한 오지 기행의 맛이구나.ㅎㅎ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는게 정말 기쁘고 행복합니다.ㅎㅎ
오금리입구를 나오자마자 하차합니다.
길을 건너니 5분도 안 되어 곧바로 보통리 행 노선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악!! 아까 평장을 탔던 그분입니다. 오늘 도데체 왜 이러지..
그렇다고 안 탈 수도 없어서 일단 승차했더니 기사님께서 갸우뚱 거리십니다.
기사님 - "어디 가세요??"
본인 - "보통리요"
기사님께서는 별 말씀은 하지 않으셨지만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는 듯.. 고개를 계속 갸우뚱 거리십니다. 졸지에 미친 사람 된 기분.
예전에는 그런 느낌이 거의 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저도 견디기가 점점 힘들어지기 시작하네요.
이래서 같은 코스 차를 되도록 안타고 싶은데..ㅠㅠ그러고 싶은데.. 곧 대신에 도착합니다.
대신에서 학생이 두명 승차합니다. 처음에는 이 길로 안 가고 직진하는 걸로 생각했었지만 터미널을 지나 굴다리로 들어갑니다.
대신에 굴다리가 있는건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길은 새로이 포장이 되어있었지만 포장이 되었다가 중간에 끊겨 있었습니다.
그렇게 버스는 보통리 마을 입구 사거리에서 회차합니다.
재미 있는 노선은 아니고, 어디서 회차하는지 알아내는 정도로 만족해야 했죠.
지도를 보니 양촌리와 가까운 편이었지만 양촌리 버스가 횟수도 적고 거기까지 도보로 가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경기도 여주군 대신면 보통1리..,]
# 집을 이쁘게 한옥으로 잘 지어놨네요.
# 여기는 경로당입니다.
# 회차지의 모습.
# 여기로 버스가 들어갔다 나가죠.
# 깨끗한 도로포장.
버스가 왔던 길로 다시 되돌아 나와 대신으로 돌아옵니다.
이제 천남리 경유 대신 행은 16시 20분에 있었습니다.
시간표를 보니 여주 행 금강고속이 올 시간이네요. 잠시 후 버스가 도착하고 그걸 타고 25분 정도 걸려 신협에서 하차했지만
문제는 다시 시간이 붕 뜹니다. 천남,대신을 타는 시간까지는 여주에 있어야만 했지만 다른 곳으로 뜨는 순간 천남,대신을 무조건 버려야만 하는 일이 생기니
결국 노선정보라도 파악해 보기로 하고 PC방에서 노선 정보를 하나하나 봐둡니다.
군지역 치고는 정말이지 많이 복잡함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경기도에 남은 유일한 4개의 군 지역 중에 제일 복잡한 지역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시간에 맞춰 다시 여주읍사무소 정류장에 대기하니 곧 천남,대신 행이 도착하였는데. 읔;; 손님이 많습니다.
대기하던 학생들도 그 버스에 다 올라타버립니다.
# 천남, 대신 기다려라 내가 대신 가서 타줌하지.ㅋㅋ
때마침 금강고속 시내버스(보통리 경유 양평)도 읍사무소에 도착합니다.
그 시내버스에 승차하여 대신으로 다시 이동합니다. 버스가 굉장히 빨리 달립니다.
그렇게 대신에 도착하니 16시 15분..,
잠시 후 양평에서 출발한 시내버스도 도착했는데, 아까 오금리에 내렸던 그 분입니다.
기사님 - "너 어디 가?"
본인 - "천남리요"
기사님 - "거기? 뭐하러?"
본인 - "그냥 구경삼아서요"
기사님 - "ㅋㅋㅋㅋ 아직 그 차 안 왔나봐??"
본인 - "아직 안 왔어요. 왜 이렇게 빨리 오셨어요??"
기사님 - "뭐 달리다보니.,그차가 안왔으면 그냥 가야지.."
본인 - "이거 30분 찬데 그냥 가버려도 되요??"
기사님 - "뒤에 또 차가 있는데 뭐.."
본인 - "수고하세요"
양평 버스가 떠나자마자 천남경유 여주 행 공영버스(여주번호를 단 차)가 대신에 도착하였습니다. (터미널에 댑니다)
현암리에 내린다고 말씀 드리고 환승할인 받고 승차합니다.
양평차가 갔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사님께서 갑자기 여주 승객이 있으면 무조건 부릅니다.
본인 - "이거 돌아가는 버스인데 여주 손님을 태워도 되요????"
기사님 - "아.. 양평에서 온 차가 16시 30분에 여기 떠나냐 되고 내께 16시 20분에 가야 되는데 이 놈이 아까 창명여고에서 딱 만났지. 시간도 안 지키고 도망가버리고"
본인 - "아까 그 아저씨가 여주 차 왔냐고 물어보드라구요"
기사님 - "그래?? 음..나한테 넘기고 갔구만.. 아유 나 시간도 없어 죽겠는데 이리 되면 나 30분에 가야 돼.ㅠㅠ"
학생들이 기웃거리자 기사님께서 "여주 갈 거면 타..바로 가는 거 17시에 와. 차가 가버렸어"
그러자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옵니다. 순식간에 승객의 수가 10명이 넘어갑니다.
학생들도 기사님과 얼굴이 많이 익혀져 있는 상태라서 인사도 잘 나눕니다.
16시 30분에 대신을 떠납니다.
대신-여주 구간에서는 금강차가 간선, KD차가 지선 역할을 하는 셈이었는데.
기사님께서 시간이 모자르다며 KD답지 않게 잘 달리십니다.(여주 버스들 중에 제일 힘든 코스라고 합니다.)
대화하면서 알고보니 이 차는 제한기가 달려있는 차가 아니더군요.
KD도 제한기가 안 달린 차가 있다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노선과 차량이 많은 KD도 결국엔.ㅋㅋ
가산주유소에서 우회전을 틉니다. 굴다리를 지나자마자 나오는 극악의 1차로가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 최고의 노선.. 천남, 대신
# 햐...!! 기겁하고 맙니다.
워워할 정도 좁다란 1차로길이었지만 그 기사님의 운전실력도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거침없이 달리십니다. 중간에 손님이 타면 잘 멈춰서 태우시고.., 천남,대신 정말 굉장합니다.ㅎㅎㅎ
남한강변 근처를 달리는 것도 인상적이었구요. 대신 쪽에서 옥촌리와 쌍벽을 이룹니다.ㅋㅋ
현암2리 삼거리에서 하차합니다. 아까 평장을 탔던 게 정말 도움이 많이 됩니다.
아까 전에 여주읍내 PC방에서 노선정보를 파악해 둔 덕분에 현암2리 종점을 금방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 버스가 곧 오겠지.. 저길로.
딱 삼거리 진 곳이 나오는 공터가 종점입니다. 지도에 나온 고개밑 길도 버젓이 써져있고..,
# 여기가 버스 종점이죠.
마을 주민이 한명 있어 여쭤보니 17시 30분에 차가 온다고 합니다. 시간도 충분합니다.ㅋ
싹싹 지도에 색칠을 하니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점점 지도에 버스가 가는 길이 훤히 보이기 시작할때 이렇게 좋을 수는 없는 겁니다.ㅎㅎ
밝은 빛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하기 직전 버스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냅니다.
# 버스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어두워지기 직전이라 사진이 좀 흔들려 양해 부탁합니다.
오우!!!!!형님
차를 돌리는데 어랍쇼.!! 아까 천남리에서 탔던 차랑 같은 버스입니다.
기사님께서 "또 나가네.."하시고는 그런데 극심하게 좁은 길을 굉장히 빨리 달리십니다.
덕분에 상당한 스피드를 즐길 수가 있었긴 했지만 아슬아슬함에도 불구하고 기사님께서는 헨들을 슉슉..
느긋하게 돌리면서도 그렇지 않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달리십니다.
오학에서 꽤 많은 손님을 태워 여주로 되돌아옵니다. 기사님께서 그제서야 이야기를 하시는데
코스가 굉장히 빡쎄다네요. 다음에는 1755에 상구,대신까지 가야 되는데 시간이 모자르다고 하십니다.
매일 같이 이러니 열심히 달릴 수밖에 없으시다면서 아침에는 삼합리 첫차라고 하는데
그거 갔다오면 바로 천남,대신 올라간다며..(오홋!!) 그시간 맞추기도 점심시간 정도 1시간 쉬는 게 전부고 나머지 시간에는 시간에 쫓겨 운전한다고 하십니다.
운전경력이 벌써 30년인데 다른 기사들이 다 이걸 못하니 경력이 제일 많은 그 분이 그렇게 하게 되었다고 그러시고..,여주시내버스 기사님들도 운전을 되게 힘들게 한다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여주신협에 내린다고 말씀드리니 여주군청을 지나자 기사님께서 "카드찍어" 하시더니 노선조작후 다시 찍으라고 하십니다.
다시 댔더니 "환승입니다" 멘트가 뜹니다. 기사님께서 씨익 웃으시며
기사님 - "우린 저기 카메라가 3개나 있어서 무임승차 시키면 회사 가서 혼나, 회장님도 말이지.. 시찰 나오실땐 꼭 돈내고 타시니.. 우리 회사는 아는 사람도 돈 내야 되."
본인 - "아 허사장님이요?? 그분 정말 대단하시더라구요"
기사님 - "그럼.. 나도 그런분 밑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이 있지. 그분은 가정을 중시해서 무조건 기사 뽑을 때 기혼자를 뽑으셔.., 가족이 있어야 안전운행을 한다는 거지.."
본인 - "맞아요. 저라도 안전운전 하겠죠"
기사님 - "그렇지. 생일 되면 케이크도 직접 챙겨주고, 꼭 1년에 한번씩은 쌀하고 김치를 나눠줘. 저기 대월쪽에 공장 새로 뽑은뒤부터는 정말 잘나와. 우리 마누라가 한 김치 같애.ㅋㅋ"
일은 고된편이지만 기사님께서 경기대원에 입사한 뒤에는 월급을 단 한번도 밀려본적 없었다면서 그만큼 자기 직원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가정의 중요성을 꼭 몸소 실천해서 보여주시니 본인 스스로도 최대한 감당이 되는 만큼만 운전을하게 된다며 그게 습관이 배어버리니 운전을 자연스럽게 잘하게 되더라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ㅋㅋ
기사님께 다음을 기약하며 여주읍사무소에서 하차합니다. 또다시 엄청난 학생들로 버스 안이 만차가 됩니다.
기사님께서 씨익 웃으시며 손을 흔들어주시고..,(그 고정기사님..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이후 여주신협으로 이동한 본인은 37번 버스에 승차하여 안성까지 간 다음 거기서 22-1번을 타고 용인으로 해서 집으로 되돌아 가는 것으로 오늘의 시승을 모두 마칩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