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기행문 (2007~2009)

2008년 11월 14일 시승기 - (같은 차를 계속 타는 시츄에이션에 꼬일대로 꼬여버린 홍천에서의 하루)

망가진 장거리 2008. 12. 15. 23:54

 

다음날 새벽 5시 30분.. 찜질방을 나선 본인은 약사아파트 정류소로 슬렁슬렁 걸어가 

후평동에서 5:50에 출발한 41번 노선에 승차합니다. 가만보니 전에 탔었던 차량입니다. 

돈 1100원 내고 승차합니다. 기사님께서 전에 밭치리에서 타지 않았었냐며 먼저 저를 알아보시길래 

기사님과 여러 이야기 나누다가 동산에 도착하니 6:32.. 

동산면은 아직 해가 뜨지도 않은 칠흑같은 암흑상태.. 

 

이번에는 7:00에 도착하는 본궁 경유 홍천 가는 버스를 탈 차례..,

날씨가 꽤 추워서 매표소에 들어가 따뜻한 캔커피를 산 다음 그걸로 손을 녹이며 버스를 기다리는데 

7:00를 넘어 10분이 지나도 차가 오지 않습니다. 

 

원주 가는 직행 하나 지나가고 40번 재취골 노선도 조양3리 찍고 다시 동산으로 돌아가니 

드디어 7:2 좀 넘자 본궁 경유 북방, 홍천 가는 금강고속 로얄미디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는데 

그런데 역전평 쪽에서 올라오더군요.

1500원 내고 승차하니 그냥 5번 국도로 홍천으로 슝..., 

더구나 북방을 지나니 학생들 땜에 홍천여중에 홍천읍내를 이리저리 빙빙 돌아서 온 덕에

홍천터미널에 도착하니 7:57 

서둘러 승차장으로 뛰어가니 장항리 가는 시내버스가 대기하고 있었습니다.ㅠㅠ 

조금만 늦었담 오늘 코스가 개작살이 났을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을 간신히 넘깁니다.ㅠㅠ

 

8:00에 출발하는 장항리 가는 현대교통 시내버스에 승차합니다.

요금은 2600원.ㅡㅅㅡ;; 처음부터 돈 5000원 이상을 깔고 시작합니다.

홍천을 떠나니 슬슬 비가 오기 시작하네요. 동산을 지나 굴지리는 예전에도 갔었던 길이라 패스하고 

굴지리 종점에 지나 3분 정도 가던 버스는 드디어 장항리 종점에 도착합니다. 

 

 

 

 

 

반대편엔 강이 보이고 그냥 휑하네요. 이동식 화장실 하나를 둔 빈 공터 하나가 

종점이라고 대신 말해주는 거 같은 그곳에서 본인은 남노일로 서둘러 발길을 재촉합니다.

장항리 종점을 지나자마자 길은 돌밭으로 바뀝니다. 대충 버스가 어떻게 지나왔을지 감이 오네요.

여성분들 힐 신고 이 길 걷다가는 발목이 삐어버릴 정도로 험악하기 짝이 없는 돌멩이가 가득한 돌밭.

 

- 뾰족한 장항리 돌밭을 걸어가며.. 찍은 아름다운 홍천강.

 

- 남노일 대교 직전의 그림같은 양배추밭.

 

길을 걷는 본인도 뾰족뾰족한 돌멩이를 밟고 걸어가려니 무지 발이 아프네요. 그 길을 걸어간지 30분 정도 됬을까

드디어 남노일 대교가 보이고.., 돌밭을 벗어나 우측으로 꺾어서 잠깐 험한 고갯길을 걸어넘어가니 

마을이 보이고 드디어 고드래미 종점상회가 보입니다. 지인은 늘 종점이라는 단어를 참 좋아하시던데..

본인도 슬슬 거기에 맞춰 세뇌를 완벽하게 당했죠.ㅋㅋ 물론 재미를 위하여 세뇌라는 단어를 쓰지만.

 

- 남노일 버스 종점.

 

 

- 그 옆의 돌표석.

 

 

 

북노일을 이어주는 다리가 보였는데 곧 있음 완공할 거 같군요.

시간이 되자 드디어 홍천으로 가는 현대교통 시내버스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런데 차량이 전에 모곡에서 홍천 나올때 (2008. 7. 27 시승기 참고하세요) 탔던 버스입니다.

 

양덕원까지는 1600원 달라고 하셔서 1600원 지불하고 앉아있으니 

기사님께서 "나 한번 봤을텐데"하면서 말을 거십니다. 기사님이랑 안부 묻고 여러 이야기 나누고..,

그런데 남노일에서 승차할 때 할머니 한분이 안 내리시고 계속 앉아있는 걸 보니 

용수리 좁은 도로는 왠지 홍천으로 나갈때 안 들릴거 같았는데 진짜로 안 들어가더군요. ㅠㅠ

본궁부터 오늘 이상하게 되는 일이 없네요. 그렇게 아쉬움을 남기고 10:00도 안 되어 양덕원에 도착합니다.

 

 

양덕원에서 터미널에 붙은 시간표를 적고.,(물론 시간 문제 상 사진으로 다 찍었지만) 

다시 나와서 길을 건너니 "신대리" 가는 노선이 딱 정류소에 와 있더군요. 

할머니 한분이 시동 가냐고 물어보고 타시길래 양덕원에서 

삼마치 돌아서 가면 오래 걸리고 돈도 비싸다는 기사님의 태클 아닌 태클을 좀 피하고 

노선 형태도 왠지 낙원교회 농로 노선 같아서 일부러 이 노선에 승차합니다. 요금은 딸랑 1000원..냈지요.

역시나 신대2리 낙원교회를 지나 구불구불 비포장의 시골도로를 대형차로 스릴있게..,스릴있게..,

여러모로 현대교통에서 운행하는 노선들은 꽤나 기사님을 고생시키는 힘든 노선이 많은 거 같더군요.

 

- 신대리와 시동4리간 농로.

 

시동4리 회관에서 노인들을 많이 태우고 

드디어 삼마치,양덕원 순환 노선이랑 만나는 시동 구도로가 나와서 그 도로에 진입하자마자 내립니다.

 

 

- 신대리 - 홍천 노선.

 

길을 건너니 곧바로 삼마치,양덕원 순환 차가 모습을 드러내더군요. 사진도 찍지 못하고 그냥 승차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기사님이 장항리에서 탔던 기사님 차가 걸리네요.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

기사님께서도 장항리에서 내렸던 사람이 왜 여기서 다시 버스를 타는가 하고 상당히 의아해 하십니다.

그래서 어떻게 왔는지 설명을 드렸지만 어떻게 그렇게 올 수 있지?? 하면서 이해를 못하시더군요.ㅋㅋ

요금은 2400원이나 됩니다..., 뭘 타도 비싼 강원도 홍천군 시내버스.., 

같은 홍천인데도 8000원이 넘는 구간도 있을 정도니 말이죠.

노선 하나하나를 탈 때마다 돈이 정말 무섭게 깨져 나갑니다.

유치리를 지나니 양덕원 - 시동만 운행하는 군내버스 종점이 대충 어딘지 감으로 찾아내고 지인이 문자로

기왕 가는 김에 원터도 타보라고 하시길래 시간표를 뒤져보니 아쉽게 시간이 전혀 맞지 않네요. 

원터는 다음으로 기약하고 그냥 가만히 앉아 정류장 조사하고 있으니 10:50 정도 되어 홍천으로 복귀합니다.

 

다음에 탈 양덕원,대명을 경유해서 팔봉산으로 가는 현대교통 군내버스는 11:40에 있었습니다.

시간도 남길래 홍천에 오면서 자주 가게된 터미널 지하에 있는 기사님식당으로 내려가 

5000원짜리 순대국으로 아침 겸 점심을 해결하고 다시 터미널 승차장에 들어오니 11:30 좀 넘었더군요.

승차장에서 대기하니 드디어 팔봉산행 노선이 들어오는데.. 이런 운명의 장난이...

또 같은 차량이네요..;;; 기사님과 본인 서로 오늘 왜 이렇게 잘 만나는 거지?  하면서 의아해 하면서 

요금 정산하니 팔봉리까지 무려 4400원을 달라고 하는 기사님. 커헉...;; 팔봉리나 팔봉산이나 요금은 똑같다고 합니다.

 

오히려 동산,반곡 가는 차로 팔봉산 가는 게 더 싸더군요. (이 차는 3500원)ㅡㅅㅡ 

동산으로 해서 가는 게 더 돌아가는 거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결국 순대국 하나 먹고 남은 5000원 짜리 넣으니 남은 돈은 덜렁 600원..

왜 이렇게 비쌌는지는 타고나서 알았지만..ㅋㅋ 

(백양치 고개를 넘는 기름값, 대명스키장 주변의 험한 고갯길, 양덕원으로 돌아서 오는 거리문제 등이 

요금이 높아져 버리는 이유인거 같습니다.)

안 그래도 팔봉리 가서 북노일 잡게 되면 팔봉교회부터 팔봉산 구간이 비어 버린다는 점 때문에

기사님께 팔봉산 종점 찍고 다시 내려와서 내린다고 양해를 구한 후 

버스는 그렇게 출발하는데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립니다. 

백양치 고개를 지나니 벌써 12:10이 훌쩍 넘어갑니다.  

백양치 고개가 벌써 몇번째냐고 묻는 지인의 문자에서 

여기 홍천 양덕원 쪽에서 쇼부를 보다보면 백양치는 꼭 질리게 타게 되어 있다는 공식이 숨어있는 거 같네요.

가만보니 백양치도 벌써 세번째... 슬슬 여기도 청평 - 양평 처럼 지겨워지고 있습니다만..

굴업리를 지나 스키장을 올라가기 시작하는 버스 그런데 대명 가는 길이 어찌나 고갯길이 많던지 

그렇게 대명리조트에 도착하니 버스를 탔던 손님들이 다 빠지고 딱 본인만 남게 되었습니다.

대명에서 손님 다 빠지면 늘 없는 모양이더군요. 

결국 팔봉산 가는 길도 그리 좋지 못해 결국 팔봉산까지 왔다 돌아오는 것은 포기하고 

팔봉 교회 앞에서 내립니다. 

 

 - 버스를 기다렸던 그곳

 

 

- 성원 미술관 앞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는 시골풍경의 맛을 더해 주고..

 

기사님께서 위치 알려주시긴 했는데 이해를 하지 못해 

결국 주변분들에게 버스 타는 곳을 물어 대충 버스가 나올 것 처럼 생긴 길에서 버스를 기다리니 

드디어 저 멀리서 북노일리 가는 노선이 내 눈에 들어옵니다. 조양3리까지는 2600원.., 

 

 

 

구간을 잘라서 타고 가도 살인적인 홍천의 구간요금.ㅡㅅㅡ;; 

승차하니 아까 봤던 팔봉리 마을회관앞까지 가서 차를 돌립니다. 거기서 할머니 한분이 승차하고

다시 내가 탔던 지점을 지나 1차로 길로 참 북노일리 노선도 어찌나 그렇게 쩔던지..,

 

팔봉리에서 노일리를 들어갈때 지나간 교각 없는 돌다리도 무지 인상적이었고 

원소리와 노일리 갈라지는 다리에서는 대형차가 지나기에는 무지 부족한지

기사님께서 한두차례 후진기어 넣었다 전진기어 넣었다를 반복하여 간신히 비집고 들어갑니다.

후진기어 넣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여기서 돌리는 건가 싶었습니다.. 노선이 단축 된 줄만 알았었죠 ㅋㅋ

그러고 나오는 반갑기만 한 비포장 도로. 그 옆에는 홍천강이 참 예술적인 경치를 자랑합니다.

쿵쿵쿵쿵쿵 거리는 자갈밭에 먼지 풀풀 나는 비포장길을 1단기어 넣고 간신히 통과하여 북노일 종점에 도착하니 13:05.., 

 

- 북노일은 쿵쿵 쾅쾅 비포장 자갈밭이었습니다..구간제가 비싸다는 게 좀 아쉽네요.

 

 

- 북노일 버스 종점.

 

- 출발 대기 중인 북노일 버스.

 

기사님께서 딱 담배 한 대 태우고 다시 돌아오니 딱 버스 출발시간이 되어 다시 출발.

자갈밭의 1차로 도로를 쿵쿵쿵쿵 소리내며 달리고 다시 우회전하고.., 동산으로 돌아와 조양3리에 내립니다.

평화롭기만 한 조양3리 마을.. 일단 연장 됐다고 하는 43번 시내버스 회차지까지 걸어들어가는데 

포크레인으로 공사 중이더군요. 작은 하천을 연결하는 다리는 공사로 인해 끊어져 버렸고 

때마침 지인이 65번 탈때 솔밭 양정말을 하수도 공사 때문에 버스가 가다 말았다고 말한 적이 있는게 생각 나서

과연 여기까지 들어올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는데 설마 오겠지하는 생각과 

동네아저씨도 저기 노인정에서 돌린다길래 노인정에 15분 정도 걸어 도착했습니다.

 

- 43번 조양3리 회차지.

 

시간을 보니 14:00도 안되었는데 비가 오길래 때마침 운동시설에 천막 쳐진 곳이 있어 

거기서 잠시 눈을 붙여 알람 맞추고 잠을 자다가 버스 올 시간이 되어 

다시 회관앞에서 기다리는데 15:00가 다 되어도 버스가 오질 않습니다. 

결국 버스는 중간에 돌렸다는 결론을 내리고 다시 5번 국도 변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나왔습니다.

결국 공사 땜에 중도 회차한 버스에 꼼짝없이 당하고 말았네요. 

왠지 들어올 때부터 직감이 이상했는데 딱 들어맞으니 소름이 끼치네요.

걸어나오면서 비를 많이 맞은 덕분에 음산한 기운까지 느껴지네요. 

 

- 이게 시승의 마지막이 될 줄은 여기서 탈때는 정말 꿈에도 몰랐죠.

 

15:47 쯤에 반곡, 두미리 가는 노선이 들어오고, 팔봉산까지는 2600원 받았습니다.

얼마 되지 않는 소득에 돈 5000원을 그냥 날려먹었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홍천 가서 동산으로 넘어올걸 하는 후회가 막심합니다.

비오는 원소리, 구만리를 지나 드디어 팔봉산에 도착합니다. 

건너편에서 오는 1번 버스는 목적이 아니니 보내고 잠시 건너갔다가 돌아오니 

대명 스키장 경유 팔봉산 행이 회차하는 게 보이고 잠시 후 2번 버스가 등장 합니다.

춘천까지 얼마냐고 물어보니 또 뺀지를 놓으려고 하네요. 돌아갈땐 통곡 가잖냐고 따지니 

팔봉산에 이차 다시 돌아온다고 그러시길래 노선이 바뀌었나 싶어 기다려보기로 하고 그냥 보냅니다.

그런데 금방 돌아온다던 버스가 17:25가 지나도 오지 않습니다. 아...,ㅡㅅㅡ;; 

정말 이상해서 회사에 전화 해 보니 팔봉산은 안 들리고 통곡을 그대로 경유한다고 하네요. 

결국 그 덕분에 2시간을 그냥 팔봉산 정류장에서 멍하니 보내고.,

그 2번 기사 아저씨 후평동 가서 보면 멱살을 잡고 싶어지는 군요. 

아까 지인이 어유포리 가서 타라고 말하려다 말았다는 데 차라리 거기 가서 기사님 멱살이라도 잡아버릴 걸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하지만 비도 오고 발도 시렵게 1시간 다시 더 기다리니 드디어 다시 2번 버스가 도착합니다.

이번 차는 더욱이 날 약올리는 지 18:30분이 넘어 도착합니다. 

그냥 시승 의욕이 싹 사라져 패닉 상태로 있었습니다. 

에라 그냥 시내 내려 터미널 가서 서울표 끊어 다시 돌아가 버릴까 하는 생각이 막 드는데.., 

그러나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갈 수는 없었습니다. 

내일 아싸리 다 잡아버리고 돌아가서 다시는 이런데 오지 말자는 생각으로 2번을 후평동까지 그냥 풀로 타버린 후

미친 듯이 술로 저녁을 채우고 일찍 잠이 듭니다.

 

출처 : 버스매니아(버스여행자클럽)
글쓴이 : 망가진 장거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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