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휴일에는 잡기 어려운 매송농협 버스를 타기 위해 집을 나섰습니다.
수원역에서 14시 10분에 출발하는 22-1번 버스를 승차하여 20분 남짓 걸려 어천에서 하차하여 매송농협으로 가보니 경기도 마을버스 도색(노란색줄무늬)을 한 타운 한대가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 출발 대기 중인 매송농협 공영버스
출발 시간을 물어보니 14시 42분 차량이라고 하더군요.
차내에 들어왔더니 시간표도 걸려 있어 사진으로 박아넣었습니다.
# 반쪽 짜리 지폐를 넣는 사람이 많은 듯...ㅋㅋㅋ
# 이 공영버스 업체는 제부여객이더군요.ㅡㅡ 원래는 농협소속이지만 변경된 듯 합니다.
찍어놓은 시간표를 보니 지금 시간의 노선은 매송면사무소-송라2리-원리-송라1리-야목4,3,2,1-매송면사무소 순으로 순환하는 구조입니다.
카드단말기가 없어서 현금 1000원을 내니 400원을 거슬러주네요.. 헐!! 요금이 싸군.
대부분의 경기도에서는 마을버스가 800원 아니면 900원이지만 600원 받는 버스는 처음 봅니다. 정말 공영버스 답군.
시간이 되어 버스가 매송농협을 출발합니다.
길이 한가롭고, 수원 - 남양 구간은 많이 지나다녀본 길이기도 하지만 그 안쪽으로는 거의 처음 가다시피하다보니 느낌이 약간 색다르더군요.
더구나 제가 훈련병일때 행군했던 길도 어느새 왕복 2차선으로 확장이 되어 있었습니다.
행군 하던 당시에는 버스가 있는 줄도 몰랐었는데..,;;
사전정보 상에는 노선이 39번 국도 가의 길로 가는 것처럼 나와 있었지만 개뿔;; 가의 길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냥 고속도로처럼 포장된 39번 국도를 내리 달립니다.
서해안고속도로 말고는 거의 외길 수준이라서 그런지 한 낮인데도 차가 많더군요.
# 아름다운 원리 저수지를 끼고 달리는 1차로 길.
안산시 진입 직전 굴다리를 넘어 안쪽으로 들어가니 꽤 아름다운 호수를 끼고 버스가 1차로에 요동을 칩니다.
우워워워.ㅋㅋ 이런 전대미문의 대박노선이 또 밝혀지는 순간입니다.ㅋㅋ
급히 헨드폰 동영상으로 구간을 지대로 박아넣습니다. ㅋㅋ
중간중간 기사님과 승객분이 이야기하는 것도 수원 근처에서 들으니 나름 구수합니다.
그 1차로를 한참 내다 꽂으니 330번이 다니는 송라리가 나오고 야목리에서 우회전을 틀어 들어갑니다.
야목4리가 ㅓ형이더군요. 이 구간도 1차로라 재미가 쏠쏠합니다.ㅋㅋ
손님은 덜렁 2명인 버스에 왁자지껄한 소리가 야목4리 마을회관에서 그칩니다.
그 마을회관을 지나 느티나무 있는 정류장 앞에서 버스가 회차하고,
다시 매송 쪽으로 기수를 틀어 야목2리를 지나 야목1리에서 벨을 눌러 하차합니다.
순환이다보니 노선 이용하기가 의외로 편했습니다.
다음에는 16시 30분에 있는 쌍학리 노선을 잡기로 하고 논두렁길을 이용해 숙곡리 정류장으로 빠져나왔습니다.
그런데 한정거장 타고 가기에는 900원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쌍학리까지 걸어 거기서 마을 안 쪽으로 쭈욱 걸어들어갔죠.
그런데 종점이 어딘지 모르고 들어가서 타려니 계속계속 서게 됩니다.
그래서 회차지 파악에 총력을 기울입니다.
시간은 빠듯했지만 전에 유사한 노선들이 회차했던 조건의 경험들로 기본틀을 잡고
침착하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니 어느새 쌍학3리 마을회관이 보이고 버스가 돌릴만한 큰 공터가 있는 곳에서 버스가 여기까지 오겠다하는 직감으로 멈춰섭니다.
# 쌍학리 종점 앞.
혹시 몰라 더 안쪽으로 가보니 더 산세가 깊어질고 같고 설령 버스가 올 거 같지도 않은 느낌이 나서
쌍학3리 마을회관에서 시간을 보내는데 생각보다 버스가 금방 나타나지 않더군요.
그런데 시간이 되어도 차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초조하게 기다리다가 우연히 마을회관에 붙은 시간표를 보니 시간표 상에는 여기까지 하루에 4번 들어오는데 막차가 오지 치고는 상당히 늦은 시간(22:00)에 있어서 의아했습니다.
물론 22시 차를 탄다고 집에 못 가는 건 아니었지만 그 이전 차가 14시 30분이더군요.
마을회관 주민들에게 시간을 여쭤보니 마을회관에 걸려 있는 낡은 시간표가 맞는 것이더군요.
제대로 낚였다는 생각에 다시 걸어서 쌍학리입구로 ㄱㄱ를 합니다. 아놔!!
쌍학리입구로 나와 16시 40분에 경기대에서 있는 남전-삼화 순환을 타기 위해 999번 버스를 타고 삼화리 정류장에서 하차합니다.
순환구조가 남전2리 쪽으로 먼저 들어가는 거라서 지도를 챙겨보면서 살짝 걸어들어가니 남전1리 버스 정류장이 세워져 있더군요.
오옷!! 여기서 기다리면 곧 버스가 오겠지 싶어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는데..,
버스가 저 멀리서 나타납니다.
# 지내리와 같은 훼이크는 경기도에도 있습니다. 후후후후후..
그런데..ㅡㅅㅡ;;; 바로 옆의 지방도로로 지나가더군요.
두둥.!!! 그러고는 논두렁길로 진입.., 헉.. 급히 뛰어갔으나 버스를 따라 잡을 수는 없었습니다.
허탈한 마음을 다스릴 재간이 없었습니다. 정류장 설치해 놓은 곳으로 버스가 오지를 않다니.;;;
정류장에 완전히 낚인 경험은 그야말로 최악이었습니다.
그것도 눈 앞에서 버스가 정류장이 아닌 길로 해서 오지로 진입한 것까지 봤으니..
사장님께서 예전에 춘천에서 당했던 기분이 바로 이거구나 라는 것을 비로소 알 수 있었습니다.
힘이 쫙 빠져 걸으니 코 앞도 10킬로를 걷는 기분으로 다시 삼화리로 걸어나왔습니다.
일단 삑싸리는 난 거니 어떻게든 해결을 해야 했습니다.
시간표를 보니 17시 30분에 경기대에서 출발하는 덕고개가 있어서
그 버스를 타고 원평으로 다시 나와 삼화-남전을 타기로 결정하고
버스를 기다리니 아까 어이없이 놓쳤던 50번이 등장합니다.
알멩이가 빠져버린 그런 껍데기만 남은 노선이라 별다른 느낌 없이 그냥 원평으로 돌아옵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서 과연 덕고개 행이 올까 싶기도 했지만 다행히 기적처럼 버스가 나타납니다.
버스가 늦게 도착했더군요. 버스에 승차하여 덕고개 종점에서 하차하였습니다.
# 덕고개 종점의 50번 버스..
# 세월이 흘렀지만 정류장은 그대로네요.
# 제가 사격을 하러 갔던 태행산 사격장입니다.
# 덕고개 전경. 고가는 KTX입니다.
신교대 시절 여기로 사격하러 갔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군대를 아직 갔다 오지 않으신 분들은 지옥의 PRI를 한번 경험해 보시게 될 것이니..
그래도 피나고 알배기고 이 갈렸던 사격은 잊혀지지 않는 추억이네요.
행군으로 걸었던 길을 민간인으로 걸으니 기분이 확 다르네요.
발걸음이 무거운 건 똑같지만 신분이 다르다는 걸로도 많은 차이가 느껴지네요.
당초 계획과 달리 원평으로 되돌아나가지 않고 사격하려고 행군했던 길 그대로
KTX선로 밑으로 쭉 나와있는 1차로 지름길을 이용해 51사단으로 나옵니다.
51사단에서 17시 50분에 출발한 남전리,유포리 50번에 승차합니다.
차를 타보니 견습하는 차더군요.
어쨎든 카드에 900원을 찍고, 다시 비봉으로 ㄱㄱ싱..해서
비봉중고등학교 앞에서 학생들을 태우고 삼화리 정류장에서 승객을 물갈이 시키고는
갑자기 우회전을 틀어 1차로로 들어갑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더구나 그 1차로 길도 지대로구요. 우왕 굿!!ㅋㅋ
해가 2% 부족해서 어둑어둑한 것만 아니면 정말 동영상을 찍어놓을 텐데..ㅠㅠ
운전하는 기사님이 낑낑 대는 게 역력한 듯 고정기사님이 이것저것 잔소리를 해댑니다.
아까 낚였던 길과 크로스로 경합되고 비봉습지로 해서 남전리를 진입하는데
비봉습지가 햇빛 잘들고 날씨 좋은 날에 오면 볼거리가 가득하겠더군요.
한참 1차로를 달리던 버스는 남전2리 마을 안을 들어가서 종점에서 회차합니다.
손님은 다 내려서 어느새 저 혼자 남았습니다.
# 남전2리 종점.
# 상당히 쩌는 A급의 삼화-남전-유포리 노선..ㅋㅋㅋ
고정기사님께서 저에게 어디 가냐고 물어보십니다.
수원으로 간다고 했더니 차 잘못 탔다고 뭐라고 그러셨지만 귀로 요금은 따로 받지 않으십니다.
돌아나올때는 아까 낚였던 길로 되돌아나갑니다.
밤에 지나가는 논두렁길이 꽤나 색다릅니다.ㅋㅋ
비봉을 다시 되돌아나와 30분을 달려 수원역에 도착하는 것으로 오늘의 간단한 시승을 모두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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