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기행문 (2007~2009)

2009년 03월 21일 시승기 - (탈 많았고 어렵던 용인시 백암 지역 공영버스 시승기)

망가진 장거리 2009. 4. 7. 00:04

 

지인형님께서 알려주신 백암공영버스 노선을 타보기 위해
새벽같이 일어난 본인은 수원역으로 걸어나가 5:40 경에 도착한 10번 버스 첫차에 승차합니다.

죽산 7시 도착 문제로 지인형님과 여러 말이 오갔던 10번 첫차는 과연 얼마나 걸릴것인가??
첫번째 목적은 이진봉으로 가는 7:10 차량인 백암 공영노선을 잡아야 해서
백암까지 무조건 7:10에 도착해야 했습니다.
버스는 한적한 수원시내를 쑤셔댔지만 예상외로 손님도 중간중간 많이 타서 흘러가는 시간 속에
점점 갸웃 거려지고 용인이 가까워 올 수록 초조함만 더해지더군요.
드디어 6:32에 용인터미널 도착.
새벽이라 쳐도 빨리 온 편이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빠르지도 않습니다.
바로 가라 바로 가라...를 외쳐댔지만. 그러나 버스는 손님을 내리고 태우더니 출발을 하지 않습니다.ㅡㅅㅡ;;
6:40까지 짱박다가 용인을 출발합니다.

10번을 타서는 죽산까지 7시는 텍도 없었고.., 백암도 빠듯할 거 같은데 했지만
중간중간 내리는 손님과 타는 손님들 때문에 7:10을 지나서야 백암에 내릴 수 있었습니다.
결국 공영버스 타는 건 불가능.ㅡㅅㅡ;;
약국 문은 여전히 닫혀 있었고 약 오르게 안쪽으로 볼 수 있게 붙여놔서
시간표를 확인할 길이 없으니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이진봉은 여전히 어딘지 의문에 잡힌채 7:40 상촌부터 시작하려고 기다렸는데
정작 이 버스는 시간이 지나도 차가 오질 않더군요..ㅡㅅㅡ

지인형이 알려준 시간표 보다 10분 정도 늦게 저 멀리 73번을 달고 백암공영버스가 건너편에 와 있었는데
버스 타러 가려고 하는 순간 버스는 바로 쌩 하고 출발합니다.ㅡㅅㅡ;;;
기다리는 방향까지 엉뚱한 데서 헤매면서 기다린 덕분에 결국 상촌까지 놓치고..,
9:10 양준까지 기다려야 하나 하는 체념에 잠겨 있는데 때마침 약국 문이 드디어 열립니다.


열리기가 무섭게 바로 들어가서 시간표를 확인했더니 정작 시간표는 하나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 하나도 바뀐게 없는 백암 시간표의 당황스러움.

 

 

 

엇 이상하다..?? 늦게 와서 바로 쌩 가버린 것일까?? 하고 생각했었죠.
달리 도리가 없어 결국 양준을 잡기로 결정 내립니다..

 

그래서 이 약국에 붙은 시간표가 맞다고 생각하게 되었죠..,(지인형님이 알려준 시간과도 일치합니다)
시간은 아직도 1시간이 남았는데 날씨가 쌀쌀해서 아침식사를 한 다음 나머지 시간에는 그냥 약국 안에서 푹 휴식을 취합니다.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니 노인분들이 하나 둘 이 약국에 모여들어 이야기 꽃을 피우는 모습을 볼 수 있더군요.

 

약국에서 짱박으며 버스 오가는 것을 계속 보는데 이상하게
계속 그 73번 버스가 두 세차례 정도를 백암에서 왔다갔다 합니다.

 

갸우뚱 거리며, 오래 쉬는 타이밍인데 차가 계속 지나가는 걸 보니 이상했죠.

드디어 양준 가는 9:10 차를 탑니다. 김강골, 가리산 경유..


그런데 판대기를 석실에서 양준으로 바꾸는데 석실??? 저건 또 뭐지?? 하다가
그제서야 내가 지금까지 정말 치명적인 실수(시간표가 총체적으로 다 바뀐ㅡㅅㅡ)를 했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일단 버스에 승차합니다.

 

# 드디어 백암공영버스를 승차...??ㅋ

 

 

어쩌면 지금 제가 그동안 버스 시승하면서 최대의 바보짓을 했는지도 모를 듯합니다.

 

버스에 타자마자 시간표가 바뀌었냐고 여쭤보니 시간표가 바뀌었더군요.ㅡㅅㅡ;;
아우.. 역시 9:10 - 14:30의 공백을 쉬는 건가요?로 이야기하니 기사님께서 반색을 하시면서
왜 쉬냐며 이 노선이 27개의 코스를 하루에 도니 상당히 힘든 코스라며 코스표를 보여주시는데
코스표를 보자마자 사진으로 박은다음 자세히 살펴보니 지대로 본인이 골탕 먹은 것을 알게 되었죠.
아침에 해결 가능했던 코스들이 눈에 선한데.. 아침의 약간의 실수만 아니었어도
지금 KD 황세울 지선 잡아서 도척을 갔을텐데

기사님께서 처음 보는 사람인데 양준은 뭐하러 가시는 거에요?? 묻습니다.

이 노선 정보가 나오질 않아 여행 겸 바람 쐴 겸 가까운데서 노선이 궁금해 버스를 타러 왔다고 말씀드리니
여기가 뭐 볼게 있냐며, 되물으십니다.
무조건 좋은 기사님들일 줄 알았지만 그게 아니다라는 걸 확 느낀 순간이었죠.

 

쩌는 양준을 잡아내고(횟수가 없는 희소성만 뺀다면 잡기에는 그리 어렵지 않다는 걸 알게 되긴 했지만),
9:30 상촌 코스를 잡기 위해 상촌 가보겠다고 말씀드리니
어디서 조사 나왔냐며 어디서 왔냐고 여행할거면 멀리 갈것이지 왜 여기 와서 버스를 여행하냐며,
여행은 강원도로 가야지 이런 식으로 저를 몰아세웁니다.

 

상촌은 결국 순환식인걸 알고, 엄청나게 쩌는 길이었지만 정류장도 적으면서
기사님께 취조 당하면서 포스도 보면서.., 시간표 사진 찍고 정신없이 이리저리 헤매다보니
결국 각각의 쩌는 포스를 제대로 체험하지 못한 채
9:50 봉리도 갔다 오고 10:20 대흥동, 10:40 아송까지 들어갑니다.

 

# 대흥동 회차지..

 

 

지금까지 타본 노선들은 상당히 쩔고 포스가 엄청나게 위력적이었지만
말 한마디 잘못하면 기사님과 오해가 생길 위험이 있는 걸 직감하니 마음 편히 즐길 수가 없더군요. 휴~~
간신히 오해가 풀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도무지 제가 이렇게 시승하는 걸 이해 못하겠다는 기사님.
애인 있냐고 물어보시길래 애인 없다고 말씀드리니
이런 데를 돌아다니니 애인이 없지.. 하는 말로 제게 비수를 꽂습니다.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고 환영하지 않는 버스를 좋아한다는 제 말에
버스가 뭐가 좋냐고 반색하시는 기사님을 보며,

조건없이 친절하셨던 농협버스기사님들이 무척 그립고 보고 싶었습니다.

아송에 내려 폭풍처럼 지나갔던 아침나절을 되새깁니다.

 

 

# 아송 종점 버스 정류장.

 

 

# 먼지를 날리며 다시 백암으로 되돌아가는 73번의 모습.

 

 

# 추억이 담긴 놀이터.

 

 

# 저 멀리 무언가가??ㅋㅋ

 

 

# 용인시 백암면 아송의 평온한 농촌 풍경.

 
아송..., 안성 땅을 살짝 즈려밟고 가는 곳., 정말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이었습니다.
아직 남은 석실,가창을 잡는 목적을 남기고 한택식물원으로 걸어서 이동합니다.
슬렁슬렁 여유를 가지며 지도와 매칭도 시켜가며 도보로 이동하는데 고개길 하나가 보였지만
심하게 가파른 고개는 아니라서 별로 어렵지 않게 넘을 수 있었습니다.

고개를 넘어가니 삼거리가 나오는데 엄청나게 큰 개가 무쟈게 짖더군요.
좌측을 보았더니 마을회관이 하나 보이더군요.

 

 

@@ 여기까지 과연 버스가 들어올까 하는 의문에 사로잡혔던 상산 경로당 앞

 

 

# 두번째로 방문한 상산...

 
때마침 시간도 남아서 회관의 이름이 궁금해 걸어가봤더니 상산 마을회관..
아 즉 여기가 상산이었구나..(10-4번이 지나가는 상산은 상산마을 입구란 얘기 였으니)
저 멀리 차가 지나다니는 길이 보여 저길로 가면 한택식물원이겠군 생각합니다.

그런데 버스가 저 안까지 들어올거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들어왔다 가는 길도 좁아보여
그렇게까지 깊게 생각은 하지 않고 바쁘게 길을 다시 옮깁니다.

 

 

 

 

 

 
지방도로를 다시 나오니 예전에 수원에서 10-4번을 탔던 기억을 어렴풋이 다시 상기 시킬 수 있었습니다.
남쪽으로 조금 더 걸어서 한택식물원에 도착합니다. 시간도 상당히 남아서
입장료를 확인해 봤더니 생각보다 비싼 8000원;; 냐잉
시간도 돈도 허락되지 않아서 한택식물원은 애인 생길때 들르기로 하고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해서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하나 마시고, 정류장에 누워 휴식하고 있으니
10-4번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는데 내가 있는 정류장이 아닌 바로 앞 공터에서 차를 돌리시길래
깜짝 놀라 일어나니 기사님께서 클락션을 울려주시면서 기다려주셔서 고맙게 승차할 수 있었습니다.

 

휴..~~

 

나갈때 보니 수원에서 타고 내려올땐 들리지도 않았던 장평리 안쪽도 들러 나가더군요.
기사님께 여쭤보니 용인에서 내려올땐 손님이 있을때만 들린다고 합니다.
승객들이 하나둘 승차합니다. 많은 손님들이 이 버스를 이용하여 백암으로 나가시더군요.
백암이 좁은지 용인까지 가는 손님이 상당수였죠.ㅎㅎㅎ

아까 들렀던 백암공영버스 양준리 들어가는 입구와 나왔던 지점을 다시 확인한 후 백암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오늘이 장날인지 백암시내는 아침보다 훨씬 더 붐빕니다. (물어보니 오늘이 장날이라고 합니다)

 

@@ 백암까지 다시 타고온 10-4번.. 예전처럼 수원까지는 가지 않습니다만.ㅋ

 

 

 

 

@ 정밀하게 확대하여 찍은 판때기.ㅋㅋ

 

 

# 행선질 많이도 꽂아놓고 안성 가시는 백성댁 35번.ㅋ

 

 

## 또다른 공영노선 76번..

 
가창 14:00까진 시간이 남아서 점심을 먹고, 버스를 기다리지만 백암이 너무 좁은 곳이라서 그런지
워낙 할 게 없어서 약국 안에 들어가 박카스 한병 사 먹은 다음 시간표를 물어봤더니
계속 목격되던 76번의 코스표도 얻을수 있었습니다.ㅎㅎ(그와 동시에 아침에 물어보지 않은것도 실수였더군요ㅠㅠ73번 코스표도 있었으니)

 

시간표를 약국에 붙인 이유가 버스시간을 사람들이 자꾸 물어봐서 터미널 가서 적어온 걸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가만보니 사람들이 약을 사러 오는게 아니라 약국 안에서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지역에서는 약국이 만남의 광장 역할을 하는 거 같더군요.ㅎㅎ

드디어 시간이 다 되어 가창 버스를 타러 갑니다. 아까의 경험대로 건너가서 기다리니
제 시간에 차가 오더군요. 다시 기사님께 인사를 드리고,, 승차합니다.


기사님께서 원래 그렇게 여행다니는 거 나쁘게 생각하시는 건 아니라고 하는데
개인이 운영하는 것도 아니오 자꾸 회사에 관한걸(시간표, 운행코스) 물어봐서 조사나온 건가 싶어
오해를 하셔서 그렇게 물어보셨다고 하더군요. 여러 오해가 풀리니 기사님께서 이런저런 설명도 해 주십니다.

가창 노선은 춘천의 지내리 형태와 흡사했고.., 제일약품->내창(안)->삼거리(우)->다시 지방도와 크로스로 엇갈린 후 가창2리 마을회관 앞 회차해서 다시 크로스 된 지점을 나와 지방도로를 타고 백암으로 복귀하는 루트였습니다.


저 멀리 광주 가는 경기대원 시내버스가 보입니다. 보기 좋았지만 이걸 타고 광주 차로 환승하기엔 아다리가 절묘하게 좋은 편은 아닌 거 같습니다만..

다시 백암으로 돌아옵니다. 다음 코스는 이제 백암에서 15:00에 있는 석실,노동 행
시간이 40여분 정도 남는데 기사님께서 차 수리하고, 차고지에서 정비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때마침 장날인데 시장구경하고 있다가 시간맞춰 오겠다고 말씀드리고 하차합니다.


노선들이 워낙 짧아서 그런지 추가요금은 잘 붙지는 않더군요.

백암 시내 안에서 느긋하게 시골장날 풍경을 즐기다가 시간 맞춰 다시 백암터미널로 복귀합니다.
버스도 석실이라는 판대기를 꽂은 채 시간에 맞춰 정류소로 들어옵니다.
승객은 달랑 저 혼자..ㅡㅎㅡ;; 석실을 가는 노선은 워낙 사람이 없어 아침8:50과 15:00 이렇게 두번 뿐이라고 하십니다.


처음에는 17번 국도를 질주하다가 태평촌을 지난 다음 우회전을 하여 다른 길로 샙니다.
백암 공영 노선들 중 제일 쩔었던 석실,노동 그냥 단순한 노동 회차 노선은 아니라고 예상을 했던 건 맞아떨어지고 엄청나게 쩌는 포스에 기겁을 합니다.

 

시골 골목 안을 들쑤시고 들어갑니다. 대형차로는 버거운 그 길을..ㅋ

용인에 이런 곳이 다 있었다니..완죤 흥분의 도가니탕에 빠진 기분으로 이 노선을 즐기며 다시 백암으로 돌아옵니다.

 

# 석실, 노동 노선의 개쩌는 포스...ㅡㅅㅡ 저 멀리 보이는 건 17번 국도...

 
어린이집 부근 오거리에서 기이하게 좌회전을 틀더군요.(확 꺾이는 느낌) 
기사님께서 이런 노선 다른 지역에도 있냐고 물어보시길래 다른 곳에도 많다고 대답해 드리니
이렇게 빡쎈 코스는 오지에서도 없을 거라며 이런저런 잘 챙겨주십니다.

백암에 도착하여 기사님께 작별인사를 고합니다.
백암시내지역을 다 가보니 후련하다가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합니다.
15:30에 떠나는 봉리,대흥동으로 백암 공영은 그렇게 자신이 갈 길을 떠나고
본인은 하루 2회짜리 황세울을 타기 위해 느긋하게 버스를 기다립니다.

광주에서 온 경기/대원 차량이 제 시간보다 훨씬 늦은 시간에 도착합니다.

 

백암이 장날이라 불법주정차 차량도 꽤 된 탓에 기사님께서 끙끙 거리시며 백암 시내를 빠져나오십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늦었는데 차량은 슬렁슬렁 배차 생각해서라도 조금은 달려줘야 할텐데...
지인형이 이야기 하던 용천리 안쪽이 예상되는 길이 나왔지만 당연하다는 듯이 여지없이 패스하자..
즉흥적으로 안성 차량을 타야 갈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광주 차량도 경유하는 줄 알았는데.ㅠㅠ

상산 입구를 지나 드디어 버스가 우회전을 합니다.
도로는 왕복 2차로로 다 포장이 되어 있었고, 물론 길이 넓어진게 나쁜건 아니지만 1차로의 오지를 즐기는 본인으로써는 냐잉..이었죠..

 

 

@ 황세울 종점에서 쉬는 경기대원 시내버스.


희소성이라는 것 때문이었는데. 그 희소성 때문에 실망감도 두배..ㅋ
어쩐지 지인형도 황세울 노선은 거의 이야기를 하지 않더만..(왜 이야기를 안 하는지는 통화하고서야 알긴 했죠 ㅎㅎ)
더구나 황세울은 생각보다 그렇게 깊게 가는 노선이 아니었고, 중간 회관이 나오는 곳에서 딱 멈춰섭니다.

본인이 내리지 않자 기사님께서 어디가냐고 물어봅니다.
본인은 용천리 간다고 대답했더니 기사님께서 처음에는 못 알아들으시다가 MBC드라마센터 이런이야기를 하니 그제서야.. 아..~~ 하시더니 이 차량은 거긴 가지 않는다고 하시더군요.


차를 잘못 탔다고 하시면서..아까 지났던 곳 입구에서 내려줄테니 걸어가면 된다고 하시더군요.
차량은 16:25에 출발한다고 합니다. 기사님께서는 어디론가 사라지시고 본인은 시간표에 붙은 코스표를 구경하고 바깥에 내려 좋은 공기도 쐬다가 기사님께서 다시 오시자 아까 백암에서 샀던 사탕꾸러미를 몇개 드렸습니다.


연세가 있으신 분이라 그런지 호박엿을 단숨에 집어가시더군요.ㅋㅋㅋ

시간에 맞춰 다시 버스는 백암 방향으로 올라갑니다.
황세울을 나오면서 손님을 두명 태우고 저는 용천리 입구 사거리에서 하차합니다.
시간을 보아하니 이미 삼죽에서 올라오는 35번 백암 행은 갔겠지 싶었고,
안 쪽에 마을회관이 보이길래 거기서 신세를 지워 약간 현재 상태를 정리 한 후

17:00에 백암에서 떠나는 삼죽 행이라도 잡기 위해 알람 맞춘 다음 벤치에서 눈을 붙입니다.
그 사이 저 멀리 버스 소리가 들려 깨어 일어나보니 10-4번 한택식물원 행이더군요. ㅡㅅㅡ
이 차를 타고 아송으로 걸어넘어가서 고안리 경유를 확인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35번 삼죽으로 가닥을 잡고 그냥 보냅니다. 정류장에 뭔가가 붙어있어 확인해 봤더니 35번시간표..ㅡㅅㅡ
시간을 보내기가 영 지루하고 물어볼게 있어 지인형께 호출을 부탁드리고 이런저런 통화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사이 저 멀리 35번 버스가 드디어 나타납니다.

 

한손엔 헨드폰, 다른 한손은 열심히 버스를 향해 흔들고 있는데
기사님께서 손가락으로 우측을 계속 가리키며 그냥 지나가려고 하길래?? 설마..
역시나 버스는 우회전을 하고 그 버스를 억지로 세워서 타니(내가 왜 이걸 타고 삼죽 가려는 건데..)
기사님께서 문을 여시며 저기 안쪽 들어갔다나온다고 말씀하십니다.
본인은 괜찮다고 대답하고 승차합니다.(물론 용천리 들어갔다나와보려고라는 말은 뺏죠)
전화를 받는 상황 덕에 여러말을 하지 않고 가뿐히 승차할 수 있었죠.ㅋㅋ
용천리 안을 들어가니 무지 기뻣습니다. 지인형도 즐기라는 말을 남기고.ㅎㅎ

더욱이 상당히 많은 손님들이 하차합니다.


기사님께 여쭤보니 아침에는 백암 방향이 오후에는 삼죽 방향으로 경유한다고 합니다.
생활권 덕분에 그렇게 짜여진 형태였더군요. 더구나 노선이 생각보다 깊게 들어가는 편이었구요.
중간에서 돌리는 황세울 따위는 저리가라 라고 말하는 듯이..

마을회관을 지나 다리 앞에 있는 곳에서 회차합니다.
지도로 감을 잡아보니 상리에서 회차하는 셈이 되는 군요.
진정한 용천리의 재미는 역시나 대형차 로 좁은 우마차로를 질주한다는 거였죠.ㅋ
대형차로 지대로 우마차로를 쑤셔주는 재미는 역시 타보셔야 알죠.ㅋㅋㅋ
덜컹덜컹.. 바퀴가 따로 놀다 중간 논두렁에 빠질 듯한 느낌은 저에게 큰 만족을 선사해 줍니다.ㅎㅎ


지인형도 "용천리는 큰 차로 다니는 게 제 맛이여.ㅋㅋㅋ" 하며 제 오지성에 불을 더 잘 지펴주셨습니다.ㅎㅎ

용천리를 빠져나오고.., 시간만 잘 맞춘다면 오지연결에 일등공신이겠군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건너편에서는 10-4번이 슝하고 지나가시고.., (흠 이렇게 되면 고급코스를 만들 수 있는 데..ㅋㅋ)
그런데 또 황세울을 들어갑니다.
결국 아까 광주 차량은 안 타도 되는 거였는데..ㅠㅠ;;
황세울, 용천이 따로 간다면 모를 이야기지만 안성 차가 황세울까지 같이 가니..,
오히려 희소성이 더 있어보였던 광주차는 실망을 안겨주었지만
존재조차도 알기 힘든 안성차의 지선은 엄청나게 재미있었다.ㅋㅋㅋ

가는 겸해서 조금 더 들어가길 바랬지만 회차하는 곳은 아까 마을회관앞에서 똑같이 돌립니다.
오래 쉬다 가는 광주 차량과는 달리 바로 돌려 나가시더군요.

졸지에 들어가기 어렵다는 황세울을 두번이나 들어가게 되었죠.ㅋㅋ
가만히 생각해보니 예전에는 여기도 2차로는 아니었을텐데
황세울 관광농원쪽 골프장을 오가는 차량들 때문에 포장이 된 듯 하더군요.

 

오전에 받았던 마음의 앙금을 용천리로 완벽하게 달래고, 털어내며,

정류장 조사까지 확실하게 해 둔 다음 삼죽에서 내립니다.
삼죽에서 37번 버스를 타고 죽산까지 갑니다.

평일로 해당되는 날에 타보니 이 노선도 손님이 많고 물갈이도 잘 되더군요.
중간에 능북이라고 써진 마을안내비석을 보고..,(하루 2회짜리 능북을 잡을때 참고하고자) 죽산에 내립니다.
죽산에 내리니 10번 버스가 출발하려고 하길래 시간표를 확인할 겨를도 없이 버스에 승차합니다.

아까 탔던 백암-아송 구간 정류장과 조합하여 아송입구~죽산 구간을 적어낸 다음
이로써 10번 리스트를 완성시킨 후 아송입구에서 하차합니다. 17번 국도가 워낙 차들이 쌩쌩 달려
그냥 아송까지 걸어들어가기로 하고 다시 아송으로 걸어들어갑니다. 시간이 버스 올 시간에 근접하여
뒤에 버스가 오는지 확인하면서 걷는데 GS물류센터에 올 때쯤 저 멀리서 76번이 모습을 드러내고
아까 아송도 갔다 온 곳이니 굳이 무리해서 또 들어갈 이유는 없어서 물류센터 앞에서 느긋하게 기다리니
금방 다시 되돌아 오더군요. 승차하고 환승처리.. 앗...난감한..
본인은 먼저 카드 잘못 찍힌 거 같다고 말씀드리니 기사님께서는 정상으로 처리 되었다고 말씀하셔서..ㅋㅋ
춘천에서 겪었던 환승텍의 후유증이 가시질 않네요.ㅋㅋ

 

나오면서 고안리를 들리는데 비록 노선은 안으로 들어가 마을 바깥쪽을 순환하여 훝고 가는 형태였지만
존재여부를 확인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기사님께서 마을에 있던 승객들과 이야기를 나누는것을 듣고 시간표가 바뀌었나봐요 라고 먼저 말을 건네드리니 기사님께서 친절하게 대답해 주시면서 대화를 나누다가 보니 기사님께서도 저랑 같은 수원에 거주하시더군요.ㅋㅋ
경기남부 시승 할때 좋은 점이 거주지를 정확하게 말해줘도 기사님들이 대부분 올만한 곳에서 왔네 하는 반응이라 이점이 상당히 좋더군요. 기사님과 대화를 하며 다시 백암으로 돌아갑니다.
원삼을 10-4번과 다른 형태로 간다는 걸 알고 원삼까지 갈 거라고 말씀드렸더니 이 차는 저녁식사 때문에 늦게 출발하니 조금 있으면 오는 10-4번을 타라고 권유하십니다.

 

상당히 머나먼 집인 수원에도 일찍 가야 하기도 했고,
원삼~용인 구간도 오랜만에 타봐야 해서 그렇게 하겠다고 말씀드린후 76번과 아쉬운 작별을.고합니다.
이제 해도 어둑해 지니 슬슬 간판을 내리는 모습으로 분주한 백암을 뒤로 10-4번 버스에 승차하여
용인으로 간 본인은 10-5번을 타고 수원에 도착하는걸로 나름대로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던 백암 시승을 모두 마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